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IMF의 요구에 의해 실시된 고금리 정책을 1998년 중반이후 중단하고 저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여 IMF도 이 시기부터 금리인하를 요구. 특히 2001년 이후 콜금리 목표가 8차례 인하되어 2003년부터는 정책금리가 3%대로 낮아졌으며 시장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콜금리는 총 2.25%p가 인하됐으나 동기간 콜금리인상은 3차례로0.75%p만 상승 → 사실상 "상시 경기부양 체제"가 지속되었다. 2003년 이후에는 인상 없이 콜금리를 4차례 인하하였다. 콜금리는 2004년 말 사상최저치인 3.25%를 기록하였고 2005년 4월 초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콜금리를 동결하면서 경기회복 지원을 위한 현행 저금리 유지 의지를 확인하였다.
<콜금리 목표의 변경시점 및 변동폭>
변경 일자 콜금리 목표 (%) 변동폭 (%p)
1999년 5월 6일 4.75 .
2000년
2월 10일 5.00 0.25 ↑
10월 5일 5.25 0.25 ↑
2001년
2월 8일 5.00 0.25 ↓
7월 5일 4.75 0.25 ↓
8월 9일 4.50 0.25 ↓
9월 19일 4.00 0.50 ↓
2002년 5월 7일 4.25 0.25 ↑
2003년
5월 13일 4.00 0.25 ↓
7월 10일 3.75 0.25 ↓
2004년
8월 12일 3.50 0.25 ↓
11월 11일 3.25 0.25 ↓
자료: 한국은행 홈페이지(www.bok.or.kr)
주: 변동폭의 음영 표시는 콜금리 하락시기를 나타냄
물가안정으로 저금리 정책의 지속이 가능
원/달러 환율 하락, IT제품가격 하락, 중국의 저가품유입 등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통화정책 당국의 저금리 유지가 가능하였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이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 지속, IT기술에 기인한 생산성 향상 및 IT제품의 가격하락 등에 힘입어 물가는 3% 내외에서 안정되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저임을 이용하여 생산된 저가품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공급됨에 따라 물가안정은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중국은 "세계의 디플레이터" 역할 수행하였다.
저금리정책의 효과 및 한계
2002년까지 저금리정책은 경기부양에 상당한 효과
외환위기 이후 경기회복을 위한 통화당국의 저금리 정책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으나 이는 자산버블과 가계신용 버블 등의 부작용을 수반하였다. 특히 2001년 4차례의 콜금리 인하는 2002년 경기호황의 밑거름이 되었다.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졌으나 한국경제는 큰 호황을 보이면서 한국경제의 "디커플링"이라는 용어 등장하였다. ㆍ경제성장률: 2001년 3.1% → 2002년 6.3%
저금리정책이 유지됨에 따라 통화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 1970년대부터 0.3 정도를 유지해 오던 "마샬k"(M2/GDP)는 98년 이후 급격히 상승하여 2002년 말에는 사상최고 수준인 0.72까지 증가하였다. 이러한 유동성과잉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버블과 가계 부채버블로 연결되었다. 1999년 중반 거래소의 "바이코리아 버블" 이후 당해년 말부터 코스닥 버블이 발생하였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가격의 경우 2001년 22.0%, 2002년에는 35.2%나 상승하여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선도하였다. 가계신용 총액이 267조 원(2000년 말)에서 429조 원(2002년 말)으로 급증하였다.
2001년∼2002년 사이에 저금리의 경기부양 효과는 "자산효과"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1)된다. 집값이 상승하면서 자산 가격 급증에 의한 소비 진작효과(wealth effect)가 크게 작용하였다. 2002년 들어 가계대출자금의 약 57%가 주택구입, 전세보증금으로 사용되었다2). 부동산 붐이 일기 시작한 2001년 3분기부터 2002년 4분기까지의 부동산관련 대출 증가율은 40∼55%3)이었다.
저금리의 효과
- 저금리는 자산효과와 대체효과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거나 소득효과에의해 소비위축을 유발하는 양면성이 있음
ㆍ자산효과 : 저금리로 자산가치가 증가하여 소비지출이 증가하는 효과
ㆍ대체효과 : 저축에 대한 보상이 감소함에 따라 저축보다 소비를 촉진
ㆍ소득효과 : 이자소득 수령액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키는 효과
- "대체효과"도 상당히 컸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는 "소득효과"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판단
참고2) 손경환ㆍ박찬규, 『주택자금대출시장의 개선방안 연구』, 국토개발연구원, 2003.참고3)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결과를 보도자료에서 재인용
2003년 이후 저금리 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는 미미
2003년부터 4차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소비 및 투자 진작 효과는 미약했다. 민간소비는 2003년 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했고, 실질GDP 대비설비투자는 2004년 중 10%에서 정체되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효과는 지속되었다. 2003년 중반 두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9.5대책, 10.29대책 등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이 연달아 발표하였다. 2004년 하반기에도 두 차례 금리인하 이후 2005년 초까지 재건축지역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요동쳤다. 이는 금리인하의 "자산효과" 경로에 문제가 생기면서 소비 진작효과가 상당히 약해진 반면, 소득효과는 더 커졌기 때문4)이었다.
