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찬 원내대표
원내대표인 내가 우리 당 소속 예결위원 두 분과 소속 의원님들 몇 분을 모시고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은 아시다시피 본회의장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일방 처리할 기세를 보이자 민주당이 이를 막기 위해 지금 본회의장에 들어가 대치중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오늘 아침 9시에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서 우리의 입장을 결정했다. 결론은 본회의장에 결단코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오늘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처리된 예산안 심사에 대한 본회의장 투표와 행정부의 거수기가 되기를 결단코 거부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의 탈법, 불법성이다. 그리고 예산안 심사 후 예결위를 통과되는 과정에서의 부당성 및 탈법, 위법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 초에 4대강 사업 예산과 일반 예산을 분리 심사하는 이른바 투트랙 예산안 협상에 합의했다. 그리고 양 당은 이번 주 내내 계수조정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한 채 예결위 간사끼리 내년도 예산을 심시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벌였다.
먼저 분명하게 밝히고자 하는 것은 국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이 두 당이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곳이 아니라고 하는 점이다. 내년도 예산은 291조 8천억원이다. 30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국가 재정 예산을 두 당이 농단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두 당은 그 일을 해 왔다. 그들만의 심의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 그리고 예산을 나눠먹기 위한 밀실 야합이라고 우리 당은 규정하고자 한다.
도대체 국회법 어느 구절에 예산안을 교섭단체 간사만의 심의로 심사해도 된다고 나와 있는가. 291조원의 국가 예산을 교섭단체 간사 두 사람이 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데 국회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소수 여당을 배제한 채 밀실 야합으로만 한다면 소수당의 목소리를 대변할 방법은 없다. 또한 양 당의 나눠 먹기식 심사는 누가 감시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심사 절차상의 현격한 불법성 때문에 우리는 이 예산의 심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또 한나라당이 오늘 아침에 처리한 절차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새벽 0시를 기점으로 예결위 전체회의가 소집되었다. 그리고 우리 당 예결위원 두 분도 이 부분과 관련한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예결위 회의를 제2회의장이 아닌 245호실로 옮겨서 마치 야밤 중에 도둑고양이가 돌아다니는 형식으로 처리했다. 245호 장소와 7시 20분이라는 시간을 통보하지 않았다. 우리 당 예결위 의원 두 분이 여기 계시는데 저녁 7시 20분 개회시간, 그리고 245호 장소를 통보받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당은 예결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자 해도 통보를 받지 못해 불가능했다. 한나라당만의 잔치였다. 자기들만 주고받은 암호를 통해 불법적으로 통과시켰으므로 우리는 이 부분을 인정할 수 없다.
본회의가 오늘 오후 2시에 열리도록 되어 있다. 시간이 변경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아직 우리 당은 그와 관련된 어떠한 통보도 받지 않았다. 따라서 예산안 심사와 이 예산안이 예결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우리 당은 배제되었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일방적 독주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국회에는 비교섭단체 의원이 42명이다. 전체의원의 14%이다. 전체의원의 14%는 국민 숫자로 치면 700만명에 이른다. 700만명의 대표가 이렇게 비참하고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는데 국회 내에서 비교섭단체 목소리가 과연 제대로 나올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은 짐작하고도 남으실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단호하게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처리된 예산안의 표결과 행정부의 거수기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2009. 12. 31. 자유선진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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