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莊子로부터 배우는 소통의 지혜’

서울--(뉴스와이어)--21세기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조직 내 인력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소통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소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단순한 의사전달(communication skill)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mutual understanding)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주는 동양철학 연구가 필요한데, 특히 莊子(장자)로부터 소통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莊子는 일반적으로 자연과의 ‘合一’을 중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상가이다.

莊子의 소통철학은 크게 3단계(認知·實踐·變化)로 요약할 수 있다. 1단계는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認知). 소통은 상대방이 나와 틀린(wrong) 존재가 아니라 다른(different)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莊子는 越(월)나라에 모자를 팔러 간 宋(송)나라 상인 이야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함을 강조하였다. 2단계는 상대방의 니즈에 맞는 소통을 실천하는 것이다(實踐). 상대방과의 차이를 認知한 후에는 상대방에게 적합한 소통을 실천해야 한다. 莊子는 새를 죽인 魯(노)나라임금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좋은 대우라도 상대방의 니즈를 고려하지 않는 소통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 3단계는 소통을 통한 자신의 변화이다(變化). 소통을 통해 주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소통의 패러다임이 변화한(paradigm shift) 것이며, 이는 莊子소통철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1단계인 타자에 대한 이해와 2단계인 맞춤형 소통은 아직 주체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며, 궁극적으로 소통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체가 이전과는 다른 주체로 변화되는 것(3단계)이 소통의 최종 목표이다. 기존 소통이론에서는 타자가 단순히 객체로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莊子는 호접몽(胡蝶夢)을 통해 타자를 주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존재로 인정하고, 타자와의 소통을 통해 주체가 변화해야 함을 표현하였다.

비록 2,400여 년 前사상이지만 莊子의 소통철학은 기업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우선 리더는 본인 중심의 독단적 소통 방식을 버리고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소통을 자신이 변화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리더와 구성원은 기업의 비전·가치를 공유하는 창조적·협력적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1. 莊子의 재조명

최근 인적구성과 가치관의 다양성, 경영환경의 복잡성 증대로 인해 조직 내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 기업 경영에서 소통은 리더와 구성원이 생각을 교환하는 경로로, 문제 발견과 해결, 공감대 형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 “경영자들은 실제 근무시간의 70%를 소통을 위해 사용하며, 기업문제 중 70%는 소통의 장애로 야기된다”(웰더, 영국의 경영학자). “미래 경쟁의 초점은 각 조직의 구성원과 외부 조직 간의 효율적인 소통에 있다”(존 나이스비트, 미래학자)

소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바라보는 시각 변화가 우선. 소통을 단순 의사전달 기술(communication skill)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소통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되기에는 미흡. 주체와 객체가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작용(mutual understanding)하여 서로 뜻이 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以心傳心)이 소통의 本質.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東洋哲學에서 해답을 찾는 노력이필요

東洋哲學의 大家중 한 사람인 莊子를 재조명해볼 필요. 莊子는 老子와 함께 道家사상의 大家로 타인과의 관계보다는 武陵挑源, 자연과의 合一 등 개인을 강조한 사상가로 오해. 현대에는 생태계·환경 문제 등의 사회적 이슈나 속세를 떠나 자연에 回歸하는 사람을 언급할 때 莊子의 사상을 주로 인용

莊子는 그 어떤 사상가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 莊子에 따르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향해 열려 있는 존재이고, 타인과 소통하면서 만들어지는 존재. 소통을 한다는 것은 주체가 타인을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莊子(BC 369 ~ BC 289?)
▷ 楚나라 몽현에서 태어났고, 이름은 주(周)
▷ 諸子百家중 老子와 함께 道家의 대표적 사상가로 알려져 있음
▷ 10여만 자에 달하는 著書를 남겼으며, AD 4세기 郭象(곽상)이 6만 5,000자가 넘는 글을 33편(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정리·편집한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음
▷ 莊子의 사상은 우화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

2. 莊子의 소통철학

莊子는 무엇보다 타인과의 소통을 통한 주체의 변화를 강조.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존중은 소통의 기본 조건. 莊子는 이해와 배려도 중요하지만 타인과의 차이를 깨닫고, 주체가 이전의 주체와는 다르게 변화하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라고 주장