2003년 이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금리수준이 과도하게 낮아짐에 따라 소득감소효과가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가 과도하게 낮을 경우 저축을 보유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소득감소효과로 인해 전체적인 소비위축도 가능하였다. 50세 이상의 인구가 전제 가계금융자산(1,050조원 추산)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0∼54세의 소비성향이 2002년 82.9%에서 2003년 75.7%로 감소5)하였다. 이자수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 퇴직이후 필요한 자금의 목표치(즉, 저축)를 높이거나 부동산 등 고수익 투자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참고4) 이에 대한 근거는 6∼7 페이지를 참고. 참고5) 2004년의 소비성향은 78.1%로 증가했으나 이는 소비증가보다는 소득감소에 기인
부동산 안정대책 등으로 자산 가격 상승을 통해 유발되었던 소비증가효과(자산효과)도 크게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소유 세대의 경우에도 중과세 등 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인해 자산효과가 감소하였다. 주택 소유자 상당수가 지난 2001년∼2002년 부동산경기 활황 시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을 받아 차입금 상환이 부담되는 것도 자산효과를 저해하였다. 대부분의 주택담보 대출의 만기는 3년, 가계의 부동산관련 대출이 265조원으로 추정되어 전체 가계대출의 60% 이상을 차지 (2004년 2분기 기준)하였다. 소득 중ㆍ상위 계층의 경우 가처분 소득의 20∼30% 정도를 부채상환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2001년 이후 부동산관련 대출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6). 실증분석결과 금리인하의 소비 진작효과보다는 부동산자극효과가 확연하였다.
2001년 이후 데이터 분석 결과, 금리 인하시마다 직접적인 소비 진작 효과(대체효과)는 작은 반면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효과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분석은 "사건연구(event study)"의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금리인하 시점('0'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10∼20개월의 추세를 분석7)하였다. 참고6)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결과를 보도자료에서 재인용. 참고7) 이론상 실질 콜금리의 인하시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 콜금리가 명목 콜금리와 유사한 트렌드를 나타냄에 따라 명목 콜금리의 인하시점을 사용
콜금리목표 인하시기를 기점으로 주택매매가격 증가율은 상승폭이 커진 반면 도소매판매액은 오히려 증가속도가 둔화되었다. 콜금리 목표 인하 2개월 전부터 주택매매가격(서울 강남지역 기준)이 반응하기 시작하여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콜금리 인하시기 이후 3개월까지 도소매판매액 증가폭은 급격히 둔화되며, 이후의 증가율은 콜금리 인하시기 전보다 감소되었다. 이는 금리인하의 직접적인 소비 진작효과가 매우 약하거나 역진적이며, 궁극적인 소비 진작효과도 몇 개월 지나서 자산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남을 시사한다. 충격반응함수 분석결과에서도 금리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가 주택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11개월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21개월에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주택매매가격에 대한 금리의 영향이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 소멸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KDI 보고서8)의 결과도 GDP, 통화량보다는 금리가 주택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장기간 지속된다고 분석하였다. 참고8) KDI, "주택가격의 결정요인과 정책적 시사점에 대한 연구", 차문중 외 편『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2004.12.
현 정부 들어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이 실시됨에 따라 금리인하 이후 소비위축이 나타나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집값상승 시 여러 차례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실시되었지만 부동산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1999년 이후 월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가격의 상승정도가 둔화되기는 하지만 크지는 않았다. 반면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후 4개월까지는 도소매판매액은 증가하지 않고, 그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변동도 심화되었다. 이는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주택매매가 감소함에 따라 부동산중개, 이사업체 등의 서비스 활동이 위축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2004년 초에는 중개업소당 매매건수가 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여 외환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1998년보다도 낮았다. 2004년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전년대비 -6.3%를 나타내 서비스업전체 평균 0.6%를 크게 하회하였다. 결론적으로 2003년 이후 금리인하는 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와 결합하면서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비 진작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앙등되었고 금리인하 후 집값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안정대책이 실시되고, 이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소비위축으로 연결되면서 다시 금리인하를 유발하였다.
시사점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자제
앞의 분석결과는 금리인하의 경기회복 효과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1990년 이후 장기불황의 큰 원인이 제로금리 정책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1,400 조엔(2005년 기준)에 달하는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중 57.3%가 60세 이상의 인구가 가지고 있어 소득효과가 아주 큰 상황9)이다. ㆍ금리인하 → 노령층 소득감소 → 소비부진 → 경기불황 → 금리재인하→ 경기불황심화 → 제로금리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 비록 경기회복의 속도가 더디거나 경기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의 경우라도 금리인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의 경기부양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자산 가격 급등과 이후의 버블 붕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향후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가시화될 경우 국내 금리를 적기에 인상할 필요가 있다. 참고9) 總務省, 『貯蓄動向調査』, 2005
2004년 이후 세계 경기의 회복조짐과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SOC투자, 소비활황 지속 등으로 중국이 세계 자원의 블랙홀로 등장하면서 원자재 값이 앙등 (세계의 디플레이터→ 세계의 인플레이터)되었다. 적절한 시기의 금리인상을 통해 부동산 등 자산 가격 불안을 야기하는 저금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자산 가격 안정을 위해서도 저금리정책은 재고할 필요
당국의 부동산가격 안정 의지는 궁극적으로 금리정책으로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부동산가격의 안정은 필수이다. 부동산가격의 앙등은 소득격차 확대, 임금상승 압력 등으로 국가 경쟁력에 매우 큰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증분석에서도 보여지듯이 금리 이외의 부동산 안정대책은 그 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버블 문제의 지적과 함께 국제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04년 7월 모건스탠리는 부동산거품 국가로 한국, 영국, 호주, 중국, 스페인,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국을 지정하였다.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들 국가의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10)된다. 세계 각국에서도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통화당국이 금리인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존재11)하고 있다. 참고10)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버블 논란",『건설동향브리핑』, 2005.4.1. 참고11) 한국은행, "자산가격변동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대응경험과 시사점",『조사통계월보』, 2002.6.
삼성경제연구소 김정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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