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미국의 재정건전화 정책 논의 동향과 전망’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2월 10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제포커스 제279호 ‘미국의 재정건전화 정책 논의 동향과 전망’ 보고서 주요내용

1. 미국의 재정수지 현황

2010 회계연도 재정수지 적자는 1.6조 달러로 증가할 전망

금융위기로 2009 회계연도에 급격히 악화된 미국의 재정수지는 2010 회계연도에 더욱 악화되어 사상 최악을 기록할 전망. 백악관 예산국은 2010년 재정수지 적자가 2009년(1.4조 달러)을 초과하는 1.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 재정수지 적자는 예산(3.7조 달러)의 41.8%에 달하는 규모로서, 미 의회예산국이 추정한 1.35조 달러 규모를 크게 초과. 2009년에 비해 재정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던 당초의 전망과도 배치. 미국 재정수지는 2009년부터 2011년(1.3조 달러)까지 3년 연속으로 1조달러를 초과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

경제규모와 비교한 세입, 세출 및 재정수지 적자도 2010년이 최악. 세입은 GDP의 14.8%로서 대공황 시기 이후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며, 재정지출은 GDP의 25.4%로 2차 세계대전 기간을 빼면 가장 높은 수준. 1930년대 세입은 GDP의 10% 미만이었고, 1943~1945년 중 재정지출은 GDP의 40%를 초과.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10.6%로서 역시 2차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은 2009년의 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9.9%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는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3%대 후반을 유지하면서 2011~2020년 중 평균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하락하지만 2016년까지는 3.9% 수준에서 정체되어 2011~2015년 중 평균 5.1%를 기록. 2020년에는 메디케어 등 사회보장지출 증가로 재정적자가 오히려 GDP의 4.2%로 상승하는 등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운 상황

연방정부의 채무와 이자부담도 급증

재정수지 적자 확대로 인해 연방정부의 국채발행이 급증. 연방정부의 국채발행 잔액은 2008년 11.6%, 2009년 18.9%에 이어 2010년에도 16.1% 증가하여 3년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 2009년 말 연방정부 채무는 총 11.9조 달러(비정부보유채무 7.5조 달러)로서 GDP의 83.4%(비정부보유채무 53.0%). 2010년 이후에도 연방정부 채무는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 상원은 연방정부의 차입한도를 12.4조 달러에서 14.3조 달러로 증액. 1.9조 달러 증액은 사상 최대 규모

재정지출 가운데 이자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증할 전망. 2009년의 국채에 대한 순이자지급액은 금리 하락으로 전년보다 감소. 2008년 2,528억 달러(GDP의 1.8%, 재정지출의 8.5%) → 2009년 1,869억 달러(GDP의 1.3%, 재정지출의 5.3%). 하지만 국채발행잔액 증가 및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채에 대한 순이자지급액은 2020년 GDP의 3.5%(재정지출의 14.7%)까지 증가할 전망. 백악관 예산국의 순이자지급액 추정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현재 3%대에서 5%대 초반까지 상승한다는 가정에 근거

재정악화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이후 재정수지 악화가 미국경제의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 경제의 회복이 경기부양조치에 힘입은 것이며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강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회는 재정지출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 이는 정부 및 정치권이 재정수지 적자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 일각에서는 재정건전화 정책 등 지나치게 빠른 출구전략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 크루그먼 교수 등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오히려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 최근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① 재량적 재정지출 동결, ② 의회 내 예산위원회 구성, ③ Pay-as-you-go 규칙 부활 등

2. 최근 미국의 재정건전화 논의

① 비국방 재량적 재정지출 동결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2011 회계연도부터 3년간 비국방 재량지출을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예산안에 반영. 군사 및 국토안보 등 국방 관련 부문 이외의 재량지출을 첫 번째 임기잔여기간 동안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 2011년 예산안에 따르면 비국방 재량지출은 2010년 5,530억 달러에서 2013년 4,560억 달러로 감소.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정책이나 약 9,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의료개혁정책은 지출동결 대상에서 제외

재정건전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천명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정지출 감소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움.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개혁 등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개혁방안을 강력히 추진한 이후 재정수지 적자 축소에도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모든 부서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동결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개발등에 대한 예산은 소폭 확대하는 반면, 농무부, 상무부, 보건복지부 등9개 부서의 예산은 감축.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교육, 환경 및 기타 국내 정책에 대해 새로운 개혁을 추진하는 데 제한이 따를 전망

하지만 비국방 재량지출은 전체 재정지출의 15% 정도에 불과하여 동결조치가 재정수지 적자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2011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를 약 150억 달러 줄이는 데 불과할 전망. 다만, 정부는 3년간 재량적 재정지출을 동결하고 이후 물가상승률에 비례하여 지출을 증가시킬 경우 2020년까지 2,500억 달러의 지출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

정치권은 양당 모두 예산동결조치를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 하원의 공화당 원내대표 존 뵈너 의원은 재량적 재정지출 동결은 좋은 출발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여러 부문에서 조금씩 지출을 줄이는 것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 오바마 행정부의 2011년 예산안을 방만한 지출 증가와 지탱할 수 없는 부채 확대라고 비판. 하원 세출위원회(Appropriation Committee) 의장인 민주당 오베이 의원은 비국방예산뿐만 아니라 국방예산도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언급. 또한 재량적 재정지출을 정부의 제안과 같이 동결하는 수준을 넘어서 삭감할 수도 있다고 주장

