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동남아의 경기회복과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6월 16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제포커스 제297호 ‘동남아의 경기회복과 시사점’ 보고서 주요내용

1. 가속되는 동남아의 경기회복

1/4분기 성장률이 급상승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극심한 침체를 겪은 동남아 경제가 2009년 4/4분기부터 급속히 회복. 금융위기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3분기 연속, 정치적 불안이 겹친 태국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록. 내수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미약한 플러스 성장. 싱가포르는 2009년 3/4분기, 말레이시아, 태국은 4/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해 2010년 1/4분기 성장률이 대폭 상승. 싱가포르가 15.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3국 모두 1/4분기에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경제가 회복되면서 민간소비지출이 증가하고 고정투자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의 민간소비지출은 2009년 3/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을 했으며, 4/4분기에는 태국도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 태국의 2009년 3/4분기 민간소비지출 성장률은 -1.3%. 고정투자는 2009년 4/4분기에도 필리핀과 태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2010년 1/4분기에는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은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

수출과 소비가 회복되면서 제조업 생산도 2009년 말부터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 각국의 제조업 생산은 2009년 12월 플러스 성장을 한 이후 3월까지는 대체적으로 성장률이 가속. 필리핀의 제조업 생산은 2010년 3월 전년동기 대비 23.1% 증가해 2월의 32.5%보다 하락. 4월 들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생산 증가율 증가 속도가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 국가별로 다르지만 동남아 제조업의 중심인 전자업종의 생산이 빠른 속도로 증가

금융시장 및 물가도 안정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자 국내외 투자가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증가해 2009년 중반 이후 대부분 국가의 주가지수도 상승.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동남아의 채권, 주식, 통화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금융시장 전체의 체질이 강화. 동남아의 외환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에도 오히려 한국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했으며, 외환보유고도 지속적으로 증가. 인도네시아의 주가지수는 2008년 11월 70.7로 하락했으나(2007년 1월=100) 2009년 5월 100을 돌파하고 2010년 4월 163 수준으로 상승. 주가상승세가 가장 낮은 싱가포르도 아직 2007년 1월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2009년 3월의 53.2에 비해 2배가량 상승

소비자물가는 디플레이션 상태를 벗어나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해 금리인상 압력이 크지 않음.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소비자물가가 5월까지 4% 정도 상승해 다소 높지만 아직 경제운용을 제약하지는 않을 전망. 경기회복을 위해 2009년 금리를 대폭 인하한 상태에서 정책금리를 운용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3월 금리 인상을 단행

동남아시아의 경기회복세가 2010년 동안은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 IMF는 인도네시아의 투자환경이 개선되면서 2010년 성장률은 6%, 인플레이션은 5% 아래서 통제 가능하다고 평가. 인도네시아는 내수를 기반으로 2009년 4.5%의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 HSBC는 2/4분기 정치적 불안정이 경기회복에 암운을 던져 준 태국도2010년 성장률이 6.1%에 이를 것으로 전망

2. 경기회복을 견인한 수출

재고 조정과 수출이 경기회복의 배경

2010년 1/4분기 동남아 주요국의 성장요인을 분해해 보면 민간소비, 재고조정, 수출이 경기회복의 주요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은 2009년 1/4분기 민간소비지출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0년 1/4 분기에는 모두 회복세로 전환. 고정투자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는 재고조정(inventory restocking)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 태국에서는 재고투자가 시작되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재고감소폭이 급격히 둔화. 동남아에서 수출은 가장 중요한 성장기여 요인이지만 경기회복으로 수입도 대폭 증가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만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

글로벌 위기와 함께 급감했던 수출은 2009년 12월부터 모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어 동남아 경제 회복에 가장 크게 기여. 금융위기 이후 동남아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EU, 중국의 수입 정체로동남아의 수출은 2008년 10월부터 감소했으며 2009년에도 대폭 감소. 세계경기가 다소 안정되면서 2009년 12월부터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되었고, 2010년 1/4분기에는 완전히 회복. 인도네시아의 수출은 2010년 2~3월 각각 50% 이상 증가

