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학력신장방안에 대한 한국교총 논평

서울--(뉴스와이어)--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직무대행 양시진)는 24일(월),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10 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에 대해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해야 한다는 기본취지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방안 중 일부는 교육적 타당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원에게 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지나치게 강요함에 따라 자율적 학교 운영 어려움 증가, 교직사회의 경직, 학생의 학습 부담 강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본다.

창의·인성 교육은 대학입시 중심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에게 유연한 사고와 남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가르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나, 서울시교육청의 창의·인성 교육 방안은 국가적 인재 양성이라는 경제적 관점에 치우친 정부의 창의·인성 교육방안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정책의 의도와 기대효과 면에서 회의적이다.

창의·인성 교육이란 정책에 의해 일시에 바뀌거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또는 체험활동을 확대한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교수·학습 과정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교과별 특성에 맞는 창의·인성 수업 모델과 지도안을 개발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성하기 위해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 시스템에 체험활동을 누적·기록하는 등의 방안은 창의·인성교육 자체를 정형화하거나 형식화할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 서울시의 부진한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시된 정책들은 창의·인성교육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논리의 모순이 발생될 가능성이 크다. 교과별·학교별·지역청별 기초학력 미달학생 감축 목표 설정, 학교장 책임 하에 강도 높은 정책 추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의 학교·교장·교감·교사 평가에 반영,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도교사 실명제 실시 등은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을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 중심으로 변질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학력 미달학생 수는 당연히 감축해야 하지만, 일괄적으로 교과별, 학교별, 지역청별 기초학력 미달학생 감축 목표를 세우기보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부진에 대한 원인을 분석, 개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에 대한 개별 지도를 위하여 도입 예정인 지도교사 실명제는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지도를 기피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학교와 교원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학업성취 부진에 대한 원인을 모두 교원에게 전가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높이기 위해 학교와 교원이 더욱 전문성 향상에 진력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학업성취도 원인 분석 결과, 학교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20-30%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학교 영향의 절반 정도는 지역 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생의 성취에 근거하여 학교와 교원을 평가하고 이를 행·재정적 인센티브 부여에 활용할 경우, 교원으로 하여금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의 근무 자체를 기피하게 만들며, 이는 서울 내에서의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기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 추진에 앞서, 서울시가 다른 시·도에 비해 학업성취가 부진한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교원의 어떠한 특성이 학생의 학업성취 향상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고교 기초·심화 교육과정’에서 내신반영의 차별이 있을 경우 심화과정에 들어가기 위한 학생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며, 이는 학생의 부담 가중 및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초과정 이수자와 보통·심화과정 이수자간 내신반영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고교 기초·심화 교육과정’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이 아닌 학생에 대한 이해와 교수법 등 교사의 자질이 요구되는 것으로 사명감이 떨어지는 시간강사로 대체할 경우, 성과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정교한 교원수급계획도 없이 시간강사 등으로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추진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어렵다고 본다.

특목고의 ‘자기주도 학습 전형’의 경우, 입학사정관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정책의 실효성을 판가름하는 관건이므로 서울시교육청과 단위학교가 협의해서 입학사정관제의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 논의 및 향후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입학전형방법 보완이 필요하다.

교육에 대한 책무성이 지나치게 강조될 때, 학교 교육과정 운영은 평가 기준에 맞춰 운영될 수밖에 없다. 평가기준이 타당하고,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평가기준에 준한 교육과정 운영도 바람직할 수 있지만, 평가기준이 학업성취 향상에 편향된 경우, 교육과정의 경직된 운영이 불가피할 수 없음을 서울시교육청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6월 2일 서울시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를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서울시교육청이 이 같은 학력신장방안을 발표하는 것은 시기상으로도 부적절 하다고 본다.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각각 나름의 학력신장방안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차기 교육감이 학력신장방안을 학교현장의 충분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수립·추진하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총은 서울시교육청의‘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중 일부 내용이 교육적 타당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학교 교육을 경직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교육감 당선이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몇 퍼센트 감소,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과 같은 목표관리 접근에서 벗어나 구체적으로 학생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인지, 교사와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학생의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통해 정책을 개발하길 바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웹사이트: http://www.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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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실
대변인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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