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 7大이슈’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1월 21일자로 발표하는 CEO Information 제739호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 7大이슈’ 보고서 주요내용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의 키워드는 ‘성장기반 마련’과 ‘리스크 관리’로 요약된다. 금융위기 이후 방어적 전략을 고수했던 글로벌 기업은 투자를 확대하며 성장을 위한 공격적 경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한편, 잔존하는 경제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도 소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의 7大이슈는 ① 시장지배력 강화, ② 신흥국 시장 쟁탈전, ③ 新성장동력의 확보, ④M&A의 재활성화, ⑤ 더블 딥(경기 재침체)에 대비, ⑥ 가격 변동성에 대응, ⑦녹색규제 흐름에 대한 선제적 준비 등이다.

성장기반 마련 측면에서는 ① 위축되었던 기존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고 신기술을 적용한 혁신상품을 투입하는 등 시장지배력 강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② 신흥국 시장을 실적회복을 위한 핵심시장으로 보고 신흥국에 특화된 新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지의 판매망과 R&D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③ 유망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함으로써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녹색 비즈니스를 주목하고 태양광, 풍력, 2차 전지등 新재생 에너지에서부터 주거, 환경 인프라까지 다양한 영역으로의 진입을 서두를 것이다. ④ 내부정비를 완료한 기업들이 M&A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선진국 기업은 이전의 업종전문화 중심에서 수직통합을 지향하는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신흥국 기업은 경영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M&A를 강화할 것이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⑤ 더블 딥에 대비하여 합작투자 등을 통해 초기투자부담을 경감하고 경비절감을 통한 현금유출 최소화 노력이 지속될 것이다. ⑥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환율의 가격변동성에 대비해 원료의 자체 조달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생산 비중을 높일 것이다. ⑦ 글로벌 기업은 녹색규제에 대비하여 보다 공격적인 오염물질 배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경쟁우위의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 환경규제 강화를 촉구할 전망이다.

2010년은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해로 향후 10년에 대비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를 위해 첫째, 세계경제의 질서 변화 및 거대시장의 출현 등 다가올 변환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및 경쟁력이 강화된 현지기업과의 격전에 대비해 단순 현지화를 넘어 토착화된 기업을 지향해야 한다. 셋째,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하였더라도 성장형 구조조정을 지속함으로써 핵심에 집중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원화가치 상승,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Ⅰ. 2009년 글로벌 기업경영 회고

최악의 위기를 벗어난 글로벌 기업

2009년은 금융위기가 경기침체로 이어진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출발했으나,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생존형 구조조정에 힘입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실적반등에 성공. 미국, EU, 일본 등의 경기침체로 선진국 글로벌 기업이 고전했던 반면, 불황의 타격을 적게 받은 신흥국 기업이 부상

①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과 기업의 긴축경영이 맞물려 주요 글로벌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2009년 2/4분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세로 전환. 포드(9.7%), IBM(7.1%), BP(27.4%), 도요타(8.5%), 파나소닉(3.5%) 등 글로벌 기업의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2009년 2/4분기에 플러스를 기록. 적자를 나타냈던 일본기업 실적도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효과로 2009년 3/4분기에는 대부분 흑자로 반전

불안심리가 진정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難에서 탈피. 금융불안 완화로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회사채시장이 활성화되어 기업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확보가 활발. 2009년 글로벌 회사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인 1조 4,000억달러로 2007년의 8,980억달러에 비해 56% 증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도 증가. 도시바는 신주발행을 통해 3,000억엔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2001년NTT도코모의 9,500억엔 발행 이후 일본 非금융사 중 최대 규모)

② 경기부양책의 수혜

다수의 기업이 정부의 적극적인 공적자금 투입 및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위기를 모면. 금융, 자동차 등 불황의 타격을 심하게 받은 산업은 정부의 신속한 공적자금 투입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통해 회생. 美정부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통해 경영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에 총 2,450억달러를 지원. 각국은 자동차산업의 고용유지 및 親환경차 개발을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미국 883억달러, 프랑스 77억달러, 독일 51억달러 등). 정부가 재정지출을 인프라, 교육,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입함에 따라 이들 산업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 EU 집행위원회는 에너지와 광대역망 보급에 50억유로를 투자