주요 상품의 수출이 대부분 회복되었는데, 특히 전기전자 제품의 회복세가 뚜렷. 동남아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전자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수출을 견인. 총수출에서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필리핀 58.4%, 말레이시아 39.1%이며, 싱가포르도 비석유국내수출 중 전자제품이 44.7%를 차지. 전자제품 중에서도 IC 집적회로 수출이 대부분의 나라에서 호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1차 자원 수출도 급격히 증가해 수출성장에 기여. 유가상승에 따라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이 급증했는데, 말레이시아의 원유 수출은 75.4%, 인도네시아는 41.5% 증가. 1~4월 기간에 국제유가가 상승해서 인도네시아는 물량 기준으로는 약 4.9%감소했으나 금액은 급증. 인도네시아의 광물자원,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고무 등 수출도 전체 평균보다 높았음.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2위 수출상품인 팜오일 관련 제품 수출은 28.3%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율 29.7%를 하회

對중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

동남아의 수출증가 중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동남아수출을 견인. 1~4월 기준 동남아의 對중국 수출은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모두 평균 수출증가율을 상회. 필리핀의 對중국 수출증가율은 전체보다 낮은 37.6%. 중국의 수입통계에 따르면 4월 누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91.2%, 태국 62.9%, 싱가포르 55.3%, 인도네시아 94.4%, 필리핀 51.9% 증가

중국은 동남아로부터 전자부품 및 석유·광물 등 1차 자원의 수입을 확대. 중국은 동남아로부터 반도체 집적회로(HS 8542)를 가장 많이 수입하며, 특히 최대수입국인 말레이시아에서 67억 달러(93.5% 증가)를 수입. 말레이시아의 석유, 고무, 싱가포르의 석유 및 화학제품, 인도네시아의 석탄 및 광물, 태국의 고무 등이 중국 수출을 크게 늘림. 중국의 對인도네시아 석탄 수입은 5배, 역청탄은 9배 이상 증가

對중국 수출 호조로 중국(홍콩 포함)은 동남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 동남아의 對중국 수출 비중은 2008년 인도네시아 8.9%, 말레이시아13.8%, 필리핀 21.3%, 싱가포르 19.6%, 태국 14.8%. 2010년 1~4월 인도네시아 12.5%, 말레이시아 18.0%, 필리핀 17.7%, 싱가포르 21.7%, 태국 17.5%로 변화. 필리핀의 중국 수출 비중은 21.3%에서 17.7%로 유일하게 감소했는데, 필리핀의 경우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15.7%에서 16.8%로 증가

3. 시사점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

동남아 경제의 회복세가 가속되지만 수출과 산업생산은 아직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침. 2010년 3월(3개년 이동평균)의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 최고치에 비해 실적이 양호한 인도네시아가 94.1%, 싱가포르가 93.6%에 불과. 한국은 2008년 5월 392억 달러에서 2010년 3월 390억 달러로 회복. 산업생산에서도 제약산업이 급성장한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위기 이전 수준에 간신히 회복(인도네시아)했거나 여전히 미달

동남아시아의 경기회복은 수출 성과에 크게 좌우되는데, 대외여건이 여전히 불확실.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의 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동남아에서도 5월 들어 자본이 유출. 동남아의 주요 시장인 동아시아 주요국(중국, 한국, 대만)의 5월 제조업생산지수 성장세가 4월에 비해 둔화. 특히 중국의 5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월 55.7에서 53.9로 하락

