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운(運)을 다스리는 변신력’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2월 12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영노트 제42호 ‘운(運)을 다스리는 변신력’ 보고서 주요내용

기업성과는 외부환경과 내부역량의 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 외부환경이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운(運)’이라 표현할 수 있으며, 내부역량은 기업이 보유한 ‘경쟁력(競爭力)’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환경, 그중에서도 산업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중요시하였다(산업효과론).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동종 산업 내에서도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자 기업의 내부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 대두되었다(자원기반론).

이에 따라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한 변수로 경영자원, 차별화역량, 무형자산 등이 제시되어왔으나 기본적으로 정태적인 평가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변수들은 기업의 수익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했으나 변화와 성장이라는 동태적 개념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기업의 변화역량을 의미하는 변신력(Dynamic Capability)이다. 기존의 경쟁력은 일정 시점에서 기업을 정태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취하는 반면, 변신력은 단절적인 환경변화에 처하여 기업자원을 재배치하거나 새로운 성장경로는 찾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변신력은 기업의 환경, 즉 ‘운(運)’을 다스리는 개념이라 볼수 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강해야 하지만 변신력도 갖추어야 한다. 기업의 변신력은 ‘열린 기업문화’, ‘네트워킹력’, ‘투자역동성’ 등으로 구성된다. 열린 기업문화는 변화에 대한 조직의 수용성을 의미한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일하기 좋은 직장(GWP: Great Work Place)을 구현하는 것이다. 네트워킹력은 자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 경쟁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다. 투자 역동성은 미래에 대한 투자의 크기, 다양성, 신속성 등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은 극심한 환경변화 속에서는 기존의 강한 경쟁력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경쟁우위에 집착하는 ‘資産의 負債化’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 기업의 변신 가능성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경쟁력은 변신력에 의해 보완되어야 한다. 변신력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난세의 덕목이다. 기업은 경쟁력과 변신력을 모두 고려하여 자신의 체질에 맞는 전략을 발굴해야 한다.

1. 기업실적과 경쟁력

기업실적은 외부환경과 경쟁력의 함수

기업의 실적은 외부환경과 내부역량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 1970년대 후반부터 외부환경 중 가장 중요한 산업이 기업에 끼치는영향을 중시한 ‘산업효과(Industry Effect) 이론’이 대두. 1990년대부터 같은 산업 내에서 기업실적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자 산업보다 기업 자체의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는 자원기반관점(RBV:Resource Based View)이 대두. 경기나 산업의 부침 등 외부환경은 기업이 조절할 수 없으므로 경쟁력을 키워 외부환경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주장

기업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기업경쟁력(Corporate Competitiveness)’이란 기업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업의 내부역량을 의미

기업경쟁력은 오랜 세월 경영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여겨져왔으며 이를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 및 방법들이 출현. 경영자원 측정법: 전통적인 경영의 3요소인 ‘人·物·金’에 착안하여 인력, 투자력, 재무안정성을 측정. 차별화역량 측정법: 마이클 트레이시의 경쟁력 이론에 근거하여 원가경쟁력(Operational excellence), 제품차별력(Product leadership), 고객밀착력(Customer intimacy) 등을 측정

1990년대 이후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그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됨. 브랜드, 조직문화, 리더십 등을 각기 측정하는 ‘요소별 접근방법’과 기업의 무형자산을 통합적으로 측정하는 ‘계량적 접근방법’으로 대별

·요소별 접근방법: ‘사람’, ‘조직’, ‘고객’ 등과 관련한 요소별 세부측정지표를 개발하고, 각 측정값을 합산하여 전체 무형자산을 추정
·계량적 접근방법: 시가총액에서 순자산을 빼거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 등을 사용하여 전체 무형자산을 한꺼번에 측정

정태적인 경쟁력 평가의 한계

종래 기업경쟁력 측정을 위해 사용된 대부분의 모형은 기업의 수익성에 초점을 맞춤. 그러나 경쟁우위를 수익창출역량과 동일시할 경우 ‘변화·성장을 할 수 있는 역량’과 같은 동태적 개념을 설명하기 어려움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대격변의 시대에는 동태적 개념을 포함한 확장된 경쟁력 개념이 요구됨. 단절적인 환경변화 속에서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도달한 기업은 지금까지의 정태적인 경쟁력 개념과는 전혀 다른 대응력을 갖춰야 함

