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베일에 가려진 16억 무슬림 시장 공략법’
1. 주목해야 할 무슬림 시장
무슬림 시장이 거대시장으로 부상
인구 규모 16억 명의 무슬림 시장이 향후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제력, 급속한 인구증가율, 왕성한 소비성향 등은 무슬림 시장의 장점. 다산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로 인해 출산율이 높으며 무슬림으로 개종하는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 무슬림은 주로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 거주하나 독일(407만), 프랑스(355만), 미국(245만), 영국(165만) 등 서구지역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유럽 거주 무슬림이 확산됨에 따라 유럽과 아라비아 합성어인 유라비아(Eurabia)라는 용어도 등장했으며, 한스 블레징거 뮌헨大교수는 2025년 유럽 인구의 10%를 무슬림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
이슬람 문화권은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종교를 기반으로 동질성이 강한 거대시장(Mass Market)을 형성. 각국의 경제 수준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는 차이가 나지만 종교적, 문화적 동질감이 강함. 중동권은 진보(시아파)와 보수(수니파)로 구분되고, 아프리카 및 유럽권은 세속화된 무슬림이지만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행태는 유사
소비성향이 높아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
무슬림은 폐쇄적, 금욕주의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알라가 창조한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종교원리로 인해 의외로 소비에는 관대. 이슬람 전통주의자는 쾌락적, 향락적인 서구 소비문화에 거부감을 갖지만 의식주와 관련된 기본욕구 충족에는 매우 긍정적. 오일달러로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서구 소비문화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수용하는 등 타 문화를 향유하는 소비행태도 점차 확대. 고급주택, 자동차, 고가품 등 프리미엄제품의 구입에 적극적이며 혼수품목을 구입할 때도 유사한 소비성향을 보임. 기술과 모델 면에서 최첨단 제품을 선호하며, 2008~2009년 불황에도 혼수 비즈니스는 호황을 누림
개인적인 친분관계인 ‘와스따(wasta)’를 중시하고 집단의식이 강해 유행 확산에 유리. 사회적 관계와 명예를 중시하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와 소문에 민감. ‘밤새 이야기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무사하라(Musahara)’가 시사하듯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며 남성들도 ‘디와니야(Diwaniya)’라는 사교모임을 통해 의견을 교환. 이방인을 경계하나, 아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관대하며 면식관계가 형성되면 이방인이라도 쉽게 친구로 수용. 조금만 친해지면 남자는 아키(akhi, 형제), 여자는 우크티(ukhti,자매)라고 호칭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제약이 많았던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소비 파워도 증가하는 추세.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족 중 남성연장자가 구매결정권을 독점했으나 핵가족화 로 인한 의사결정권 강화, 교육여건 향상 및 사회진출 증대, 경제력 증가로 여성의 소비권리도 확대. 여성의 소비영역으로 간주되는 인테리어와 주방용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자녀에 대한 지출 비중도 급증. 실내 쇼핑몰이 확산됨에 따라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아온 여성들이 엄격한 교리와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탈출하여 개성과 욕구를 충족
2. 무슬림 시장의 독특성 및 성공사례
무슬림 시장의 독특성으로 인해 해외기업의 시장진입이 어려우나 일단 진입하면 기회선점이 가능. 의류·패션, 식음료, 금융상품 등은 무슬림 고유성이 유지되는 대표 분야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 종교적 가치관이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으므로 이 점을 염두에 둔 진입전략이 필요
① 의류·패션: 종교적 관련성에 유의
종교적 정체성을 반영한 패션 아이콘
의류·패션은 물론 상품 디자인, 포장 등 다방면에서 종교적 금기를 유의할 필요. 생물체 문양을 이미지화해서는 안 되며, 선호하는 색상과 그렇지 않은 색상이 분명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함. 우상숭배를 엄격히 금지하게 때문에 조각, 회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 묘사를 꺼려해서 기하학 문양이나 아랍어 서체가 발달. 선호 색상은 녹색(이슬람 상징), 흰색, 붉은색, 검정색, 금색이며,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푸른색은 비선호 색상
종교 특성상 지나치게 과장된 광고나 공격적인 광고는 싫어하며, 도덕적인 메시지나 理性的광고에 강하게 자극받는 것으로 나타남. 매장 내 상품진열이나 마네킹 활용, 사진을 사용한 광고의 경우에도 금기를 어기지는 않았는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
종래 무슬림 여성의 베일 착용은 종교적 정체성의 상징으로 정숙하고 깨끗하며 경건한 이미지를 표현해왔으나, 최근에는 패션 아이콘化. 다양한 베일 스타일, 문양, 옷감 등은 패션의 상징물이 되고 있으며 베일에 가려지지 않는 ‘눈’ 성형 및 화장품 시장이 발달
무슬림 정서를 반영한 한국 최초의 아랍어 온라인 게임업체, 갈라랩
갈라랩은 2009년 3월 급성장하는 중동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두바이 업체 Gamepower 7과 제휴하여 20개국에 서비스. 캐릭터 디자인과 배경음악 선정 시 금기사항을 유념하여 무슬림 문화에 맞게 그래픽 콘텐츠를 再제작. 앞서 중동에 진출했던 <포켓 몬스터(日)>가 진화론을 지지하고 도박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으며 철수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음
중동시장을 겨냥한 <아랍 라펠즈>는 현지 인기 순위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라그나로크 온라인> 도 무슬림의 정서를 반영하여 게임서비스에 성공. 여성 캐릭터의 피부 노출을 완전 차단하고, 십자가, 별 등의 문양을 제거했으며 게임 사운드 트랙이나 등장인물의 소리 등도 수정하여 문화적 금기사항을 게임에서 삭제. 텍스트 화면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써나가는 방식을 선택
② 식음료: ‘할랄(허락)’ 식품
음식에 대한 금기가 의약품, 화장품으로 확대
