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식량 공급불안, 한국경제를 위협하는가?’

서울--(뉴스와이어)--최근 소맥, 대두, 옥수수 등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등 주요 곡물생산국의 기상재해로 공급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국가가 곡물수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곡물가격 상승은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현상) 우려와 함께 식생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에도 곡물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기상재해에 따른 생산축소가 예상되며 수요 측면에서도 달러화 약세로 투기자금이 유입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하반기 소맥 평균가격은 상반기 대비 35.7%, 대두는 20.5%, 옥수수는 17.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기본시나리오). 만일 기상이변 심화로 공급이 더욱 감소하면 2010년 하반기에는 소맥 52.7%, 대두 42.2%, 옥수수 39.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악화 시나리오).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7%p 높아지며, 악화 시나리오의 경우 0.54%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4∼6개월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으로 파급되기 때문에 인상효과는 2010년 11월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어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

현 한국의 식량 자급구조와 수입구조는 국제곡물시장의 공급불안 및 가격변동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6.2%로, OECD 31개국 중 28위의 최하위 수준이다. 또한 주요 곡물 중 73%가량을 4대 글로벌 곡물 메이저(56.9%)와 일본계 종합상사(16.0%)에 의존하고 있어 곡물 확보력과 협상력이 취약하다.

곡물가격 상승은 경기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 물가상승을 부추겨 서민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나 현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충격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긴축 등 거시적 차원의 대응보다는 수급안정 등 미시적 차원의 대책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기상이변의 빈도가 늘어나고 파급규모도 커져 곡물의 공급불안 위험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한국의 곡물 자급 및 수입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단기적 곡물가격 변동에 一喜一悲하기보다는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입곡물의 비축재고량을 늘리는 한편, 곡물의 공동 구매 및 직접 구매를 확대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국적 곡물 메이저를 육성해 가격변동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 식량자급률 외에도 에너지 자원처럼 자주 개발률 및 도입률을 관리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품종개발, 新영농기술 도입 등을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등 생산성 제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Ⅰ. 식량 공급불안 확대

2010년 하반기 국제곡물가격이 상승

소맥, 대두, 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가격이 2010년 하반기 들어서 급등함에따라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 2010년 6월 1일 가격 대비 8월 27일 현재 가격은 소맥(밀) 54.2%, 대두(콩) 10.1%, 옥수수 23.2% 상승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가뭄, 홍수와 같은 기상재해가 발생하여 공급불안이 확대된 것이 가격상승의 주원인.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가뭄이 심각하고, 중국과 캐나다는 폭우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기상재해가 속출. 러시아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맞아 130년 만에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었으며, 중국은 랴오닝 성 일대의 폭우로 23만 3,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 특히, 러시아 정부는 가뭄으로 인해 2010년 소맥 생산량이 전년 대비26% 줄어들고, 이에 따라 GDP가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

공급불안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은 곡물수출을 제한하는 자원민족주의 조치를 단행. 세계 3위 소맥 수출국인 러시아는 2010년 8월 자국 내 재고유지와 가격안정을 위해 연말까지 곡물수출 금지를 시행. 세계 4위 옥수수, 세계 5위 소맥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도 2010년 연말까지 곡물수출량을 250만톤으로 한정하여 전년동기 대비 절반수준으로 수출쿼터를 제한

중장기적으로 공급불안이 빈번하게 발생할 소지

기상이변의 빈도가 늘어나고 파급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곡물의 공급불안 및 가격변동이 확대될 전망.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발생 시의 강도도 커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기상 불안요인이 증가. 곡물가격 변동 폭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가격변동 주기는 짧아짐

수출제한 국가가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공급불안이 확대될 우려. 2007/2008년에도 주요 곡물수출국은 내수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제한조치를 시행. 당시 세계 1위 쌀 수입국인 필리핀은 국제곡물시장에서 고가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량의 60%만 조달받는 공급난을 경험

곡물가격 변동은 신흥국에 인플레이션 우려와 식생활 불안감을 조성.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유가상승과 식량위기가 원인. 1972년 1부셸당 2달러를 하회하던 소맥가격은 1973년 6달러를 상회. 최근 중국의 농식품가격 상승과 임금인상이 수출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 가능성이 제기. 중국의 2010년 7월 식품물가가 6.8% 상승

식량 공급불안 현황과 한국의 자급 및 수입 구조를 점검하고, 불안요인이 더욱 커졌을 경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할 필요

