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강한 중소기업 만들기: 글로벌화’

서울--(뉴스와이어)--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 40%를 상회했지만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30%대에서 정체되어 있으며, 제조업에 속한 중소기업의 60% 정도는 전혀 수출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내수기업보다 높고 개선 속도도 빠르다는 사실은 글로벌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이 글로벌화하는 데에는 수출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 약한 브랜드 파워, 해외판매 네트워크 부재 등의 걸림돌이 존재한다.

1. 중소기업과 글로벌화

중소기업의 낮은 글로벌화 수준

한국의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 40%를 상회했지만 2005년 이후 30%대 초반에서 정체. 전체 수출 중 중소기업의 비중이 2001년 42.9%까지 상승했지만 2007년에는 30.5%까지 하락했으며 2009년에는 32.3%

중소기업은 매출 중 5분의 1 정도만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을 전혀 하지 않은 기업도 60%에 달함. 중소기업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07년 20.0%에서 2008년 22.1%로 소폭 상승.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 중 59.2%는 ‘수출 없음’이라고 응답했으며, 매출의 20%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은 20.3%에 불과

중소기업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글로벌화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의 이익률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내수기업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침.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3.05%에서 2008년 8.28%로 급상승. 내수기업의 경우 4.47%(2005년) → 5.54%(2008년)로 약 1%p 상승. 2007년에는 내수기업의 영업이익률(5.53%)이 수출기업(4.93%)보다 높았지만, 2008년에는 수출기업이 큰 차이로 역전. 2008년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3.35%p나 증가

자국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면서 경쟁력이 제고. 수출 중소기업은 기술·디자인 등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 교세라, 노키아 등도 목표시장을 자국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확대하면서 강자로 성장

시장정보 부족과 약한 브랜드 파워 등이 글로벌화의 걸림돌

중소기업이 글로벌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정보 부족, 약한 브랜드 파워, 해외판매 네트워크 부재 등. 기업 규모가 크거나 수출액이 큰 업체일수록 해외 시장 및 고객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음. 중소기업 중 37.7%가 글로벌화의 애로사항으로 ‘정보 부족’을 선택했지만, 종업원 수가 100인 이상인 업체는 55%, 수출규모 5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은 54%가 ‘정보 부족’을 선택

중소기업들은 수출이력 및 해외 파트너와의 거래기간이 짧으며, 수출경쟁력도 낮아 글로벌화 추진 시 어려움이 존재. 중소기업 중 46.9%가 수출이력이 5년 이하라고 응답했으며, 해외파트너와의 거래 기간이 10년 이상인 기업은 27.6%에 불과.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은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 현지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점유율이 ‘3위권 밖’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79.6%에 달하고, 수출경쟁력을 중위권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절반 이상

2.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성공사례

초기부터 글로벌 마인드로 제품·서비스 개발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처음부터 글로벌화를 위해 제품 개발. 글로벌화에 성공한 중소기업은 현지에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거나 현지기업과의 긴밀한 연계 관계를 강화. 글로벌 봉제완구 시장 3위 업체인 오로라월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각지에 글로벌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디자이너를 채용하여 지역 특성, 라이프 스타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생산. 2000년 중국에 진출한 은성전기는 3년간 50~60개의 현지업체를 발굴하여 이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품질도 철저히 관리. 일찌감치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일부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후 이를 기반으로 한국시장에 ‘역진출’하는 사례도 발생. 글로벌 레이저 마킹 장비 1위 업체인 이오테크닉스는 주력 장비를 해외기업에 납품하여 품질을 인정받은 후 국내기업에 판매. 락앤락은 ‘타파웨어’ 등 외국산 밀폐용기를 더 선호했던 한국에서 눈을 해외로 돌려 미국 홈쇼핑 업계 1위인 QVC 방송에 진출

서비스 분야의 기업들도 글로벌화가 힘들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과감하게 해외시장 진출에 도전. 최근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가속화. ‘카페베네’는 한국 커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1호점 개점 예정. 진출 분야도 한식 등 먹을거리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업 분야로까지 확장. 지식경제부와 KOTRA는 ‘이철헤어커커’, ‘박승철헤어스튜디오’, ‘크린토피아’, ‘다비치안경체인’, ‘잉크천국’ 등의 해외 진출을 지원

기존 거래 관계에 있던 기업을 글로벌화의 지렛대로 활용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과의 거래 관계는 해외시장 진출 시 이점으로 작용.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해외에 진출해 신뢰를 쌓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대기업과 동반 진출 시에는 신뢰성의 문제가 해결.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10번 가는 것보다 인지도 있는 대기업과 가면 3번 만에도 계약이 성사되곤 한다.”(대한민국 정책포털 2007. 7. 12. “해외 동반진출 ‘누이좋고 매부좋고’.”) 해외 인지도가 높은 기업과의 거래로 축적한 평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 2007년부터 현대자동차에 차량용 오디오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텔레칩스는 일본 닛산자동차에도 공급.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해외 동반진출 이후 해외 완성업체로부터 본격적인 수주가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 덴소와 아이신세키는 2003년 해외 동반진출 이후 해외 완성차 업체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주고객사인 도요타보다도 안정적 성과를 기록

