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비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7월 14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제포커스 제301호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비교’ 보고서 주요내용

1. 한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 비교

외환시장이 외부충격에 극히 취약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환시장 및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에 비해 더욱 불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비 이후 외환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크게 확대. 원/달러 환율 일별 변화율의 표준편차는 위기 전 6.0%에서 위기 후 22.1%로 3.68배, KOSPI는 17.3%에서 34.8%로 2.01배 증가. SERI 금융불안지수 분석의 결과에서도 외환시장의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불안에 가장 크게 기여.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외환시장의 불안 정도가 가장 크게 나타남

국제 비교 분석에서도 외환시장 충격이 두드러지게 발생

주요 38개 통화와 비교한 결과 원화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이다가 위기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통화가치는 급락. 금융위기 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6.0%로 세계 주요 38개 통화의 변동성 평균인 7.0%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가 위기 후 22.1%로 세계 주요38개 통화의 변동성 평균인 13.6%를 크게 상회. 위기 전 대비 위기 후 對달러 통화가치 최대 절하율은 41.8%로 세계 주요 38개 통화의 최대 절하율 평균인 19.6%를 크게 상회. 한국과 동일한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 총 22개 통화와 비교할 경우 원화는 위기 전에는 변동성 면에서 필리핀 페소화에 이어 두번째로 안정된 통화였으나 위기 후 18위로 순위가 급락

주식시장은 세계 주요 51개 주가지수와 비교했을 때 위기 전·후 모두 비교대상 국가 중 중간 수준을 기록해 외환시장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시현. 주가지수 변동성(일별 수익률의 표준편차 기준)은 총 51개 지수 중에서 위기 전·후 모두 중간 수준인 30위를 기록. 위기 전 주가지수 변동성은 17.3%로 전체 평균(17.7%)과 비슷하며 위기후에는 34.8%로 상승하였으나 전체 평균(34.8%)과 같은 수준. 주가지수 최대 등락률은 -48.1%로 전체 평균(-57.3%)보다 작아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

본 고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때 한국 외환시장이 유독 크게 불안정해지는 이유를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주식시장과 비교해 봄으로써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2.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에 비해 외부충격에 취약한 이유

① 외국 차입자금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보다 더 많이 이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이탈은 미미한 반면, 외국 차입자금 이탈은 규모가 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부터 2008년 말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74.1억 달러 유출, 외국 차입자금은 485.6억 달러 유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이 겹쳐 상대적으로 유출이 제한적인 특성. 외국 차입자금은 확정된 부채인데다가 환율변동 위험을 헤지하고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주식과 달리 환차손 위험이 적어 자금회수가 상대적으로 용이

외국 차입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인하여 외화 자금시장이 경색되어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확대. 특히 한국의 경우 회수가 용이한 은행부문의 단기외화차입 자금 규모가 커서 자금유출이 크게 발생.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8년 3/4분기) 은행부문의 단기외채는 1,593.8억 달러였으며 이 중 대부분이 단기차입금(1,462.4억 달러)으로 구성. 한국의 경우 은행부문 단기외채가 외화자금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외화공급원 역할을 수행해 단기외채의 회수는 외화유동성 경색, 나아가 환율급등에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부문 단기외채가 많이 감소한 국가일수록 외환시장 변동성은 크게 증가

같은 자금 유출입이라 하더라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입보다 은행부문단기외채의 증감이 환율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 특히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보다 유출될 때 환율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어 위기 시 자금유출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효과가 증폭. 한국은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하여 4/4분기 은행부문 단기외채가 전기 대비 490억 달러 감소(GDP 대비로는 -5.3%).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3/4분기 19.6%에서 4/4분기에는 48.9%로 급등

