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의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허용 요구’의 의미와 향후 계획
그간 한국교총은 최대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교육자적 신념과 헌법 제31조가 규정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의 고귀한 가치를 앞장서 지켜 왔다. 더불어,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그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를 근거로 한 정당법·사립학교법·공직선거법·교육공무원법·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등도 존중하고 성실히 따르고 있다.
이는 헌법 전문 및 제10조·제24조·제25조 등을 통해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고, 정당가입 및 활동 자유, 공직선거 출마의 자유 등 정치활동을 보장받고 있는 대학교원과 달리 유초중등 교원의 전반적인 정치활동 제한이 헌법상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기본권적 참정권이 이루어질 경우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 한국교총과 43만 유초중등 교원은 교육자답게 일체의 정치활동을 자제해온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유초중등 교원은 교육에만 전념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이러한 마음을 헤아려 정치권과 정부, 시도교육청은 그러한 여건을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육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학교현실을 외면한 교육정책의 남발로 학교의 실험장화 및 사회교육장화 지속,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 및 교육과정 개편 등으로 학생, 학부모, 현장 교원의 혼란과 교육개혁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일부 시도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교육적 체벌마저 전면 금지함으로 인해 학교 질서 및 교단 붕괴 현상의 가속화, 포퓰리즘식으로 부유층 자녀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여 교육 본질에 투입해야 할 교육예산 축소 등 그야말로 ‘공교육 위기’로 규정지을 만하다. 교육주체로 인정해야 할 교직사회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분위기에 따라 최근 한국교총의 유초중등 교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93%에 달하는 교원이 ‘현재 학교질서와 기강이 무너져 있다’라고 개탄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교육현실과 교단붕괴 현상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학생, 학부모, 교원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거기에 더해, 지난 6일, 시·도지사들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며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지난 17대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라 독립기구였던 시도교육위원회가 폐지되고 시도의회에 편입되어 16개 시도 교육위원회 중 8개 지역의 교육위 의장이 정당 소속 정치인 출신으로 채워진 바 있다. 더불어 올해 초 지방교육자치법 개악으로 그나마 과반수를 유지하던 교육위원회가 차기 선거부터 일몰제로 폐지되어, 시도의회로 편입됨은 물론 2014년 교육감 및 교육의원 선거에서는 후보 자격에서 교육경력을 축소하거나 없애고, 정당 가입 연한도 축소하여 특정정당 소속 교육수장과 교육의원이 나타나게 되는 등 정치권이 스스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듯 헌법 제31조 4항이 규정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의 3대 가치가 훼손되고 보장하지 않는 한계상황에서 유초중등 교원에게만 기본권적인 참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과 실종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교권 회복을 찾기 위해서라도 ‘교원 및 교원단체 정치활동 보장 요구’라는 절박한 호소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교총은 전국 유초중등 및 대학 교원 18만 5천명이 가입한 최대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육기본법 제15조 및 정관 제2조에 규정된 바대로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기여,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교육자단체답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요구와 활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힌다.
또한, 한국교총의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보장 요구’가 일각에서 우려하는 ‘학교와 교실안의 정치 및 이념수업을 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며, 한국교총은 그런 의사가 결코 없다는 사실과 전교조와는 다른 독자적 방향으로 전개할 것임도 분명히 밝힌다.
교원의 정치활동과 관련하여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교원들은 학교운영이나 교육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정치활동은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교원의 공무원법상 특수지위 이론으로 정당가입 등의 활동이 보장되는 등 기본권 보장에서 일반 공무원 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영국 또한 교원은 다른 국민과 똑같이 정치활동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정당에 가입하는 것도 국민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되고 있다.
교원단체 또한 미국의 최대교원단체인 전국교육연합회(NEA)는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바 있으며, 정치활동위원회를 구성하여 단체교섭은 물론 정치활동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영국의 교원단체는 교원의 의회 진출 지원, 관계 당국과의 접촉을 통한 교육과정 자율성 확보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독일은 경우에도 대다수 교원단체는 주요 정당별로 교원연합이 있어 지지하는 정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원의 정치활동이 보장될 경우, 전문성을 가진 교원 및 교원단체가 교육정책 결정에 참여하여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또한 교육여건 개선 및 교육투자 증대에도 영향을 미쳐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더불어 헌법상 기본권의 주체인 교원의 시민적 기본권 보장 수준 또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총은 2001년 대의원회 이후 매년 발간되는 ‘한국교총 당면교육정책 개선방안’ 및 대선, 총선 및 지방선거 교육공약 과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정치적 편향교육의 영향이 미치지 않고 근무시간 이외의 사적 영역에서의 기본권적인 참정권 보장을 요구해온 바 있다.
추후 한국교총은 27일(수)에 있을 이사회, 다음 달 말경에 개최될 대의원회 및 회원여론 수렴 등 민주적 과정을 통해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보장 요구’와 관련한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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