Ⅱ. 곡물가격 전망과 수급불안의 경제적 파급효과

1. 곡물가격 전망

공급 측 요인: 2010년 하반기 이후 남반구도 생산량 감소 예상

2010년 여름 북반구에 기상재해가 집중 발생한 데 이어 겨울에는 남반구에도 기상이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곡물 공급불안이 지속될 전망.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가 2010년 겨울 브라질 등 남반구 곡물 생산지대에 피해를 줄 위험성이 증대. 이에 따라 남반구의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전망. 2010/2011년 브라질의 생산량 증감: 대두 ∇5.8%, 옥수수 ∇6.2%

하반기로 갈수록 곡물의 공급불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곡물가격은 하반기에 더욱 상승할 전망. 2010/2011년도 소맥 생산량은 전년 대비 5.1% 감소하고, 대두는 같은 기간 2.4% 감소할 전망. 그러나 극단적인 기상재해가 발생할 경우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가능성도 있음

수요 측 요인: 투기자금 유입과 신흥국 중심의 수요 증가

달러화 약세로 인한 투자자금이 곡물시장으로 유입되는 등 금융요인에 의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도 꾸준히 증가. 미국 달러화가 점차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국제금융자본이 곡물시장에 유입될 전망. 이미 2010년 7월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7월 셋째 주 소맥의 비상업거래 순매수 포지션이 양(+)으로 전환된 후 8월 넷째 주 2만 2,518계약으로 지속 증가. 2010/2011년도 인도의 쌀 소비는 14.7%, 중국의 대두 소비는 12.8% 증가할 것으로 예상

소맥 35.7%, 대두 20.5%, 옥수수 17.1%로 가격이 상승할 전망(상반기 대비)

수급 전망과 달러/유로 환율 등 他금융변수7) 를 기초로 주요 곡물의 2010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평균가격을 추정. 소맥 -5.1%, 대두 -2.4%, 옥수수 2.9% 등 곡물생산이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을 전제로 한 기본 시나리오의 경우 2010년 하반기 소맥 평균가격은 상반기 대비 35.7%, 대두는 20.5%, 옥수수는 17.1% 상승. 기상이변이 확산되어 공급이 더욱 감소할 경우(소맥, 대두 -10%,옥수수 -5% 생산 감소), 소맥은 상반기 대비 52.7%, 대두는 42.2%, 옥수수는 39.8% 상승할 전망

2. 곡물가격 상승의 경제적 파급효과

기상재해로 식량 공급불안 악화 시 소비자물가가 최대 0.54%p 상승

2008년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수입 곡물가격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는 0.27∼0.54%p 상승할 전망. 소맥, 대두, 옥수수 3대 수입곡물의 가격이 기본 시나리오 상승 폭대로 상승하는 경우, 생산자물가는 0.12%p, 소비자물가는 0.27%p 상승. 악화 시나리오대로 곡물가격이 상승할 경우에는 생산자물가가 0.22%p, 소비자물가는 0.54%p 상승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곧바로 국내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4∼6개월 정도의 시차 후에 물가상승으로 파급.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수입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곡물가격 상승이 생산자·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데 걸리는 시차가 존재

·반영 시차: 소맥 → 밀가루 6개월 이내, 대두 → 식용유 4개월 이내, 옥수수 → 배합사료 4개월 이내

국제곡물가격이 2010년 6∼7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시차 4∼6개월을 고려하면 11월 이후부터 가격인상이 파급될 가능성

소비자물가, 특히 체감물가에 큰 부담

소비자물가 중 식품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어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가중되고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불안이 심화될 우려. 소맥가격이 오르면 시나리오별(기본, 악화) 가격변동에 따라 제분(밀가루) 가격이 26.8∼39.6% 상승하며, 대두가격이 오르면 유지 및 식용유 가격이 5.5∼11.2% 상승. 식품가격 상승은 체감물가 악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상승으로 연결. 이미 기상이변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서민의 체감 물가수준이 크게 악화.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

Ⅲ. 한국의 식량 자급현황과 수입구조

1. 한국의 식량 자급구조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28위

한국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은 하락 추세를 지속해 2008년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49.2%와 26.2%을 기록. 한국은 소비식량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며 사료까지 포함한 곡물은 이보다 더 높은 해외의존도를 나타내 생산기반이 취약. 쌀은 국내생산으로 거의 자급이 가능하지만 쌀 이외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매우 낮으며 특히 밀과 옥수수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

·2008년 쌀 제외 곡물자급률: 소맥 0.4%, 옥수수 0.9%, 대두 7.1%

국민 식생활의 서구화가 가속화되면서 쌀 소비는 줄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과 사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하여 곡물소비의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 주식인 쌀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예전에 비해 크게 하락하고 있지만, 쌀 소비량 감소와 수입물량 증가로 인해 쌀 재고량은 최고 수준. 쌀 생산량은 2009년 490만톤으로 2000년의 530만톤 대비 7.1% 감소.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8년에는 쌀 한 가마에도 못 미치는 75.8kg으로 1980년 대비 42.8%감소. 식생활 변화로 인해 식용 밀과 사료용 옥수수의 소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해 곡물의 해외의존도를 더욱 가중

