서울시교육청의 ‘학교장경영능력평가제’에 대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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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15:43

서울--(뉴스와이어)--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장경영능력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학교자율화정책이 학교장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강화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제왕적 교장’을 출현시키고 있고, 올해 들어 잇따라 학교장의 비리와 부정이 사회문제화되는 상황에서 학교장의 권한 강화에 부합하는 책무성 강조와, 권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적 장치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교육청의 교장평가는 교장의 전횡을 강화시킬 것

우리는 학교장평가가 학교장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견제장치로서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평가 주체 및 평가 내용이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장평가계획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먼저 학교장평가의 주체가 교육청이 되어서는 안된다. 학교장의 학교운영은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교육활동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사의 교장에 대한 평가권을 보장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장평가의 핵심 내용은 학교운영과정에서의 민주적 리더쉽과 전인적 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체제 구축 등이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학교의 교육력과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인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교장평가는 국민들이 반대하는 경쟁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교육청이 주도하는 평가라는 점, 그리고 교장의 독단과 전횡을 더욱 강화시킬 항목 중심으로 되어있다는 점, 평가의 주체와 목적. 내용면에서 그 실효성과 타당성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학교평가를 주되게 반영하는 것의 문제점

우선 학교경영성과평가와 만족도 조사에서 이미 학교별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평가를 반영하겠다는 계획은 재고되어야 한다. 학교평가의 목적은 단순히 학교장에 대한 평가가 아닌 학교운영 전반과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를 평가의 목적과 활용방안이 다른 학교장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지금도 학교평가를 앞두고 몇 달 동안 ‘평가를 위한 평가준비’로 학습준비가 소홀해지는 현실을 볼 때 학교장의 ‘학교평가 준비 올인시스템 구축’과 이로 인한 교육력의 낭비는 극에 달할 것이다.

교사만족도 조사의 문제점

또 만족도 조사에 교사만족도를 포함시키고, 게다가 10%를 반영하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교사에 대한 평가권을 전적으로 교장이 행사하는 현실과 2007년부터 시행된 다면평가에서 학교장의 반발로 상향평가가 제외된 현실을 고려할 때, 교장에 대한 교사의 평가는 ‘만족도’가 아닌 ‘평가’가 되어야 하며, 평소 교장의 학교운영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건 교사이기에 교사의 평가비중은 더욱 높아져야 한다. 또한 평가가 아닌 만족도라는 표현은 교사의 전문적 능력을 도외시하는 표현으로 적절하지 않다.

학업성취향상도 평가의 문제점

한편 학력증진성과평가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붕괴시키고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 최악의 방안이다.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도지원 등에 한정하여 반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학생전체의 학업성취향상도를 평가에 반영한다는 것은 모든 학교를 치열한 점수경쟁으로 몰아넣는 것이며, 이로 인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다른 평가항목은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교육청의 주관적 평가를 허용하는 것이거나 서류상의 형식적 평가로 그칠 가능성이 큰 것들이어서 학교장은 자신이 받을 평가를 위해 편법을 이용한 점수올리기 경쟁을 강요하여 또 다른 부조리를 낳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장평가를 위해 교사와 학생의 희생을 가져올 것

결론적으로 이번에 제시된 평가항목은 정부와 교육청의 학교장에 대한 지시를 가장 충실히 이행하는 눈치 빠르고 관료화된 교장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며, 정부가 추진하는 경쟁만능 교육정책과 점수올리기 경쟁이 더욱 심화되어 이로 인한 학교현장의 파행과 왜곡이 심화될 것이다. 또한 학교장평가로 직결되는 학교평가를 준비하기 위한 학교장의 독단적 학교운영 강화와 교사들의 극심한 피로와 갈등은 극에 달할 것이다.

평가를 위한 학교평가의 속성과 현실, 성취도평가향상도의 비교육성을 감안한다면 교장에 대한 평가는 가장 근거리에서 교장의 학교운영과 철학, 지도력을 판단할 수 있는 교사들의 평가가 가장 의미 있고 비중 있게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운영에 대한 만족도를 반영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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