② 한국의 외환시장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왜소

국제 비교를 해보면 한국의 외환시장은 경제규모 대비 왜소한 반면 주식시장은 경제규모 대비 시가총액이나 거래량 등이 큰 수준. 한국의 외환거래규모는 경제규모 대비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고, 한국과유사한 주식거래규모를 가진 국가에 비해서도 작은 상황. 2007년 기준 GDP 대비 일평균 총 외환거래량은 5.4%로 일본(10.6%), 캐나다(9.2%) 등에 비해 적은 수준. 경제규모 대비 주식거래 수준이 한국과 유사한 7개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외환거래 수준은 이들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

반면, 한국 주식시장은 경제규모에 비해 시가총액과 거래량 모두 큰 수준. 한국 주식시장은 GDP 대비 시가총액이 100.3%(2009년 말 기준), GDP대비 일평균 거래량이 0.74%로 비교적 높은 수준. 또한 거래 및 결제 시스템 등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으며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여 신흥국의 대표적인 시장으로서의 위상이 확고

시장 거래 규모가 클수록 외부 충격으로 인한 영향이 낮아지는 등 시장의 규모와 변동성은 밀접한 관련.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4/4분기 당시 경제 규모 대비 외환거래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외환시장이 충격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 (2008년 4/4분기 환율 변동성)/(2008 3/4분기 환율 변동성)과 GDP 대비 외환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두 변수 간에는 음(-)의 관계가 성립. 한국은 GDP 대비 외환거래 규모가 작은 그룹에 속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증가

한국 주식시장은 큰 규모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특정 주체에 의해 시장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정도가 강하지 않으며 각종 충격으로부터도 일정수준의 내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 GDP 대비 주식거래량(유동성)이나 시가총액(시장 규모)이 큰 국가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았음

③ 주식시장에 비해 외환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압도적

시장 거래 상황을 보면 한국 외환시장은 외은지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반면, 주식시장은 외국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음.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중 외은지점의 비중은 2010년 1/4분기 기준 51.8%로 매우 높은 수준. 2010년 1/4분기 일평균 외환거래량은 479.4억 달러이며 이 중 248.2억달러가 외은지점을 통해 거래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2009년 기준 12.8%로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 ‘보유 비중’으로 볼 때에는 주요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나 거래량 측면에서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

외국인의 거래 비중이 높을수록 외국인의 거래 활동이 시장 변동성에 중요한 역할. 외환시장에서 외은지점의 역할이 매우 커 외은지점의 거래 행태가 바뀔 경우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와 국내기관, 외국인투자자 등 투자 주체가 다양하고 규모도 비슷하여 특정 투자 주체에 의한 시장 쏠림현상이 희석.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 한국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순유입과 주가지수 수익률의 상관계수가 0.23으로 다른 신흥국 시장에 비해 낮은 수준(말레이시아(0.70), 인도(0.69), 브라질(0.53) 등)

3. 시사점

평상시에 과도하게 증가하고 금융불안 시에 급격히 유출되는 단기외채에 대한 종합적인 대비책이 필요.

미시적 외환건전성 규제: 점진적으로 외은지점에 대한 차별적 혜택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동일영업-동일규제 원칙’을 확립할 필요. 단기외채의 유입과 유출이 국내은행보다는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시

거시적 외환건전성 규제: 단기외채 급증을 막기 위해 외화 레버리지 비율 등을 도입할 필요. 기존 외화유동성 비율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단기외채 관리지표가 없다면 단기외채 문제는 지속될 소지. 한국이 非국제통화국임을 고려해 국제사회가 논의하고 있는 총 레버리지비율뿐만 아니라 외화 레버리지 비율을 단계적으로 도입

근본적으로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영업을 확대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 현재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의 영업 행태는 한국기업이나 현지교민들만을 주 대상으로 하는 등 제한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기관이 늘어나 해외 수신을 확보하는 등 해외 영업이 확대될 필요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외환시장규모를 경제 규모에 합당한 수준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 증권사, 보험사, 개인 등 다양한 주체의 외환시장 참여를 유도하여 외환시장 거래 규모 확대를 도모. 원/달러 거래 중심인 외환시장을 다변화하고 무역거래에서 원화 결제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 [정대선 선임연구원]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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