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학살 지시규탄 학교 대표자 선언문
지난 2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부교육감회의를 소집해 정당 후원 관련 전교조 교사 전원을 파면, 해임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주호 장관은 다음날 국정감사에서 ‘지시’가 아닌 ‘부교육감들의 협의’일 뿐이라며 구차한 변명과 발뺌으로 일관했다. 한나라의 교육수장이 보여주는 비겁함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부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징계 의결 시기, 징계 양형 결정 권한은 시도교육청에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이 업무를 담당한 교과부 차관이 지금의 이주호 장관이다. 그런데 이주호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태도를 돌변해 징계 강행을 시도교육청에게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의 발언은 국민을 향한 약속과 발언임에도 장관은 손바닥 뒤집듯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만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주호 장관은 부당하고 불법적인 징계 지시에 대해 사죄하고, 징계위원회 강행 지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수능을 앞두고 학교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학부모와 학생, 교사를 불안하게 만드는 장관은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 법원의 판결 이후 징계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으며, 그것이 학교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입시와 관련한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입 자율화 정책’은 부와 정보로부터 소외된 대다수 국민들에게 엄청난 사교육비 고통과 자괴감을 안겨준 ‘불공정 게임’의 놀이터일 뿐이다. 고려대 입시부정 사건은 대입자율화 정책이 가져다 준 교육 모순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교과부는 국·영·수 수준별 시험 실시, 탐구영역 시험 과목 축소, 제2외국어/한문 수능 제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능 개편안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과도한 수능 부담을 완화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과 부의 대물림 구조인 서열화된 학벌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살인적인 입시 경쟁 체제 하에서 이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수능 개편안은 국·영·수 비중을 늘려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고 그에 따른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늘어날 것이다.
교과부는 또한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점수 위주의 학생 선발이 개선됨에 따라 수능을 간소화하고 그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이번 수능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제도다.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확대 추진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만 커지고 있으며 특목고를 위한 입시제도, 특정지역의 학생만을 위한 입시제도라는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방침대로 대학 입시 완전 자율화가 이루어지면 입학사정관제는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부금 입학 도입의 합법적 창구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제도의 확대는 대다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불공정’한 입시 제도의 확대를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교과부는 수능 개편이 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반영하여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기막힌 논리를 펴고 있다. 2009개정 교육과정은 이미 교육과정 정상화에 역행하는 정책임이 드러났다. 전인교육은 사라지고 오로지 입시위주의 국·영·수 편식 수업만이 강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기에 잘못된 교육과정에 입시 제도를 꿰맞춘 작금의 수능 개편안이 제대로일 리가 없는 것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과 수능 개편안이 현실화된다면 공교육 정상화의 길은 멀어질 뿐이며, 특히 고교 교육은 대학 입시 전형 제도에 완벽히 종속될 것이다.
입시제도 개선 방안 논의는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 학벌 위주 사회 구조 속에서 체질화된 채용과 임금 차별을 폐지하는 등 사회 개혁의 방향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당장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별 없는 입시제도 개선 방안 마련과 더불어 잦은 제도 변경으로 인한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우리 학교대표자는 다음과 같은 뜻을 모아 정부에 촉구한다.
정부는 전교조 교사 대량 징계, 교육대학살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시도교육감은 징계위원회 연기로 지방교육자치의 자주적 권한을 당당히 주장하라!
정부는 국·영·수 편중의 졸속적인‘수능 개편안’시행을 중단하라!
정부는 ‘(가칭)입시개혁 국민위원회’를 구성하고 미래지향적 입시개혁을 실시하라!
정부는 대입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금제 불가)유지 입장을 천명하라!
정부는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객관성·투명성·전문성을 보장하라!
정부는 고교서열화 조장하는‘대입 자율화 정책’을 즉각 재검토하라!
정부는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원법정정원을 시급히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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