공적자금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은 금융산업은 구조개혁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 이번 불황의 진원지인 금융산업은 단기성과 위주의 과도한 보상체계개선 등 정부의 근본적 개혁 요구에 직면. 2009년 12월 美금융산업 규제를 위한 ‘월스트리트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지지의사를 표명

녹색산업은 당면 경제위기 극복뿐 아니라 미래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인정받으면서 정부의 정책적 투자가 집중. G20 국가들은 위기 이후 조성된 경기부양 펀드 총액 2조 6,000억달러중 4,000억달러를 녹색산업분야에 할당

③ 생존형 구조조정 지속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 대규모 인력감축뿐 아니라 생산시설 통폐합, 아웃소싱 확대, 경비절감 등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적극적인 비용절감을 추진. 인텔은 부가가치가 낮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後공정 라인을 폐쇄하고 아웃소싱으로 전환했으며, 미국 내 2개 공장의 조업도 중단. 구조조정에 보수적이던 일본기업도 적자상황이 지속되자 정규직을 포함한 대규모 감원조치를 단행. 소니는 정규직 8,000명 등 1만 6,000명을 감원했으며, NEC도 정규직 9,500명을 포함한 2만명을 감원

매출이 불황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자를 모면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계속되어 미래 성장동력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음. 단기실적 방어를 위해 극한의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旣계획된 투자에 대한 취소 및 연기가 빈번. BP는 러시아 합작법인의 정제시설 투자를 중단하고 新성장동력인 대체에너지 투자계획도 축소

④ 신흥국 기업의 부상

금융위기의 충격을 적게 받고 내수 기반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신흥국기업은 지속적인 好실적을 보이며 성장.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하며 경기회복을 주도. 2009년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률(PPP 기준)은 각각 8.1%, 6.5%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선진국과 대비. 중국기업 등 다수의 신흥국 기업이 자국경제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예: 시노스틸(Sino Steel, 中), 게르다우(Gerdau, 브라질) 등). ‘Fortune 글로벌500’ 중 신흥국 기업: 56개(2008년)→ 69개(2009년,전년 대비 23% 증가)

신흥국 기업의 부상으로 선진국 기업 위주의 기존 업계구도에 일부 변화가 발생. 신흥국 기업이 풍부한 자금력으로 선진국 기업을 인수해 첨단 기술과 브랜드를 확보하고 단기간에 글로벌 플레이어로 부상. 자동차산업에서는 中지리자동차(볼보), 中텅중중공업(허머), 印타타자동차(재규어, 랜드로버) 등이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 중국정부는 2조달러가 넘는 풍부한 외환보유고(세계 외환보유고의30%)를 바탕으로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를 적극 지원

Ⅱ.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 7大이슈

성장기반 마련과 리스크 관리를 병행

2010년 글로벌 기업은 경제위기로 지연되었던 ‘성장기반 마련’에 주력하는 한편, 잔존하는 경제불안 요인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을 전망. 성장기반 마련: 위축되었던 기존 사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미래 유망사업에서 新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며, 다양한 전략적 목적의 M&A도 전개할 전망. 리스크 관리: 잠재적 위기요인으로 인한 더블 딥(경기 재침체)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유가·원자재 가격·환율 변동성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녹색규제 흐름에 선제적 준비를 시작

1. 시장지배력 강화

경기회복에 힘입어 공격경영으로 전환

세계경제가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기업 CEO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 일본은 2009년 2/4분기, 미국과 유로 지역은 3/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 세계교역 규모도 2009년 2/4분기부터 전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 세계교역 증가율: 18.4%(2008년 4/4)→ △14.7%(2009년 1/4)→1.7%(2/4)→ 6.3%(3/4)

글로벌 기업의 CEO들 역시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 2009년은 힘든 한 해였으나 2010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주춤했던 모바일 기기시장이 2010년 약 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CEO)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간 지연되었던 투자를 재개하는 등 경영기조도 변화. “2010년에는 기업들이 미루어온 PC 교체를 재개함으로써 시장규모가 다시 확대될 것”(폴 오텔리니, 인텔 CEO). “2009년은 투자여력에 한계가 있었으나 2010년에는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면서 효율적 투자를 전개할 방침”(사사키 노리오, 도시바 사장). “2010년을 新성장 원년으로 규정하고 2009년의 수비기조에서 벗어나 공격적 전략을 추진할 것”(우치다 츠네지, 캐논 사장)