② 감세조치 종결 및 금융기관 수수료 징수 등을 통한 재정수입 증대

한시적으로 도입된 세금감면조치 종결 등을 통해 세금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 세수 증가의 상당부분은 부시 대통령 시기에 통과된 세금감면조치의 종료에 따른 것으로 약 6,780억 달러의 수입이 증가할 전망. 부부합산 25만 달러(개인 2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은 2010년 말 종료하여 최고세율을 33%, 35%에서 각각 36%와 39.6%로 인상. 2010년 1월부터 자본이득 및 배당에 대한 세율은 15%에서 20%로 인상되며, 고소득층에 대한 항목별 소득공제 범위도 제한.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할 방침. 이 조치를 통해 400억 달러 추가 세입 확보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 수수료 추징도 재정수입 확대에 기여. 미국정부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구제금융 수수료를 추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1월 14일). 2010년 6월까지 준비를 완료하여 향후 10년간 자산규모 500억 달러이상인 50개의 대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비상조치에 사용한 세금을 금융부문이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재정적자 확대를 억제하겠다는 계획. 전체 징수규모는 TARP(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로 인한 손실규모인 1,170억 달러로 추산. TARP 자금에 손실을 끼친 자동차회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징수하지않아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

③ 재정수지 적자 감축을 위한 예산위원회 구성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명령(Executive Order)으로 재정적자 감축과 예산규칙 강화를 권고하기 위한 예산위원회 신설을 추진. 2010년 1월 26일, 상원은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당과 공화당합동 예산위원회 신설안을 부결.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축소를 우려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세금인상에 부정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재정문제 대처를위해 양당이 함께 참여하는 예산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천명. 재량적 재정지출 동결,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 폐지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

예산위원회에는 세법개정 및 사회보장,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비재량적프로그램의 지출삭감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전망. 예산위원회 권고는 11월 선거 이후에 제출되며 의회의 찬반투표를 통해 확정한다는 방침. 민주당 6명, 공화당 6명 및 대통령이 임명하는 6명의 총 18명으로 구성하며, 이 중 14명이 찬성해야 권고안을 발의. 2015년 재정적자를 GDP의 3%로 줄이는 것이 목표이며, 위원회의 안은별도의 수정 없이 상원 및 하원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5,000억 달러의 세수증가 또는 지출감소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

④ Pay-as-you-go 예산원칙의 부활

상원은 재정지출에 제약을 부과하는 Pay-as-you-go 예산원칙을 통과. 미 상원은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를 14.3조 달러로 증액하면서, 재정지출증가를 억제하는 Pay-as-you-go 예산원칙도 통과. 하원에서의 통과가 필요한 상태

동 원칙이 시행된 1990년대에 미국의 재정수지는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 1991년 GDP의 4.5%에 달했던 재정적자는 199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여 1998년에는 흑자로 전환. 재정수지 흑자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지속. 하지만 동 원칙이 폐지된 이후 감세조치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로 재정수지는 다시 적자로 전환하여 2004년에는 GDP의 3.5%까지 확대. 재정수입은 2001년 GDP의 19.5%에서 2004년에는 GDP의 16.1%까지 감소한 반면, 재정지출은 2001년 GDP의 18.2%에서 2006년 GDP의 20.1%로 증가

3. 전망과 시사점

미국은 경기회복과 재정수지 개선의 딜레마에 빠진 상태

재정수지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부진 등 경기상황의 불확실성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 백악관 예산국의 재정수지 전망은 2010년 이후 경기가 순탄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으나, 상반된 시각도 존재. 백악관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2010년 2.7%, 2011년 3.8%로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IMF는 미국경제가 2010년 2.7% 성장한 후 2011년에는 2.4%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 게다가 낙관적인 경제성장 전망이 현실화되더라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항인 고용사정은 여전히 빠른 개선이 어려울 전망. 2011년 예산안에서 실업률은 2010년 10%, 2011년 9.2%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2014년까지 6%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세금혜택 등 재정지원이 불가피하여 재정건전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 2011년 예산안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소기업 및 근로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세금감면조치를 연장. 2009년 말 종료된 기업투자에 대한 조기상각(투자 첫 해에 50% 상각허용, bonus depreciation) 허용조치를 2010년까지 연장. 또한 2010년에 종료될 예정인 근로자세액공제(Making Work Pay) 프로그램을 1년 연장할 방침(총 610억 달러가 소요될 전망). 향후 민간부문의 회복 지연으로 경제성장이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세금수입 감소, 사회보장지출의 증가, 재정지원 프로그램의 추가 연장 등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가 미 정부의 전망보다 악화될 우려

재정지출 효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재정건전화를 추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수단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분석을 선행하는 것이 필요. 대규모 재정을 무차별적으로 투입할 경우 단기적인 경기회복효과에 비해 장기적인 부작용이 더 커질 우려. 재정지출 효과가 단기에 그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운신 폭을 좁히며 민간투자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 재정지출 또는 감세의 구체적 수단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함으로써 재정정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필요.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연장할 계획인 투자 조기상각허용과 유사한 조치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2004년 중 시행되었으나 투자를 증가시키는 효과는 미미

효과가 낮거나 일시적인 조치를 폐지하는 한편, 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 경기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출구전략은 신중히 추진해야 하지만 재정악화에 따른 장기적인 부작용에도 유의해야 할 상황.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지만, 금융위기 이후의 재정지출 확대와 향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유지방안을 수립할 필요. 따라서 다양한 재정정책 수단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경기부양 또는 장기적성장동력 확보 효과가 미흡한 조치들은 과감히 중단하고, 재원을 보다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가장 강력한 재정건전화 수단임을 인식 [박현수 수석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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