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온라인 금융기관의 현황 및 전망’
우리나라의 온라인 금융은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도입되었다. 미국 및 유럽의 온라인 금융 거래는 199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반면 한국의 온라인 금융거래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높은 인터넷 보급률을 기반으로 온라인 금융은 도입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다. 주식 거래의 온라인 비중은 2000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선물 및 옵션거래1)도 온라인 금융 도입에 힘입어 크게 증가하였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전자지급결제 비중은 75.6%로 조사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4개국) 평균 63.5%를 상회하고 있다. 참고1)온라인 시스템 도입 이후 개인들의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선물거래소는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파생상품 시장으로 부상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산업 전반적으로 온라인 거래가 확산되었다. 온라인 증권거래 비중은 1999~2001년 초 60%대까지 급상승한 후2003년 말부터 40~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뱅킹도 1999년 도입 직후 국내 모든 은행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하였다. 2004년 말 기준 온라인뱅킹 가입자 수는 2천3백만 명에 달하며 인터넷을 이용한 은행 거래 비중(전체 업무 건수 대비)은 29.3%에 이르고 있다. 보험업의 경우 단순화 및 표준화가 쉬운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3년 회계년도(2003.4~2004.3) 4.7%에서 2004년 회계연도에 7.2%로 상승하였다.
온라인 금융 거래 확산으로 온라인 금융기관수도 증가
기존 금융 산업 내에서 온라인을 전문으로 하는 경쟁업체들이 출현하였다. 증권업에서는 1999년 위탁매매업 증권사 설립의 최저 자본금 요건이 10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완화되면서 온라인 증권사 설립이 활성화되었다. 2000년 이후 10여개의 증권사가 신규 설립되었으며 이중 대부분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영업하였다. 보험업의 경우에는 정부가 1998년 3월 "정보통신 등에 의한 보험 상품 판매지침"을 제정하여 온라인 보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후 3개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사가 설립되었다. 은행업의 경우 2000년 이후 몇몇 비 금융기관 및 기존 은행들이 온라인은행의 설립을 추진하였으나 가시화되지 못하였다. 은행법 적용에 따른 자본금 요건 및 주주구성의 어려움 등으로 설립이 무산되었다.
기존 오프라인 금융기관들에서도 온라인 영업의 중요도가 상승되었다. 증권업체들의 경우 개인 주식거래 부문에서는 온라인 거래 비중이 대부분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의 위축 및 인력 감축 등으로 온라인을 통한 거래 비중이 더욱 증가되었다. 기존 손해보험사 중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조기 진출한 대한화재, 제일화재 등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03년 초 5% 수준에서 최근 9%로 상승하였다.
-온라인 금융기관의 영업 현황
온라인 증권사는 실적 개선, 기존 증권사들은 수익성 저하
온라인 증권사는 저렴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였다. 전체 증권사의 수탁거래대금 중 3대 온라인 증권사2)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9%대에서 2004년에는 16%대로 상승하였다. 위탁거래를 통한 수수료수익 비중도 2001년 2%대에서 2004년 4%대로 상승하였다. 온라인 증권사들의 빠른 성장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수료율 제공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에 기인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들의 온라인거래 수수료율은 0.024~0.029%인 반면 기존 대형사들의 온라인거래 수수료율은 평균 0.14~0.15% 수준이다. 참고2)3대 온라인 증권사는 키움닷컴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미래에셋증권. 2000년 이후 설립된 10개의 신생 증권사의 수탁거래실적 중 이들 3대 업체가 87.7%를 차지. 키움닷컴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은 무점포로 운용되는 순수 온라인 증권사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지점을 운용하고 있으나 순수 온라인 증권사와 같은 저렴한 수수료율을 제공하며 온라인 거래 고객 확보.
<3대 온라인 증권사의 수탁거래대금 및 수수료수익 비중>
(단위: 비중 %)
기 간2001.4~2002.3 /2002.4~2003.3 /2003.4~2004.3 /2004.4~2004.12
수탁거래대금 9.9% /14.3% /13.5% /16.8%
수수료수익 2.2% /3.4% /3.8% /4.6%
주: 전체 증권사 수탁거래대금 및 수수료수익 대비 비중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
선두 온라인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기존 증권사들보다 나은 상황이다. 2004년 3월 결산 기준 3대 온라인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1%로 전체 증권사 평균 8.7%를 상회하였다. 회사별 ROE는 키움닷컴 12.2%, 이트레이드 17.0%, 미래에셋 21.5%로 3개사가 모두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익성을 시현했다. 반면 기타 신설 온라인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미미한 거래실적 및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의 주원인은 효율적인 비용 구조이다. 온라인 증권사들은 영업인력 및 지점유지 비용이 작거나 아예 없어 낮은 수수료율을 상쇄, 영업수익대비 판관비 비율이 전체 증권사 평균은 39.8%에 이르는 반면 온라인 증권사들은 36.0% 수준이다. 반면 기존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수수료율 하락과 신생 온라인 증권사들의 시장 잠식 등으로 수탁수수료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기존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온라인 위탁매매 부문에서의 계속적인 수수료율 하락으로 인해 수탁수수료 수입이 감소세이다. 특히 2002년에는 증시 거래대금이 전년대비 51%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율의 하락(0.14% → 0.09%)으로 수탁수수료 수입이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수탁수수료 수입의 감소는 기존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켰으며 지점 통폐합,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촉진시켰다.
