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국민혈세 낭비하고 지역갈등 조장하는 공공기관 이전계획 즉각 철회하라”
정부가 일방적, 즉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문제는 애초부터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치명적이라는데 있다.
첫째,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화를 꾀한다는 당초 명분과는 달리 지자체간 나눠먹기 경쟁으로 인해 지역갈등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균형발전의 취지는 간데없고 전국 지자체가 소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앞 다퉈 로비를 벌이는 와중에 이웃한 지역끼리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둘째, 공공기관 강제이전계획은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정책적 실패로 귀결될 사업이다. 건설교통부장관이 국회답변을 통해 밝힌 이전비용만 12조원에 달하며, 이중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자산(토지, 건물) 매각대금은 8조 7천억원으로 무려 3조 3천억원의 추가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재정충당을 위해 특별회계를 만들거나 차입하는 방식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사업초기 부족차액이 3조원 이상인데 실제 사업에 들어갔을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날 재정적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혈세로 메워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지갑을 털고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셋째, 각 공기업의 경영환경과 업무특성을 무시하고 공기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중대사안에 대해 노조와의 어떠한 협의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 공공기관은 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다. 국무총리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소극적인 경영진은 문책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총리까지 나서서 협박하는 모습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 대상 기관의 직원이라면 업무와의 연관성과 효율성 등 엄격한 기준에 따라 본거지를 옮기는 문제를 따져볼 권리와 의무가 당연히 있다. 각 기관마다 수백, 수천의 직원들의 생활터전이 바뀌고 가족이 해체되는 근로조건의 중대한 변화이므로 노조와의 협의는 필수적인 것이다.
결국 정부의 일방적, 강제적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은 애초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수많은 사회적 문제만을 야기한 채 정책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한국노총은 균형발전의 원래 취지는 사라진 채 지역 나눠먹기 등 정치적 흥정과 기관별 업무특성을 배제하는 공기업의 일방적 지방이전 정책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노동조건과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중대사안에 대한 노조와의 성실한 협의를 요구한다. 정부가 이전계획을 강행할 경우 한국노총은 5월 9일 1천여 조합원들이 참가하는 기획예산처 앞 집회를 시작으로 5월 28일 5만여 공공부문 조합원들이 참가하는 노동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총력투쟁을 통해 이를 기필코 저지해 나갈 것이다.
2005년 5월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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