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경영과 전쟁: 워게임(War Game)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1월 8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영노트 제37호 ‘경영과 전쟁: 워게임(War Game)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 보고서 주요내용

전쟁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고 유무형의 가치를 쟁탈하기 위해 조직화된 행위이다. 전쟁은 많은 부분에서 기업경쟁의 본질을 상당부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은 예로부터 기업경영의 교훈을 찾는 이들을 위한 교범이자 지혜의 원천으로 활용되어왔다. 근래에는 특히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군사전략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군사전략에는 전장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노하우가 풍부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워게임(War Game)이다.

워게임은 여러 사람이 아군과 적군의 역할을 분담하여 가상의 전쟁을 재현하는 시뮬레이션으로 지금도 군사작전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전쟁과 기업경영의 차별점을 보완하여 ‘비즈니스 워게임’의 형태로 기업경영에도 응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워게임은 크게 3가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첫째, 워게임은 임직원의 전략적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조직학습의 도구이다. 조직 내부의 협소한 시각에 매몰되기 쉬운 임직원들이 경쟁자 역할을 맡아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다각도로 사고할 기회를 갖게 된다.

둘째, 워게임은 집단사고의 함정을 방지하고 유연한 사고를 유지시키는 윤활유이다. CEO의 주관이 지나칠 경우 이견이 무시되기 쉬운데 구성원의 다양한 견해가 참여배역의 행동에 반영되면서 직·간접적인 소통을 촉진한다.

셋째, 워게임은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도출하는 실험대이다. 다른 조건하에서 여러 차례 반복하며 기존 경영전략의 허점을 발견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돌발 상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다.

불확실한 경쟁환경에 처한 오늘날의 기업은 易地思之의 자세를 항상 견지해야 한다. 아울러 경영진은 물론 일반 임직원도 경쟁환경에 대한 통합적 안목과 지혜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수단으로서 워게임의 활용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컴퓨터 롤플레잉게임에 익숙한 신세대 임직원들의 개성을 기업의 경쟁역량으로 끌어올리는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1. 경영과 전쟁

전쟁은 기업경영의 오랜 교범

전쟁으로부터 기업경영의 교훈을 도출하려는 노력은 과거부터 지속. 군대는 현대 이전까지는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잘 조직화된 집단으로서, 리더십, 인사관리의 주요 벤치마킹 대상. CEO의 역할 모델로서 종종 거론되는 알렉산더 대왕, 카이사르, 칭기즈칸, 누루하치, 나폴레옹 등은 모두 탁월한 군사 지휘관. 전쟁은 영토, 이권과 같은 유무형의 가치를 쟁탈하기 위한 조직화된 행동으로서, 시장을 장악하려는 기업 간 경쟁의 본질을 내포. 제한된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지니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 개념이던 ‘전략(Strategy)’이 경영에 도입되어 널리 확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장관리 위주의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경영방식에서 탈피하여, 능동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경영을 조직화하는 전략경영이 태동. 1960년대 경영학자 앤소프(I. Ansoff)는 기존 군사전략에서 활용되던 개념들을 기업경영 수준에서 재정립하여 ‘전략경영’의 종합적 체계확립. 특정한 시장을 둘러싸고 소수의 경쟁사들이 각축을 벌이는 마케팅분야에서도 군사전략의 교훈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 1980년대 코틀러(P. Kotler) 등은 마케팅과 군사전략의 유사성에 주목하여 마케팅 전쟁이론(Marketing Warfare Theory)을 유행시킴

경영환경 불확실성의 증대에 따라 군사전략의 가치 재조명

현대 경영환경은 산업지형 자체가 급변하는데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과 퇴출이 빠르게 진행되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증대, 원자재가 폭등,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들이 부상함에 따라 오랜 세월 업계를 지배하던 거대 기업이 몰락하고 신흥글로벌 기업이 부상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 중

군사전략의 수립과 운용에 관한 노하우가 경영현장에 적용되는 추세. 고도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발전해온 군사전략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하우의 寶庫로 인식. 전쟁은 하위의 戰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돌발요인은 물론, 상위의정치적인 정세와 국가 간 合從連橫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음. 전쟁과 기업경영의 상이한 점을 감안하여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작전계획, 전술활용 방법론을 기업경영에 부합되게 개선하여 응용. 과거 ‘손자병법’, ‘전쟁론’등 군사이론서의 격언 인용과 전쟁사의 사례연구 등에 치우쳤던 한계를 탈피

2. 워게임의 발전과 활용

워게임(War Game)은 전쟁의 승패를 가늠하기 위해 역할 분담을 통해 가상의 전쟁을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전쟁에 참여하는 아군 및 적군 각급 부대 지휘관은 물론, 외부 돌발요인이나 승패 판정 역할 등을 분담하여 수행. 현재 매년 수행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의 공격-방어 워게임. 설정된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준비하고, 이 계획에 따라 워게임을 반복 수행하면서 효과를 검증하고 필요에 따라 작전계획을 수정. 참여자들이 역할을 상호 변경함으로써 워게임의 수행과정 및 결과에 변화를 주고 대국적 안목을 공유

워게임은 19세기 프로이센에서 군사훈련용으로 개발되어 작전 입안 및 교육수단으로 발전. 프로이센 총참모부는 워게임의 진가를 인식하고 연대급 사령부까지 이를 보급하여 장교들의 군사작전 모의훈련에 활용. 프로이센 육군의 조직력 및 전략적 역량을 제고함으로써 19세기 중후반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를 連破하고 독일 통일을 달성하는데 기여. 이후 프로이센 육군을 벤치마킹한 각국의 군대가 장교 훈련과정에 워게임을 도입