투자확대 및 제휴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방어적인 전략에서 탈피하여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Windows), 검색엔진(Bing), 게임기(Xbox) 등 핵심상품의 R&D에 95억달러를 투입할 예정. 불황 속에서도 好실적을 기록한 애플은 2010년 전년 대비 70% 증가한 19억달러를 투자할 계획. 이 중 4억달러를 全세계에 추가로 오픈할 50여개 매장과 유통시스템 등 판매 인프라 개선에 투자

불황기에 역전된 시장지위를 탈환하기 위해 혁신상품 개발 등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일본 전자기업은 2010년을 3D HDTV 보급 원년으로 설정하고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여 주도권 회복을 시도. 소니는 2012년까지 자사 HDTV 제품의 약 50%에 3D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며, 파나소닉은 20세기폭스와 SF 블록버스터 ‘아바타’를 공동 제작하는 등 콘텐츠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

제휴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경영자원을 확보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대. 디즈니는 인터넷 TV 서비스를 콘텐츠 유통채널로 활용하기 위해 종합미디어 플랫폼인 아이튠스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과 제휴.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 위주의 협력관계에서 탈피하여 구글, 노키아, 애플 등과도 적극적으로 제휴를 추진

2. 신흥국 시장 쟁탈전

신흥시장, 글로벌 기업의 격전지

금융위기의 충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던 신흥국 시장이 기업의 실적회복을 위한 핵심지역으로 부상. 금융위기 과정에서 선진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비해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였으며 향후 경기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전망. 2010년 경제성장률(IMF 전망): 선진국(1.7%), 신흥국(5.5%). 많은 인구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에 대해 기업의 관심이 증대. 월마트는 브라질 소비시장이 高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2010년 12억달러를 투자해 브라질에 100여개 매장을 신설할 계획. “우리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신흥국 시장 공략은 필수 과제”(오츠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

글로벌 기업이 신흥국 고객을 겨냥한 新제품 출시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시장쟁탈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 빠르게 증가하는 신흥국 중산층을 핵심 타깃으로 선정. 중산층은 현재도 구입여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고가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 주력제품의 주요 기능만 남겨 가격을 낮추고 지역특색을 반영한 전용제품을 집중적으로 투입

현지완결형 체제를 지향

신흥국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및 장기화에 대비해 현지 판매망을 정비하는 한편, 현지 R&D 기능을 강화. 유통망을 갖춘 현지기업을 인수하여 단기간에 판매 인프라를 확보. 로레알(佛)은 중국 현지 화장품회사인 샤오후스(小護士) 인수를통해 중국 내 전국 유통망을 일거에 획득. 현지 R&D 기능을 강화하여 맞춤형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출시할수 있는 기반을 구축. 후지쓰는 프린터, 스토리지 등 중국기업용 제품의 현지 설계비율을현재 30%에서 2011년 70%까지 확대할 계획. 파나소닉은 상하이의 중국생활 연구센터에서 냉장고나 세탁기 등을 보유한 적이 없는 중국 농촌 가구를 타깃으로 한 엔트리 제품을 2012년까지 개발할 계획

3. 新성장동력의 확보

次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확대

향후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新사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전개. 내외부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여 사업영역을 확장. GE는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여 의료 및 생명과학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의료 관련 특화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제휴를 강화. 각국의 환경규제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新재생 에너지, 헬스케어 등을 次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 IBM은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10배 이상 성능을 향상시킨 리튬산소 전지를 개발할 계획. 캐논은 의료진단기기를 新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안구진단 기술력을 갖춘 옵토폴(폴란드)을 2010년 인수할 예정

