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성장의 화두, 플랫폼’

서울--(뉴스와이어)--최근 플랫폼이 기업 간 경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이 자사의 핵심자산(물류 인프라, 결제 시스템 등)을 외부 업체에 제공하는 등 플랫폼 활용을 본격화하고 있고 PC,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분야에서는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다. 플랫폼은 ‘다양한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로, 자동차의 차체 및 엔진, 온라인 쇼핑몰, 방문서비스 네트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플랫폼이 폭넓게 활용되는 이유는 고객니즈 다양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하며, IT 기술의 발달로 플랫폼 구축과 활용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1. 새로운 성장모델, 플랫폼

플랫폼이 경쟁의 쟁점으로 부상

국내외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하거나 플랫폼을 핵심전략으로 제시. 아마존, 월마트, 스타벅스 등은 자사의 핵심자산을 외부 업체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플랫폼의 활용을 본격화. 아마존은 아마존 웹 스토어 서비스를 통해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 결제 시스템, 물류 인프라 등을 외부 공급자에게도 제공. 현대카드, 웅진코웨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한국기업들도 기업의 비전 및 핵심 전략에서 ‘플랫폼’을 주요 화두로 제시

최근 IT 산업에서는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치열. 2008년 애플의 앱 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출시로 촉발된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PC, 스마트폰, 인터넷, 미디어 등 전 분야에서 전개

플랫폼은 고수익 창출과 성장을 위한 도구

플랫폼은 “다양한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유무형의 구조물”. 산업과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하는 플랫폼들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 용도에 공통적으로 활용된다는 것. 예를 들어, 자동차의 차체나 엔진을 특정 모델만이 아니라 다수 모델에 공통적으로 사용해야만 이를 플랫폼이라 할 수 있음. 기업이나 개인 참여자가 플랫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규칙이나 도구를 사전에 계획. 예를 들어, 철도 플랫폼에는 편리한 이용과 안전을 위한 구조물(적당한 높이의 평평한 대(臺))과 플랫폼 번호, 시간표 등의 운영 규칙이 존재. 자동차나 철도 플랫폼처럼 유형인 경우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이나 컴퓨터 운영체제처럼 무형인 경우도 존재

플랫폼의 활용 유형에 따라 비용 절감, 수익 증대, 산업 주도권 확보가 가능.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제품 플랫폼, 고객플랫폼, 거래 플랫폼으로 구분. 제품 플랫폼은 비용 절감, 고객 플랫폼은 수익 증대가 활용 목적. 거래 플랫폼은 고객 고착화(lock-in)2)와 세력 확장을 통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어 잠재력이 막대. MS-DOS와 윈도로 PC 운영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MS는 30년간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윈도는 현재도 약 7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고객과 사업의 다양화, 경쟁 심화, IT 발전이 플랫폼 활용을 촉진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사업 모델이 복잡해질수록 플랫폼 수요가 증가. 소비자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상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 선진국 소비자뿐 아니라 개도국 소비자의 니즈에도 대응해야 하므로 필요한 상품의 폭이 확대. 자동차와 IT, 전력과 IT 등 이질적인 산업을 통합해 신사업을 진행하려면 통신 프로토콜, 정보 표시방식 등에서 공동의 플랫폼이 필요

제품 수명이 단축되어 매년 더 많은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므로 개발 비용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 IT 등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신모델 출시 주기가 점차 단축되는 경향. 노키아가 출시한 신모델 수: 10개(2000년) → 34개(2009년). 부품이나 인프라 등의 플랫폼을 공동으로 활용하면 다양한 상품을 개별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이 절감(범위의 경제)

IT 기술의 발달로 IT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들의 보급 확대로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용이. 소프트웨어 기술 발달로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정보 기기 및 저장매체의 가격이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어 플랫폼 운영비용은 저렴. 광대역망의 확산과 통신비용의 하락, PC나 모바일 기기의 보급 확대로 기업과 개인이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쉽게 정보를 교환

2. 플랫폼 활용 5계명

플랫폼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획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 플랫폼을 개발하여 공급자와 고객을 확보하고 개방과 확장을 통해 플랫폼의 가치를 제고. 단기 수익이나 급격한 양적 성장만을 추구할 경우 플랫폼이 안착하지 못하고 좌초할 우려

① 가치 있는 플랫폼을 발굴하라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가치 있고 폭넓게 활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를 플랫폼으로 선정. 플랫폼은 IT, 자동차 등 특정 산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존재할 수 있으므로 ‘모든 것이 플랫폼’이라는 발상이 필요. 제품, 고객, 거래 인프라뿐 아니라 기술이나 브랜드도 모두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잠재력 보유. 제조업의 경우 제품과 같이 사용되는 콘텐츠,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에 플랫폼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 애플은 아이팟을 출시할 때 아이튠스 스토어를, 아이폰을 출시할 때는 앱 스토어를 구축하여 제품과 플랫폼을 연계