OECD 주요국은 한국에 비해 매우 높은 곡물자급률을 보유하고 있어 공급충격 발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 2005∼2007년 3개년 평균 한국의 곡물자급률 27%(FAO 자료 기준)는 OECD 31개국 중 28위에 해당하며 한국보다 곡물자급률이 낮은 국가는 일본, 포르투갈, 네덜란드에 불과. 공업국인 슬로바키아(133%), 체코(130%), 스웨덴(127%), 독일(105%)도 곡물자급률이 100%를 상회. 국내 곡물가격의 안정화 도모와 식량안보 달성을 위해 주요 선진국은 100%가 넘는 곡물자급률을 유지. 식량자급률이 높고 충분한 곡물재고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공급감소 등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작용이 가능해져 가격변동이 최소화

2. 한국의 곡물 수입구조

특정 국가 중심의 곡물 수입구조

한국은 대표적인 수입 곡물인 옥수수, 소맥, 대두를 대부분 미국, 중국,호주, 브라질 등으로부터 조달. 옥수수는 매년 약 800여만톤을 미국, 중국, 브라질, 아르헨티나로부터 수입해 대부분을 사료용으로 소비. 최근 자국 내 소비증가로 중국이 옥수수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중국으로부터의 옥수수 수입이 미미한 수준으로 축소. 소맥은 약 300여만톤 규모를 수입하는데 주요 수입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우크라이나, 중국 등. 소맥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되기 때문에 한국의 소맥수입국은 다른 곡물에 비해 다양.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두는 연간 수입액 약 130만톤 중 95%를 미국과 브라질에서 수입

곡물 메이저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곡물 확보력과 협상력이 취약

한국의 곡물수입은 영미계 곡물 메이저와 일본계 종합상사에 의존. 3대 곡물수입의 약 57%(2003∼2008년 평균)를 카길, ADM, BUNGE,LDC 등 세계 4대 곡물 메이저가 차지

·3대 곡물의 4대 메이저 수입 비중: 62.4%(옥수수), 46.8%(소맥), 46.3%(대두)

영미계 곡물 메이저뿐만 아니라 마루베니와 같은 일본계 상사도 한국 곡물시장에서 16%의 비중을 차지. 대두의 경우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일본계 상사가 장악

곡물 메이저가 한국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향유함에 따라 곡물가격이 상승하여 전반적인 식료품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고 소비자 후생도 감소. 특히 곡물 메이저는 가격 상승기나 불안정기에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하여 큰 이익을 취하는 경향. 2006∼2008년 곡물가격 급등기에 옥수수는 1톤당 약 20달러, 소맥은1톤당 약 50달러 더 높은 가격으로 공급. 한국 정부와 종합상사가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의 개발 및 보급을 우선시한 것도 메이저에 대한 곡물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3. 해외사례를 통해 본 선진국의 식량확보 노력

EU: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규모 정책적 지원

유럽의 선진국은 높은 곡물자급률을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 지원, 농지보전 및 생산성 제고정책을 적극 추진. EU는 1960년대부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공동농업정책(CAP)을 도입함으로써 가격보조와 생산보조를 통한 식량자급률 확대를 추구. 농촌이 유럽 전통의 근본이라는 인식과 내수경제 확대의 주역이라는 인식이 바탕. 유럽은 농지보전 정책을 통해 충분한 농지면적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성을 제고함으로써 곡물자급률을 높임

·국민 1인당 농지면적(ha): 프랑스(0.32) > 독일(0.15) > 한국(0.04)
·국가별 헥터당 평균 곡물 생산량(2008년): EU(4.4) > 미국(2.8) > 아르헨티나(2.7) > 구소련연방(2.5)

일본: 상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

일본은 미국을 포함한 상위 3개국에 대한 곡물수입 의존도가 높음. 일본은 지난 10년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부터의 3개국 수입 비중이 93.1%에 달하며, 이 중 특히 미국이 83.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 반면 한국은 미국, 중국, 브라질에 대한 의존도가 82.7%이며 수입비중이 가장 큰 미국은 44.5%로 일본보다는 작음

다만 식량확보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체제가 잘 구축되어 있고, 수입곡물의 상당 부분을 직접 확보하고 있어 공급이 안정적. 일본 정부와 종합상사는 1970년대부터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곡물 생산기지와 유통시설에 대해 장기적으로 투자. 수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농협단체인 젠노(全農)와 민간상사가 직접확보하고 있어 수입국 및 곡물 메이저로부터의 자립도가 높음