녹색 비즈니스가 성장기반으로 각광

녹색 비즈니스를 新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태양광, 풍력, 2차 전지 등 新재생에너지에서부터 親환경 기술을 적용한 주거, 환경 인프라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 親환경 자동차시장은 선도기업인 도요타가 2012년 전기자동차, 2015년 연료전지차의 상용화를 선언하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시작. 혼다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2월부터 시판할 계획이며, GM은 세계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11월 출시할 예정. 정부 및 지자체와 장기 계약으로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관련 인프라 사업도 新사업으로 주목. 미쓰비시상사는 중동과 중국에서 상하수도 운영, 해수담수화 등 인프라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親환경사업과 관련이 적다고 인식되었던 기업도 핵심역량을 親환경분야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 IT 기업 오라클은 공급자와 사용자에게 수돗물 수급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스마트 미터’ 기술의 사업화를 검토. 전자기업 파나소닉은 제품 라인업 전체를 親환경 제품化하는 중장기목표를 설정. “창업 100주년이 되는 2018년에는 세계 전자기업 중 최고의 환경혁신기업이 된다”(오츠보 후미오, 파나소닉 사장). 가정 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메탄올로 변환하고, 이를 자동차등의 연료로 사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

4. M&A의 재활성화

보류했던 공격·확장 전략을 재가동

금융위기 이후 저조했던 글로벌 M&A가 2009년 4/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시현. 글로벌 M&A 시장규모(2009년)는 약 2조달러로 전년 대비 28% 감소. 2009년 4/4분기 들어서는 M&A 발표건수와 거래규모가 전분기 대비각각 6%, 36% 증가하며 2010년 M&A 시장의 회복가능성을 예고

현금확보 및 기업 효율화 등 내부전열의 정비를 완료한 글로벌 기업이 2010년 M&A 활동을 확대할 전망. Ernst&Young의 설문조사 결과, 2010년에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이 2009년 초 16%에서 2009년 말 33%로 증가. “2009년 현금보유에 집중하며 M&A를 꺼렸던 기업이 축적한 현금으로 인수에 적극 나설 것”(고든 다이얼, 골드만삭스 M&A 대표). 블랙스톤, TPG캐피털 등 사모펀드의 활동 증가도 M&A 시장 확대를 촉진

뚜렷한 전략적 목적을 가진 M&A가 증가

글로벌 선진기업과 신흥국 기업은 각사가 추구하는 중장기 전략적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유형의 M&A를 구사. 선진국 기업의 ‘수직통합형 M&A’와 신흥국 기업의 ‘역량확보형 M&A’가 2010년 글로벌 M&A 시장을 주도

최근 선진기업은 업종 전문화를 추구하던 기존 M&A 전략에서 벗어나 가치사슬 전후방의 수직통합을 추구하는 사례가 증가. 경기침체 이후 달라진 경영환경에서 불확실성의 감소를 추구하려는 기업의 니즈가 반영. 오라클의 선마이크로시스템 인수 추진, 펩시의 유통업체 인수 추진, HP의3Com 인수, GM의 부품업체 인수, 엑손모빌의 XTO에너지 인수 등. “전략의 무게중심이 분화에서 통합으로 다시 이동했다” (해롤드서킨, BCG 시니어 파트너)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 기업은 첨단기술과 글로벌 브랜드 등 경영역량 확보를 위한 M&A를 지속. 중국기업은 자원(아닥스), 자동차(볼보), 스포츠 구단(NBA 클리블랜드캐벌리어스)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단행. 2009년 중국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00∼350억달러에 달했으며, 2010년에도 40% 정도 증가할 전망

5. 더블 딥에 대비

경기 재침체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

금융불안 잔존, 출구전략 실시의 적시성 문제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더블 딥에 대비. 美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부실화 우려 및 일부 채무국의 채무불이행선언 가능성 등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요인이 상존. 그리스는 재정부실화에 대한 우려로 무디스, S&P, 피치 등 3大국제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등 정부의 신용위험(Sovereign risk)이 증가.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이 2010년 중 실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기와 방법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

각국 경기부양정책의 효과가 소진되는 시기가 더블 딥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 주요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과 부채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 재정지출에 한계. 세계 석학들은 선진 각국의 경기부양 효력이 소멸되는 시기를 위기재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때로 지적

글로벌 기업은 공격경영으로 기조 전환을 하면서도 경기회복 지연에 대비하여 투자 효율성 제고, 간접비용 절감을 지속. 원가절감을 위해 위탁생산 비율을 높이고, 합작투자 등을 통해 초기투자부담을 축소. 소니는 위탁생산 비율을 2009년의 2배 수준인 40%까지 높일 계획. 샤프는 新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태양전지 패널 사업에서 이탈리아 최대의 전력회사 에넬과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 2008∼2009년과 같은 대규모 감원보다는 마케팅비, 출장비 등 각종 간접비용 절감을 통해 현금유출을 최소화

