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60년을 맞이하는 2005년 새 학년도가 시작된 지 어느 덧 두 달이 다 지나가고, 교육의 달인 5월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교사들은 올해 들어와서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적비리가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더니, 일진회 파문으로 학교는 폭력의 온상으로 비추어 지고, “자진신고” 와 “CCTV” , “학교폴리스” 가 교육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재정이 줄어들면서 급식과 학비보조금이 줄어, 최소한의 교육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아이들 앞에 교사들은 부끄럽게 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교사는 늘었다고 하지만 법정정원의 확보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수업 시수는 정반대로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실효성 없는 타율적인 교원평가로 학교 교육의 질적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이른바 “학교교육 발전을 위한 교원평가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공청회 과정에서 학부모단체에서도 “근무평정제도의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이 전제되지 않아 동일한 대상에 대해 평가가 중복되어 혼선을 초래하고, 수업 개선의 실효성도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방안을 그대로 시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교조가 전국의 초 중 고 교사 1,194명을 대상으로 한길리서치에 의뢰하여 실시한 [교원 평가에 대한 교사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 교원평가안의 학교 교육 질 향상 가능성에 대하여 11,3%의 교사만이 찬성하였고, 1시간 수업 참관으로 수업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교사들의 83.%가 평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정한 학교 교육 발전은 교육주체의 참여와 협력으로 이루어집니다.
학교 교육의 질적 발전은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국민들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나 교단에 소모적인 갈등을 유발하고, 교사들에게 잡무만 늘이게 할 뿐인 교원평가제도로는 결코 학교 교육의 질적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망국적인 입시 교육과 지시와 타율적인 규제로 생기를 잃은 학교를 혁신하여 진정으로 학교 교육을 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활동을 학교 구성원이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작년 OECD 한국교원정책 검토단은 ‘한국 교원정책진단과 정책권고’ 에서 “평가의 초점은 교사 개인에게만 전적으로 맞추어서는 안 되며, 전체로서 학교에 평가의 중심이 놓여야 한다. 더구나 평가는 처벌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교육개선의 도구로 쓰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무원칙한 양성, 임용, 수급 정책으로 교원의 전문성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양성기관의 난립으로 양성과 임용의 비율이 6:1 수준으로 왜곡되어 노량진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시장판 양성제도, 교육활동에 전념하기보다는 교장 승진을 위해 점수관리에 치중하게 만드는 왜곡된 교원승진제도, 법으로 정한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여 초등교사 들은 일주일에 전 교과목을 서른 시간 이상 가르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한 지 2년이 넘어섰지만 이에 대하여 어떠한 설득력 있는 대안도 제시한 바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졸속적인 교원평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 대신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교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교사에게 전가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5.31 교육개혁 방안이 발표된 이후 교육정책은 경쟁과 효율이 주요한 가치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성과급제 도입, 연수이수학점제 기관 평가 및 학교 평가제도 도입 등이 바로 이러한 원리에 의해 도입된 정책들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수요자와 공급자로 나누어 갈등을 조장하고, 교사간의 협력적인 관계를 해손 시켜 왔을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불신의 대상이 되어버렸고, 학벌구조를 바꾸지 못한 채 이루어지는 소모적인 학력 경쟁으로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파산한 시장주의 교육개혁 대신에 우리는 교육주체들이 중심이 된 공공성과 민주성에 기반 한 진정한 교육개혁을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교육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일구어나가기 위한 인간화의 지난한 과정입니다. 이것은 교육주체들이 학교와 사회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어나갈 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교육은 경쟁과 효율이 아닌 참여와 협력이 기본 원리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정부는 실효성 없는 교원평가제도 철회하고, 진정한 교육개혁을 위하여 교육주체들과 지혜를 모아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에게 약속한 교육 공약을 중심으로 진정으로 학교 교육의 발전을 위한 제도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합니다.
우선 교육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교사들의 92%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근무평정제도를 페지하고, 점수제에 의한 승진제도를 폐지하고 교장선출보직제를 실시하여야 합니다.
둘째, 현재 82%에 머무르고 있는 법정정원을 2008년도까지 100% 확보하는 교원수급 계획과 교육재정 6% 확보 방안을 분명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초등교사의 과중한 수업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교과전담제 확대 실시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학교 교육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타율적으로 형식적인 교원평가제도 방안을 철회하고, 교육주체들이 합심하여 학교를 혁신할 수 있는 전교조가 제안하고 있는 학교종합평가제도 방안 등을 교육부가 교원단체 들과 협력하여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전교조는 졸속적인 교원 평가 추진을 저지하고, 올바른 학교 교육 발전 방안 마련과, 근무평정제 폐지, 교장선출보직제 실시 등에 대한 40만 교사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4월 25일부터 5월 초에 분회 총회를 개최하고, 전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사서명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교조의 학교교육종합평가방안을 마련하고 5월 6일 공청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우리 교육은 21세기의 시대적 요구에 걸 맞는 교육 비젼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학교 역시 여기에 맞게 창조적인 자기 혁신을 해 나가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 문화적 교양, 덕성과 체력의 조화로운 발달을 이루어지는 전인교육, 지속가능한 생태와 환경의 가치에 기반을 둔 [미래를 위한 교육] 교육, 사회적 연대와 삶과 노동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이 21세기가 요구하는 교육입니다. 전교조는 민주적 학교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 등의 제도개혁과 함께 조합원들의 학교 혁신 활동을 전개하여 국민과 함께 “교육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2005. 4. 25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이 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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