동남아 내부에서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상당한 난제들이 존재. 태국의 정치적 불안, 필리핀의 신정부 출범, 인도네시아의 연립내각 내갈등 등으로 일관성 있는 개혁 추진이 용이하지 않음. 말레이시아의 말레이인 우대정책(부미푸트라정책, Bumiputra policy) 폐지 계획도 국론분열을 초래할 가능성. 동남아가 2008~2009년 기간 재정지출을 확대한 결과 모두 재정적자가 증가해 경제 운용이 쉽지 않음. 말레이시아의 재정수지 적자는 2009년 GDP의 7%이며, 필리핀과 태국도4% 이상

동남아는 개방을 확대하고 중국의 고도성장을 기회로 활용

최근 중국의 노동시장에서 전개되는 일련의 상황은 동남아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사분규 확산, 임금인상 요구 확산 등은 외국인투자기업의 對중국 투자 위험을 확대. 동남아는 중국의 보완·대체 투자처로서의 역할을 하므로 중국의 경영환경악화는 동남아의 투자지역으로서의 매력을 제고

동남아 정부는 최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천명. 필리핀의 아키노(Aquino) 대통령 당선자는 2010년 6월 9일 대통령 당선확정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인프라, 높은 전력비용, 일관성 없는 정책, 레드 테이프 등 외국인투자환경 개선을 선언. 인도네시아도 농작물 플랜테이션에 외국인투자를 허용(최대 49%)하고, 외국인의 병원 소유지분을 67%(종전 65%)로 확대하는 한편, 투자지역도일부 지방에서 전국으로 허용. 말레이시아는 1970년대 이래 시행되어 중국계와 외국인으로부터 비판받은 부미푸트라정책의 폐지를 계획. 말레이시아 내 화교자본가들의 투자기피 및 외국인투자 기피를 해소하기위한 방안

동남아에 대한 무역 및 투자 다변화 필요

한국의 對동남아 수출은 공업화에 필요한 부품, 소재가 중심이었으나 다양한 계층에 호소할 수 있는 완제품 수출 노력도 병행. 한국의 동남아 5개국에 대한 수출은 131억 달러(4월 누계)로 총수출의 9.3%이며, 이는 미국 10.6%보다 약간 적고 일본 5.8%에 비해 훨씬 많음. 2010년 4월까지의 5개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44.3%로 전체 수출증가율 34.4%보다 높아 동남아가 한국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함을 시사. 동남아는 아직도 농촌인구가 도시인구보다 훨씬 많은데, 향후 농촌 소득이 빨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런 신규수요 활용에 노력. 동남아가 공업 중심에서 자원기반의 산업을 육성해 중국과의 분업구조를 강화하면서 농촌지역의 소득이 빨리 증가할 전망

중국과 동남아 간의 경제협력 확대에서 한국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아세안의 FTA 정책 및 효과에 대한 조사 평가가 필요. 동남아의 對중국 수출이 빠른 속도록 증가하는 것은 중국의 고도성장과 중국-아세안 FTA 발효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 중국 역시 동남아에서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 정부는 동남아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기업들의 활용도가 극히 낮은 한국-아세안 FTA를 충분히 이용하도록 홍보를 강화. 주기적으로 아세안 FTA 정책에 대한 진전과 효과를 평가

중국의 투자여건 악화를 계기로 동남아 주요국은 다각도로 외국인투자제도를 개선할 전망이므로 이에 맞춰 한국의 제조업 투자를 확대. 동남아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전반까지 한국의 주요 제조업 생산기지였으나 1990년대 들어 중국에 대한 투자기회가 생기자 동남아에 대한한국의 제조업 투자가 급감. 건설, 서비스 부문의 투자는 유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고 동남아의 성장에 따라 형성되는 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동남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 동남아 경제가 회복되고 시장이 확대되면 동남아는 내수 제조업 분야에서도 기회를 제공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동남아의 원유, 팜오일, 고무 등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전략적투자가 필요. 중국의 1차 자원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향후에도 1차자원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임을 시사. 동남아는 한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문제시 할 수 있으므로 1차 자원 투자 등에 더욱 관심을 갖고 개발하여 수입 [박번순 연구전문위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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