현재 한국기업은 수익성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수익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profitable growth) 목표 설정이 필요. 외환위기 이후 과잉설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정체를 겪기도 했으나,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을 모색해야 할 시점. 지난 10년간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이는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전략임

2. 격변기의 경쟁력: 변신력

변신력(Dynamic Capability)이란 무엇인가

변신력이란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기업이 스스로의 자원을 재구성하는 능력. 수익성만을 고려하는 경쟁력 개념의 정태성을 극복하고 기업의 변화와 성장을 설명하기 위해 대두된 동태적 개념

변신력은 열린 기업문화, 네트워킹력, 투자 역동성의 3요소로 구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는 기존의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정신이나 창의력 등이 훨씬 중요

변신력의 3대 요소: 열린 기업문화, 네트워킹력, 투자 역동성

① 열린 기업문화

열린 기업문화는 변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주는 변신의 기본 요건. 열린 기업문화를 구현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임직원의 저항심리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 새로운 것, 미지의 것을 향한 변신은 조직의 저항을 초래하기 마련. 일하기 좋은 직장(GWP: Great Work Place)은 열린 기업문화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② 네트워킹력

네트워킹력은 기업 외부의 자원과 역량을 자신의 필요에 맞도록 조달. 활용하는 역량- 자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존 경쟁력과의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 P&G는 C&D(Connect & Development)라는 효율적인 R&D 체제를 구축하여 R&D 비용을 크게 절감

전략적 제휴, M&A 등 각종 방법을 활용하여 일종의 기업생태계를 구성. 글로벌 사업구도에서 기업생태계 상의 키스톤(Keystone)기업 역할을 수행. 그래픽카드 제조업체 nVidia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자리함으로써 설비투자액을 대폭 절감하고 소프트 유연성을 확보

③ 투자 역동성

투자 역동성이란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의 양과 다양성, 그리고 신속성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성장의 직접적인 동인.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이든 M&A를 통한 성장이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미래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

한국기업의 현재 성공에는 불황기의 과감한 투자가 밑거름이 되었음. 1970년대부터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LCD, 철강, 자동차, 조선등의 사업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성공. 기업은 불황기에는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지만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단행

3. 시사점

환경에 좌우되는 운(運)을 다스리도록 변신력을 강화

현재의 경쟁력이 강하더라도 변신력이라는 새로운 역량을 구축함으로써 미래를 대비. 글로벌 금융위기와 산업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는 환경변화 속에서 내로라 하는 글로벌기업이 흔들리는 모습을 반면교사로 활용. 난공불락의 휴대폰 1등 기업 노키아는 삼성전자 등의 거센 추격을 받아 고전 중. ‘제조업의 교과서’ 도요타는 스스로 “패망에 이르는 5단계 중 4단계에 있다”고 진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리콜 사태에 직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내부자원이나 경쟁우위에 대한 집착은 자칫 ‘資産의負債化’ 현상을 초래. 현재의 강점을 중심으로 자원 배분·운용이 고착화되어 변신이 어려워지는 현상

※ 2차대전 당시 프랑스군은 철옹성이라 여겼던 마지노선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독일의 新전략 ‘전격전’에 속수무책으로 패배

변신력과 경쟁력의 모순 및 긴장관계를 해소하는 데 주력. 환경변화가 극심해질수록 변신력은 강화되어야 하나, 이 경우 자칫기존의 경쟁력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 새로운 역량을 구축함에 따라 기존의 역량이 소홀히 여겨지거나 약화. 소니의 경우 제조에서 IT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했으나, 그 과정에서 원래의 경쟁력인 기술 DNA를 훼손했다는 평가.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완구업체인 마텔은 1999년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러닝컴퍼니를 38억 달러에 인수했다가 1년 만에 무상으로 사업을 처분

경쟁력/변신력 진단을 통해 몸에 맞는 전략을 구사

경쟁력과 변신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지표를 토대로 자사의 성장전략을 재구축. ‘경쟁력이 얼마나 강화되고 있는가(경쟁력 증가율)’와 변신력의 조합인 성장력 매트릭스를 활용하여 자사의 성장전략 방향을 선택

·복합성장형: 기존 사업 강화·신사업 준비
·변화모색형: 창조경영, 경로 개척
·역량강화형: M&A, 제휴 활성화
·동력약화형: 생존 추구, 친구 찾기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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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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