②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라

초기에 일정 수준(critical mass) 이상의 공급자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 플랫폼을 활용하는 판매자의 수가 많을수록 거래 품목이 다양해지므로 고객의 수도 함께 증가하고 이는 다시 판매자의 참여를 촉진(네트워크 효과). 스마트 기기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면 기기의 판매가 늘어나고 이는 다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촉진. 플랫폼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판매자와 고객의 수가 충분해야 하나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처음부터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므로 먼저 한 집단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 판매자는 고객이, 고객은 판매자가 많아지기를 기다리므로 초기에 어느 누구도 먼저 참여하기를 꺼리는 현상이 발생

③ 개방하고 확장하라

기업 내부에서만 사용하던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 개방하여 플랫폼 가치를 제고. 제조 플랫폼을 동종 업계에 개방할 경우 비용 절감 폭이 증대(규모의 경제). 르노, 닛산, 다임러 3社와 BMW, 푸조시트로앵 2社는 각각 비용절감을 위해 소형차 플랫폼의 공유를 추진. 기존에 구축해놓은 플랫폼에 외부 업체를 참여시킬 경우 새로운 수익원이 발생하고 고객충성도도 향상.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구축한 고객 플랫폼에 쇼핑, 게임 등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추가

기존에 성공한 플랫폼을 다양한 제품에 적용. 개별적으로 생산하는 제품 비중을 줄이는 대신 플랫폼을 통해 생산하는 비중을 높이거나 플랫폼에 속한 고객 수를 증대.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했던 자사 운영체제(iOS)와 앱 스토어를 아이팟과 아이패드에도 적용하여 플랫폼 사용자 수를 증대

④ 단기 수익을 추구하지 말라

플랫폼 구축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추구할 필요. 플랫폼 구축 초기에는 생산 및 마케팅 프로세스 변경, 참여자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인해 적자가 될 소지가 큼. 그러나 플랫폼이 정착된 이후에는 직접적인 사업 수입뿐만 아니라 플랫폼으로 인한 다양한 파생 수입도 기대 가능.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무료로 공개하고 애플리케이션 판매 수익도 개발자와 통신업체에 각각 30%, 70%를 배분하는 대신 광고수입에만 집중

⑤ 급격한 양적 성장을 경계하라

플랫폼이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유의하고,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원을 과다하게 확장할 경우 고객이 반발할 우려가 있고, 외부 업체의 참여가 늘어나면 품질이 저하될 소지. 게임 콘솔 업체는 품질이 낮은 게임이 출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증을 통해 개발업체를 엄격하게 관리. 플랫폼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공급자 간 경쟁이 과도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지역 할당 등을 통해 일정 수준 참여를 제한. 2000년 GM, 포드, 다임러 등은 B2B 부품 거래시장 코비신트(Covisint)를 개설했으나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우려한 부품업체들의 불참으로 활성화에 실패하고 2004년 매각. 플랫폼을 개방하거나 확대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거나, 현재 플랫폼 가치가 충분히 높다면 플랫폼 범위를 기업 내부로 한정하는 것도 고려

3. 시사점

기업의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

플랫폼을 발굴하는 안목과 활용하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 미래 경쟁의 핵심 이슈는 다품종 소량생산 및 고객화를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달성하는 가임(cost-effective variety). 다품종 소량생산, 경쟁 심화, 업종 간 컨버전스, IT 발달 등은 향후에도 지속될 트렌드이므로 플랫폼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전망

성장 전략 수립 및 신사업 발굴에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 한국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점차 확대되고 해외 경쟁사의 플랫폼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제품이나 개별 사업 단위가 아닌 플랫폼 기반 사업구조로 변화를 시도할 필요. 비용 절감 목적의 제품 플랫폼은 일부 활용되고 있으나, 수익 증대 목적의 고객 플랫폼과 사업 주도를 위한 거래 플랫폼은 도입 단계. 제품 플랫폼은 제조업에만, 고객 및 거래 플랫폼은 서비스업에만 적용 가능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제품 플랫폼, 고객 플랫폼, 거래 플랫폼을 균형적으로 활용. 특히, 신사업의 경우 플랫폼 도입, 참여 인센티브 제공, 개방, 확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이 필요. 스마트 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최근 주목받는 신사업은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는 구조이므로 참여 인센티브의 설계가 중요

‘플랫폼 사고’를 다양한 문제 해결에 활용

문제를 플랫폼 관점에서 분석하는 플랫폼 사고(platform thinking)는 플랫폼이 아닌 대상에도 적용 가능. 플랫폼 사고는 (1) 시스템에서 핵심이 되는 공통 구조를 발견하여 이를 플랫폼으로 정한 후, (2)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사용규칙을 표준화하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것. “플랫폼 사고는 기업의 활동이나 상품에서 공통된 논리와 구조를 찾아내어 이를 활용하는 것”(美노스웨스턴大모한비르 소니 교수). 신도시, 공항 등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전력거래소 등 새로운 거래시장을 도입하여 활성화시키는 데도 플랫폼 사고가 유용 [삼성경제연구소 최병삼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최병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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