온라인 보험사는 수익성 측면에서 기존 보험사보다 열위
2001년 이후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3개의 온라인 보험사가 설립되었으며, 시장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나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상태이다. 교보자동차보험, 교원나라자동차보험,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3) 등 3개 업체가 영업 중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3사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회계연도 0.36%에서 최근에는 5.3%(2004년 4~12월)로 상승하였다. 200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교보자동차의 경우 수입보험료가 2002년 3월 결산기 261억 원에서 2004년 3월 결산기에 2,397억 원으로 9배 증가하였다. 온라인 보험사들은 기존 자동차보험 상품보다 가격이 평균 15%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 기존 손해 보험사들에 비해 보상네트워크 등의 서비스가 약함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등으로 가격민감도가 커진 고객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었다. 참고3)교보자동차보험은 2001년 9월, 교원나라자동차보험은 2003년 11월 ,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2003년 12월에 자동차보험 사업을 위한 금감위 본 허가를 취득
하지만 온라인 보험사의 수익성은 기존 손해 보험사들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2004년 3월 결산기 온라인 3사는 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으며 최근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2004년 3분기까지 누적(2004년 4월~12월)적자 규모는 145억 원이며 교보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2001년 영업을 개시한 이후 2년만인 2004년 3월 결산기에 흑자로 전환하여 수정ROE4)가 8.7%에 달했으나, 2004년 3분기까지 수정ROE는 1.7%로 하락하며 수익성 저하되었다. 참고4)수정ROE는 (당기순이익+비상위험준비금 증가액)/(자본총계+비상위험준비금) 보험설계인 및 대리점 운용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체 보유보험료대비 일반관리비 비중이 손해보험사 평균은 6.9%(2004년 3월 결산)이나 온라인사들은 22.7%에 달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온라인 증권사: 위탁매매 부문에서 상대적 우위 지속 예상
온라인 증권사들은 기존 증권사들에 비해 낮은 수수료율과 활발한 신규서비스개발 등으로 수익성 면에서 상대적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증권사는 특화전략을 통해 온라인 증권 분야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기존 영업 채널과의 마찰 또는 구조조정 부담 없이 신규 서비스 개발이 용이하여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증권사의 신규 서비스 개발은 주식거래의 낮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유지에 기여할 전망이다. 온라인 신용거래, 온라인 해외주식 거래 등 신규 서비스 개발 활발하다.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이나 선결과제가 많고, 중·소형사들은 특화된 차별화 전략의 부재로 돌파구 모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온라인 증권사들 출현으로 촉발된 수수료 인하 경쟁은 증권 산업의 체질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과거에는 증시가 호황일 때 벌어들인 수탁수수료 수익을 통해 이후 몇 년 간의 불황을 극복할 정도였으나, 현재는 낮은 수수료율로 인해 주식거래량이 증가하더라도 수익에 미치는 효과가 크게 저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거래보다는 투자은행, 종합 자산관리 회사로서의 변신이 불가피하다. 투자은행으로서의 기능 강화는 전문 인력 부족, 외국 투자은행과의 경쟁 등 어려움이 산적해 있고, 종합자산관리 회사로서의 변신 시도 역시 은행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지점확장을 통한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상태로 온라인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차별화 전략의 부재로 경쟁력 저하가 지속될 것이다.
온라인 보험사: 경쟁 강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
온라인 보험사들은 서비스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나 기존 보험사의 반격 등에 의한 경쟁 가속화로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온라인 보험사들은 최근 가격 경쟁력 이외에 서비스의 질 제고를 위해보상 조직을 강화하거나 사고 보상을 강화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또한 판매 채널 다양화를 위해 정유사, 포탈업체 등과 활발한 제휴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점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부담 등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 보험 산업에서 온라인거래는 아직 시작단계이나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본격적인 온라인경쟁에 돌입하고 있어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온라인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임에 따라 기존 보험사들의 온라인 사업 진출이 증가되고 있다. 기존 보험사 중 현재 4개사가 본격적인 온라인 사업을 시행 중이며 2005년 5~6월 중 3개사가 추가적으로 진출이 예상 된다. 보험업에서도 온라인 경쟁의 가속화로 인해 증권 산업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업계 전체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현황>
회사명 온라인사업 진출시기
온라인보험사
교보자동차보험 2001.10
교원나라자동차보험 2003.12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2004.1
기존손해보험사
제일화재 2002.5
대한화재 2002.11
동부화재 2004.8
현대해상 2004.8
그린화재 진출예정
동양화재 진출예정
쌍용화재 진출예정
자료: 보험개발원,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확대에 따른 손보사 대응전략", 2004.12, 파이낸셜뉴스 2005.4.29에서 재편집
금융 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
온라인 금융기관들의 출현으로 금융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저하 지속으로 향후 한계 금융기관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이나 보험업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신규 경쟁업체 가세, 외국 금융기관 진출 증가 등 경쟁 심화되고 있다. 한계 금융기관의 난립이 금융 산업 발전에 저해가 되지 않도록 금융기관 간 통합 및 청산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합병 및 청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의 납부 이연이나 감면, 합병절차 등의 간소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또한 금융기관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실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금융 사업에서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 및 신속한 내부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 온라인 금융기관은 기존 금융기관과 차별화되는 고객층 발굴, 전문분야에 집중하는 특화전략 사용 및 지속적인 신규 서비스 개발이 중요하다. 한편 대부분 온라인 금융기관들이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산운용 능력제고 등의 기초 체력 강화가 필요하다. 온라인 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기존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기존 영업채널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기존 영업망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사업 및 인력 구조 재편도 필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이계화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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