Ⅳ. 시사점

‘애그플레이션’에 대비한 중장기 대응방안을 모색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가격변동에 대응하고 물가 불안심리 진정에 주력.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국제곡물가격이 또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 최근 곡물가격 상승은 경기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을 부추겨 서민의 체감경기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의 최대 상승 폭은 0.54%p로 현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목표 범위(2∼4%)를 넘어설 정도의 충격은 아닌 것으로 판단. 곡물가격 상승이 불안심리 확산으로 이어져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필요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 물가상승에 대해서는 긴축 등 거시적 차원의 대응보다 수급안정 등 미시적 차원의 대책이 효과적. 수요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일시적 공급충격에 따른 물가불안 현상에 대해 금리인상 등 거시적 대응을 할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

곡물가격 변동에 一喜一悲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 신흥국 소득향상으로 인한 수요 확대 및 기상재해로 인한 공급불안 등으로 곡물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위험이 있음을 인식. 장기적으로는 수입구조 개선, 농업생산성 제고를 통한 식량자급률 향상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

공동 구매 및 직접 구매 확대와 해외 농장개발로 수입구조를 개선

현물과 선물 시장을 통한 곡물의 비축재고량을 늘리는 한편, 곡물의공동 구매 및 직접 구매를 확대. 곡물재고는 현물과 선물 형태로 보유 가능하며, 현물로 보유하는 경우 가격안정과 심리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지만 보관비용이 발생. 선물시장을 통한 재고비축은 선물계약 매수를 통해 가능한데, 계약만기일 이후 현물형태로 인수하기 때문에 보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 공동구매로 구매여력을 늘리고, 수요자가 직접 수출국 현지에 진출해 곡물을 구입하는 ‘직접 구매 방식’을 적극 활용해 가격협상력을 제고. 일본 젠노는 미국 현지에 수출용 엘리베이터 및 집하창고 등을 설치해 직접 조달하는 방식을 채용

개도국 농업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기업의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공급 루트의 다양화를 촉진. ODA(공적개발 원조) 및 기술이전 등을 활용해 곡물 생산국과의 외교관계를 강화. 신흥국의 농업개발 투자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 시스템을 강화. 투자수익률이 낮고 자본 회수기간이 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해외농지 취득에 필요한 금융 및 세제상의 지원 체계를 정비. 정부가 직접 토지를 취득하고 민간기업이 농기계, 인프라, 기술을 도입하는 형태의 민관합작 투자방식을 도입해 리스크를 경감

에너지와 광물 자원과 같이 곡물에도 자주 개발율 및 도입률 개념을 관리대상 지표로 삼을 필요

국적 곡물 메이저의 육성을 위한 환경 조성

글로벌 곡물 메이저의 과점화로 한국의 곡물 수입환경이 악화. 세계시장의 70%를 장악할 정도로 글로벌 곡물 메이저의 과점화가 진행. 이로 인해 한국의 가격 협상력과 독자적 수입여력이 약화되어 가격변동 리스크에 크게 노출

국적 곡물 메이저를 육성해 글로벌 메이저의 과점화에 대응하고 가격변동 리스크를 경감할 필요. 한국 중소 곡물수입회사의 합종연횡을 유도하고 아시아 내 중소 곡물수입회사의 인수합병을 유도하는 등 규모확대를 추진. 레드오션화된 구미나 중남미보다는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는 곡물 메이저를 우선적으로 육성. 한국 종합상사가 ‘해외 구입-국내 판매’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생산-유통-판매를 총괄하는 국외 거래를 확대하도록 지원. 기후변화 및 국제곡물생산과 관련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해외투자 관련 정보의 對民발신을 강화

농업의 생산기반 확대와 생산성 향상에 주력

국내에 농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품종개발, 新영농기술 도입 등을 통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증가. 지자체와의 협력하에 유휴지, 개척지 등을 일정기간 농업용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추진. 자급이 가능한 쌀은 현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한편 소맥은 자급률을 우선적으로 제고. 소맥은 상대적으로 수입단가가 높고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수입수요가 크기 때문에 자급률 제고의 효과가 타 곡물에 비해 큼

식품산업 발전을 통해 농업생산성과 생산기반을 제고하는 노력도 병행. 식품산업의 육성과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농업의 동반성장을 달성. 식품산업의 발전은 국내 농산물, 식자재 등의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농업생산 증가 및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기여. 식품산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농업발전을 견인하는 등의 효과를 달성하도록 다양한 농식품 비즈니스를 창출 [김화년 수석연구원 외]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
02-3780-8254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