음식에 관한 무슬림의 기본철학은 알라를 경배할 수 있도록 건강한 신체를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금지음식과 허락음식을 엄격히 구분. 허락 음식(할랄, halal): 다비하 과정을 거친 소, 양, 염소, 사슴, 낙타, 닭 및 각종 해산물, 과일과 야채 등. 금지 음식(하람, haram): 다비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고기, 돼지, 피, 제사음식, 술 등. 알코올 금지 율법으로 커피, 차 문화가 발달
할랄 식품 규정으로 인해 非무슬림 국가들의 수출품 원료와 성분이 변경되거나, 전통 식품의 주재료나 성분이 바뀌는 경우도 발생.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쇠고기 분말스프가 들어간 라면, 돼지의 젤라틴이 들어 있는 초코파이, 요거트 등이 원재료를 변경.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수출품목인 햄버거나 샌드위치의 주재료가 베이컨에서 훈제 칠면조 고기 등으로 교체. 뵈르주아(북아프리카 지역 출신 젊은이를 뜻하는 뵈르(beur)와 부르주아 합성어)가 타깃인 할랄식 햄버거로 미식가에게 인기
음식에 대한 까다로운 검열이 의약품, 화장품에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최근의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도 부합. 알코올 성분을 배제하고 천연 원료를 사용한 무슬림 전용 화장품이 출시되어 인기. 친환경·자연 화장품 수요 증가 추세 속에서 非무슬림계 여성들도 할랄 미용용품에 관심. 친환경주의자, 채식주의자에게도 호응을 얻으며 시장이 확대
할랄식품 개척의 선구자, 네슬레
신시장 창출 노력의 일환으로 무슬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여 할랄식품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 ‘AOA Zone(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권)’ 인구의 30%를 무슬림으로 파악하고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인식.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를 무슬림 3大핵심시장으로 선정하고, 말레이시아를 할랄식품의 글로벌 연구 및 생산 거점화. 전 세계 456개 생산시설 중 85개 공장의 154개 제품 라인이 할랄식품으로 공인받았으며, 유럽에서도 19개 생산공장이 공인
또한 유럽 무슬림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유통점인 까르푸, 테스코, 오샹(Auchan) 등에 대규모 할랄식품 코너를 마련. 에스닉 푸드(ethnic food)로서 할랄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면서 시장규모가 매년 12%씩 성장세. 현재 유럽의 할랄식품 시장은 665억 달러 규모
③ 금융: 이자 금지 율법을 따르는 금융방식
무슬림 전용에서 非무슬림까지 확대
이슬람 금융(Islamic Finance)은 ‘샤리아’ 원칙을 준수하는 독특한 금융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최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 금전 대여에 따른 이자(Riba) 수취 금지, 도덕적·사회적·종교적 판단(Maysir)에 부합, 불확실한 거래(Gharar) 배제, 이익 및 손실을 공유하는 파트너십 등의 원칙을 이행한 금융거래만이 사회적으로 통용. 2000년대 들어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금융위기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非무슬림권도 관심. 금융거래 시 실물거래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안정적이어서 글로벌 금융위기 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 구현
이슬람 금융은 중동지역과 말레이시아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북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및 북미지역으로까지 확산 중. 이슬람 금융 자산은 2008년 말 9,510억 달러로, 2010년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이란 2,932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1,279억 달러, 말레이시아 865억 달러 順. 특히 말레이시아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으로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고, 영국은 非이슬람권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이슬람 금융을 육성하여 서방의 허브 역할
무슬림 금융의 대명사, HSBC Amanah
2010년 2월 EUROMONEY誌로부터 최고 국제 이슬람 금융기관으로 선정된 HSBC Amanah19)는 이슬람권 금융서비스 사업을 위해 1998년 설립. 무슬림 고객들이 종교적 신념과 상충하지 않으면서도 안심하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HSBC가 별도의 브랜드를 도입하여 차별적으로 운영. 특히 이슬람권 부유층들은 샤리아 율법을 위배하지 않고 HSBC의 글로벌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매력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슬람 금융의 인기를 업고 非무슬림을 포괄하는 영업전략을 전개. 샤리아 율법 준수가 도리어 금융상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 시도
3. 시사점
무슬림의 종교적·문화적 독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할랄’ 비즈니스를 전개. 식품은 물론 화장품, 의약품, 여행 및 서비스업 등 타 분야에서도 할랄인증(halal certification) 획득이 필수. 또한 디자인이나 상품 패키지의 경우도 색상, 문양, 종교 관련 단어 등을 선정할 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 무슬림의 문화와 종교 및 가치관을 존중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
한국기업에게 익숙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한 후 중동 및 전 세계 무슬림 시장을 공략하는 수순. 특히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직접 식품 관련 할랄인증을 발행하여 해외기업의 공장 유치나 중동에 대한 무역을 촉진하는 ‘할랄 허브’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슬람 금융에도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 일본 유산균 음료기업인 야쿠르트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 취득을 통해 11개 무슬림 국가로 시장을 확대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는 입소문의 영향력을 활용. 오락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입소문의 영향력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큼. 젊은이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물론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의 판촉정보와 개인적인 상품평가까지 전달[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
02-3780-8191
이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