① 認知단계: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라

소통의 출발은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認知하고 인정하는 것. 상대방을 틀린(Wrong) 생각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나와 다른(Different) 생각을 가진 존재로 이해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 전제

莊子는 宋나라 상인 이야기를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고착된 마음(成心)을 버리고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을 강조. 宋나라 상인은 越나라 사람도 당연히 宋나라 사람처럼 모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지님. 그러나 越나라에 도착했을 때 宋나라 사람과 너무 다른 越나라사람들의 짧은 머리와 문신에 충격을 받음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diversity)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함을 의미. 莊子는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맑은 마음(明鏡止水)을 가져야 한다고 力說. 상대방과 소통할 때마다 새롭게 구성되는 임시적 자의식을 가지고 물처럼 어느 그릇에나 담길 수 있는 마음을 지녀야 함을 강조

② 實踐단계: 상대방의 니즈에 맞게 소통하라

상대방과의 차이를 認知했다면, 그 다음으로는 상대방에게 적합한 소통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 단순히 상대방에 대한 차이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실제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소통방식을 모색

莊子는 魯나라 임금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좋은 대우라도 상대방의 니즈를 고려하지 않는 소통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비유적으로 표현. 魯나라 임금은 자신이 즐기는 술·음악·음식을 바닷새 역시 좋아할것이라 착각. 魯나라 임금(주체) 입장에서는 극진한 대우였지만 바닷새(객체)의 입장에서는 전혀 자신에게 맞지 않은 조치

상대방이 어떤 특성과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에 적합한 소통 전략과 방식이 필요함을 강조한 이야기. 莊子는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고 자신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말 것을 주장(以鳥養養鳥非以己養養鳥)

③ 變化단계: 소통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라

소통을 통해 주체가 변화하는 것은 소통의 패러다임이 변화(ParadigmShift)하는 것이며, 이는 莊子소통철학의 핵심. 1단계인 타인에 대한 이해와 2단계인 맞춤형 소통은 아직 주체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 궁극적으로 소통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통 이전과는 다른 주체로 변화되는 것이(3단계) 소통의 최종목표

흔히 호접몽은 나비가 날아다니는 武陵挑源에 대한 향수나 人生無常·一場春夢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 호접몽을 인간이 고단하고 복잡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나비가 날아다니는 이상향을 꿈꾸는 이야기로 오해

호접몽은 주체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타인과 소통하여 주체가 변화를 추구해야 함을 표현. 꿈속에서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객체인 나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비가 됨으로써 주체가 변화(不知周之夢爲胡蝶). 나를 벗어던진 상태에서 아집, 편견, 자기중심주의, 일방적 단견, 오만 등에서 벗어나 주체와 객체의 조화와 협력을 추구(物化). 소통 과정에서 타인을 단순히 수동적인 객체로 인식하지 않고, 주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존재로 인식

3. 시사점

조직의 리더는 본인 중심의 독단적 소통 방식을 버리고, 먼저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 上命下服·권위의식 중심의 하드파워를 버리고 구성원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소프트파워가 필요. “경청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하는 것은 경영자의 최대 실수다”(메리케이, 메리케이 창립자)

점점 다양해지는 구성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시점. “기업 경영의 과거는 관리, 현재는 소통이며, 미래 역시 소통이다”(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 그룹 창립자). “경영은 소통, 소통, 또 소통이다”(잭 웰치, 前GE 회장)

리더는 구성원을 동반자로 인정하고,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리더십을 강화. 구성원을 리더가 이끌어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기보다는 리더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 구성원과의 소통 과정을 타인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고 리더 자신이 혁신하며 변화하는 계기로 활용

소통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이 기업의 비전·가치를 공유하고 창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 소통은 구성원의 비전·가치·목적 등 정신적 자본(spiritualcapital)을 배양시킬 수 있는 조직관리의 핵심. 비전과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구성원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고취하여 창조적·협력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나아가 기업성과를 제고 [김치풍 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김치풍 연구원
02-3780-8347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