기업경영에서도 군사 분야 워게임을 응용·발전시킨 비즈니스 워게임(Business War Game)이 도입되어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 경영진 및 중간간부들이 자사 경영자, 경쟁사 경영자, 거시환경 요인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참여. 군사용 워게임과 달리 경쟁사와의 적대적 경쟁은 물론 고객의 니즈충족을 위한 폭넓은 협력도 구사. 상대의 대응에 따라 변화된 정세를 판단하고 다시 대응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경영전략 운용의 교훈과 시사점을 도출. 기업의 기존 사업전략 및 신규 사업전략이 불확실한 경쟁환경 속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미리 검증하는 수단으로 활용. 2004년 영국재정청(FSA: Financial Services Authority)과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이 주재한 워게임에서 최근의 금융위기 사태를 예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 2000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워게임에 대한 주요 기업 경영진의 호평이 이어지며 관련 컨설팅 업계의 실적이 빠르게 증가. 부즈알렌해밀턴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4~2007년 동안 워게임컨설팅 실적이 2배로 증가했다고 보고

3. 워게임의 3大활용가치

① 전략적 안목 육성

워게임을 반복적으로 실행함으로써 임직원의 전략적 안목을 육성하고 조직학습의 효과를 달성. 워게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워게임에서 설정된 다양한 경쟁환경과 미래변화 전망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야를 확장. 독일군 참모본부는 하급 지휘관부터 상급 지휘관까지 두루 참여하는 열린 워게임을 통해 상급자 有故시 모든 지휘관이 차상급 부대지휘까지 맡을 수 있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배양

워게임은 승패보다도 기존 전략 수립 및 실행상의 허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전략 프레임을 발견해가는 과정으로서 중요한 의의. 구성원들이 점차 조직 내부의 시각과 논리에 매몰되어 참신한 외부의 위협과 도전에 둔감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유용. 또한 워게임은 경쟁자의 관점에서 자사의 전략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데 기여. 워게임의 경쟁자 역할은 실제의 경쟁자보다도 자사의 내부정보를 더 많이 알고 약점을 공략하므로 패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음. “계획 자체는 쓸모없더라도, 수립과정은 전부라 할 만큼 중요하다”)(전 미국 대통령 D. 아이젠하워)

② 사고의 유연성 배양

워게임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결과는 경영진이 빠지기 쉬운 집단사고(Groupthink)의 함정을 회피할 기회를 제공. 기업의 전략적 계획수립 과정에 CEO의 주관이나 의지가 강하게 개입할 경우 이와 다른 의견들이 무시될 가능성. 대부분의 CEO는 성공가도를 달려오는 동안 자의식이 매우 강해져 다른 사람의 비판에 대한 수용능력이 낮음

일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반영되기 어려운 하급자의 의견이 워게임에서는 경쟁자 등의 역할 수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 워게임의 결과를 편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작전계획의 장단점을 폭넓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 워게임 참여자들에게는 사전에 지정된 역할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행동의 재량권을 부여

③ 불확실성에의 전략적 대응

워게임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전제로 벌이는 게임. 경쟁환경에 대한 정보가 적고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 워게임이 적합하며, 상황에 따라 게임이론,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보완

전략대안을 선택하기 전에 워게임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될 수 있음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 빠르게 진행되는 돌발상황에서는 사전에 공유하고 있는 보완책의 존재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가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적을 알지 못하고 나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손자병법)

워게임을 통해 확정한 전략이라 해도 성공을 보장하는 필승의 처방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 전장에는 항상 돌발적인 변수가 작용하듯이 기업의 경쟁에도 예상치 못했던 요인으로 인한 국면의 反轉은 매우 빈번한 일. 자만을 경계하고 워게임에서 확인한 다양한 개연성이 발현되는 징후를 꾸준히 주시하는 것이 필요. “전쟁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적이 승리할 수 없게 할 수는 있을지언정, 반드시 아군이 승리하게 할 수는 없다.”(손자병법)

4. 시사점

불확실성 고조, 기업의 자원 한계, 소프트웨어의 발달 등으로 워게임이 경영전략 수립 및 선별의 유용한 수단으로 부상할 전망. 경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 추세가 계속됨에 따라 경쟁환경에 대한 통합적 안목을 높이는 수단인 워게임의 활용이 확대. 워게임을 통해 경쟁환경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축적하는 효과도 기대. 오랜 전쟁사의 핵심 교훈은 항상 상대방의 시선으로 자신과 우리 조직의 전략적 입지를 돌아보는 易地思之의 자세임을 상기

워게임의 취지가 임직원의 전략적 안목을 제고하고 조직학습을 도모하는 것이므로 경영진뿐 아니라 많은 임직원의 참여를 유도. 전략 수립뿐 아니라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서도 일반 임직원들이 전략계획의 수립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것이 필요. 3M, 고어 등 창조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들은 전략의 수립 및 실행과정에 일반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 편의성이 높고 자유분방한 워게임 보급은 컴퓨터 롤플레잉게임(RPG)에 익숙한 신세대 임직원들의 업무 이해도 향상으로 연계. 성장기에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보다는 게임방에서 롤플레잉게임을 하며 자라난 세대들이 점차 기업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시대. 신세대 임직원들의 개성을 기업의 경쟁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워게임에 주목 [채승병 수석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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