6. 가격 변동성에 대응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환율의 변동성에 대비

매출과 이익에 직결되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환율 등과 같은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기업경영의 걸림돌. 원유·원자재 등과 같은 실물자산이 금융자산化 되어감에 따라 가격변동의 폭이 커지고 예측도 어려워지는 추세. 두바이油의 경우는 배럴당 147달러(2008년 7월)까지 치솟다가 32달러(12월)로 폭락한 후, 2009년 10월에는 다시 80달러대로 상승. 국가별 금리수준 격차에 따라 발생하는 달러 캐리트레이드 확대가 국제자본의 급속한 유출입을 초래해 금융불안을 심화시킬 가능성. 미국의 자금 유출입 규모는 2008년 6,641억달러 순유입에서 2009년 10월 3,699억달러 순유출로 전환. 원유·원자재 등과 같은 가격변수는 제품원가에 직결되어 있어 異常的급등락 시 기업에 치명적. “투기수요로 유가가 다시 100달러 선으로 치솟을 경우 세계경제는 더 이상 이를 견디지 못할 것”(누리엘 루비니, 뉴욕大교수)

가격 변동성에 강건한(Robust) 기업을 지향

원료의 자체 조달 비율을 높이고 일정 수준의 판로를 확보하여 가격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일종의 ‘수직적 통합’을 지향. 자원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이들 기업에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룩셈부르크)은 2010년 광산 인수와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

신규투자 시 자원을 보유한 기업과 공동투자함으로써 원료조달처를 사전에 확보. 다우케미컬(美)과 스미토모화학(日)은 사우디의 유전개발 회사인 아람코와 각각 200억달러, 100억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진행. 중국의 철강업체 바오스틸은 세계 3大철광석 생산업체 중 하나인 브라질의 발레와 합작으로 브라질에 제철소를 건립. 판매망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주요 수요처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일정 수준의 판로를 확보. 세계 1위의 정유사인 엑슨모빌은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시노펙(中)과 공동 투자하여 중국 푸젠省에 석유화학 복합단지를 건설

해외 생산량 확대와 해외설비의 신규투자 증대로 換리스크에 대응. 일본기업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高대응책으로 실시했던 해외생산 확대를 2010년에도 추진할 전망. 도요타는 엔高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현지생산 비율을 2009년 57%에서 2010년 59%로 제고. 닛폰스틸, JFE스틸 등 일본의 4大 제철기업은 향후 10년간 해외생산규모를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릴 예정

가격변동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하거나 旣수립된 시나리오의 수정·보완 주기를 단축. 換헤지, 공급선 변화, 출하량 조절 등과 같은 단기적 리스크 관리에서 新사업 진출, 설비증설 등 중장기적 대응까지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 GE는 성장전략 매뉴얼인 ‘Growth Playbook’에 경기변동에 따른 사업별 투자계획을 포함

7. 녹색규제 흐름에 선제적 준비

녹색규제의 강화

2010년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규제와 같은 새로운 게임의 룰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 간 경쟁구도가 획기적으로 바뀔 전망. 全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에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美환경청(EPA)이 온실가스를 인체 유해물질로 규정함에 따라 의회의 법안 통과 없이도 배출규제가 가능할 전망. 아일랜드와 프랑스는 2010년부터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무역상대국의 수입품에 대해 탄소세 부과를 추진. 탄소발자국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등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공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

맞춤형 녹색규제 대처방안 마련

글로벌 선진기업은 정부 온실가스 감축 수준보다 공격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하여 기후변화 분야의 리더십 확보에 주력. 규제 도입 이전에 감축노력을 기울여 규제흐름 강화에 대응하고 이를 경쟁우위의 요소로 활용. 듀폰은 감축의무가 없음에도 2015년까지 2004년 대비 15% 감축 목표를 설정했고, 미국 내 다른 9개 대기업과 함께 국가차원의 기후변화관련 규제 도입을 촉구

에너지 多소비 산업 내 기업은 全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관리와 에너지 효율개선에 집중. 아크조노벨(蘭)은 2009년부터 원료조달에서 생산, 폐기에 이르는 全과정을 관리해 2015년까지 생산제품 1톤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10%감축할 계획. 알코아(美)는 재활용 알루미늄을 이용하여 기존 에너지 소비량의 5%만으로 알루미늄 캔을 생산