먼저 해외 시장에 진출한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수출 시장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과 리스크도 감소. 기존 거래 관계에 있던 기업의 해외 인프라를 활용하면 해외 진출 시 소요되는 직접 비용이 감소. 세원정공은 한진의 미국 현지 유휴창고를 사용하면서 보관비의 37%를 절감했고, 한진도 유휴시설 활용으로 추가 수입을 달성. 중국 등 신흥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의 경험을 공유하여 중소기업의 해외사업 리스크가 감소. 갤럭시아 디바이스는 중국법인 운영 시 중소기업협력센터로부터 구매와 재료비 절감요령, 제품다각화 등을 전수받음

협력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적극 진출

신산업 진출 및 신제품 개발의 경우에는 사업 초기부터 차별화된 역량을 소유한 기업 간 협력으로 기회를 선점. 신산업은 시장성이 크지만 리스크도 높아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역할분담 시 상승효과를 기대. 국산화하지 못한 원자력발전 핵심 3대 기술 중 하나인 원전계측제어 시스템(MMIS)을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 간의 협력으로 개발했고, 2010년 4월에 착공한 신울진 1∼2호기에 이를 처음으로 적용. 핵심환경기술을 개발한 국내 중소기업 10개 사와 SK에너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3자 간 ‘녹색환경산업 대·중소기업 그린상생 동반체계 협약’을 체결. 신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 산업, 제품 간 융복합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업종 간 협력이 요구. 향후 제조업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업스트림(up-stream)부터 다운스트림(down-stream)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

한국이 특히 취약한 부품·소재 분야에서는 관련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윈-윈’이 가능. 완제품·부품업체가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과 소재를 공동 개발함으로써 수입을 대체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도 제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대기업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업 간 시너지를 증대. 현대모비스는 중국에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기술시험센터를 구축하고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들에게 전격 개방

3. 시사점

해외시장 정보 제공과 한국 브랜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

정부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추진 시 필요한 시장 및 각종 리스크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문제 발생 시의 적절한 대응 및 지원 방안을 모색.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인프라 확충과 해외 비즈니스 현장정보 제공 등 해외 신규사업 진출을 지원. 글로벌화 추진 시 지적재산권 보호, 품질 및 유통 과정의 글로벌 표준문제, 로컬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역량 제약 등이 발생할 소지. 뉴질랜드 가구회사 Criterion은 글로벌 가치사슬 진입 후 단기간에 급성장했으나 시장변화의 대응력 약화로 경쟁력을 상실

자체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Made in Korea’를 브랜드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브랜드 ‘Made in Korea’를 활용하여 중소기업의 브랜드 파워의 약점을 보완. 동대문 시장에서는 이미 ‘Made in Korea’ 자체가 브랜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시장을 겨냥한 온라인 마켓에서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 특히, ‘Made in Korea’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과

차별화하는 데에도 도움

중소기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중소기업은 ‘기술과 품질이 경쟁력’이라는 기본에 충실하여 한 가지라도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특정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R&D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 리필 잉크로 유명했던 잉크테크는 2005년 나노기술을 활용한 전자잉크를 개발하여 차세대 IT 소재 부품기업으로 변신. 자사의 기존 핵심경쟁력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생산성을 제고하는 노력도 필요. 삼진엘앤디의 금형공장은 설계도면에 바코드를 붙여 납기일을 35일에서 20일로 단축

중소기업이 보유한 핵심경쟁력에 旣진출 기업의 경험과 인프라가 부가될 때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더욱 용이. 고유의 기술력뿐 아니라 기업 간 네트워크, 현지기업과의 거래관계 등 다양한 형태의 차별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 중소기업은 자체 기술과 함께 파트너 업체의 명성 등을 주요 자산으로 이용해 특수, 틈새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할 수 있음

글로벌화에 적합한 인력 확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글로벌화에 적합한 인력 확보가 중요. 해외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 신속한 의사결정, 유연한 사고 등을 소유한 인력이나 조직이 필요. 융복합 신제품을 창출하고, 신시장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조율 가능한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인력이 필요

대기업 퇴직 인력을 활용하여 전문 인력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 전경련의 경영닥터제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도 증가. 대기업 경영진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대기업의 경험을 중소기업에 전수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매출이 30% 급감했던 일림나노텍은 경영자문단의 도움으로 6개월 만에 매출 회복 [삼성경제연구소 김정우·박찬수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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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