선진 제조기업은 低탄소형 新제품 개발을 통해 녹색규제 장벽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전개. 필립스는 조명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기 위해 고효율 LED 제품개발에 11억유로를 투자. 바스프(獨)는 단열성능을 20% 향상시킨 親환경 단열재 네오폴(Neopor)과 평균연비를 2% 향상시킨 연료 첨가제인 케로퍼(Keropur)를 2009년 출시

선진 서비스기업은 親환경 서비스를 기업 이미지 개선의 기회로 활용. 자동차 렌트회사 에이비스는 차량 배기가스 감소를 위해 렌터카의 63%를 美환경청(EPA)에서 인증한 親환경 차량으로 교체. 월마트는 포장재 5% 감축을 선언하고 그린제품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등 親환경 노력을 강조

Ⅲ. 한국기업에 대한 시사점

새로운 10년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元年

2010년은 21세기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해로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기.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존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와 新성장동력 마련을 위하여 공격적 경영기조로 전환할 필요. 글로벌 기업은 실적이 하락한 기존 핵심사업의 성과회복을 위해 제품에 新기술, 서비스, 인터페이스 등을 결합하거나 업체 간 협력을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 에너지, 헬스케어, 2차전지 등 次세대 유망산업에서의 성패는 향후 3∼4년 내에 결판날 전망. 정부 ‘경제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녹색경제로의 전환, 新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지원 등에 발맞추어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

자사에 유리한 경쟁의 룰을 창조해가는 ‘선도자(Pathfinder)’ 전략을 추구. IT 전자, 철강, 조선 산업 등과 같이 선도적 위치에 있는 산업의 기업들은 후발기업의 추격에 대비하여 혁신을 지속. 거대 내수시장 등 유리한 조건을 보유한 신흥국 후발기업이 한국기업의 성장방식을 모방하며 맹추격. 선진기업과 격차가 있는 산업의 기업은 세계경제 질서변화, 거대시장출현 등 다가올 변환기 기회를 포착하여 도약을 준비. TV산업에서 한국기업이 시장 선도적 위치로 성장한 시기는 1990년대후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의 전환기

신흥시장에서의 격전에 만반의 준비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경쟁력이 강화된 신흥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에 대비. 신흥국이 향후 세계소비를 견인할 중심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실정. 日경제산업성은 ‘2009 통상백서’에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11개국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볼륨 존(Volume Zone)’으로 정의하고 기업들에게 적극 공략할 것을 제안. 내수시장과 정부지원 등의 이점을 보유한 신흥국 기업이 금융위기상황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며 한국기업을 위협

현지화를 넘어선 토착화와 함께 미래 고객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신흥시장에서의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 현지 인력의 고용범위를 넓히고 지역과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등 토착화 전략을 추진. “인도에서의 실적부진 원인은 본사중심의 관료주의이다. 다국적 기업GE가 아닌 인도기업 GE로 거듭나야 한다”(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현재 소비여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 고객뿐 아니라 빈곤층도 향후 거대한 소비 집단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주목. 글로벌 기업은 신흥국 빈곤층을 BOP로 정의하고 이들을 시장화하기 위해 수익추구와 더불어 빈곤층 소득증대, 풍토병 퇴치 등 사회기여도 함께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

과거의 핵심사업, 수익사업이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끊임없는 변신을 추구. 명확한 비전과 중장기적 목표를 바탕으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제적 투자로 이를 핵심사업化. 파나소닉은 ‘환경과 에너지’를 모든 사업의 기조로 선정하고 태양전지 등 次세대 전지 분야 1위인 산요전기를 인수하는 등 투자를 강화

생존에 급급한 수동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非핵심사업을 정리하는 ‘꼬리를 자르는 성장’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을 추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단기적인 위기대응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사업을 재정비하는 성장지향의 구조조정을 추진. 핵심사업과의 시너지, 성장 전망 등을 고려하여 매각사업을 선별하고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선택하는 ‘매각의 기술’을 습득. GE는 NBC유니버설이 흑자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성장분야인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디어 사업에서의 철수를 결정하고 매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성장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도 철저. 더블 딥 발생 가능성, 원화가치 상승,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 [신형원 수석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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