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오늘 교과부 이주호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빌어 ‘단위학교 자율역량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오늘 발표 내용은 2008년부터 시작된 현 정부의 ‘학교학원화 정책’(학교자율화 정책) 3단계 발표에 이은 것이다. 하지만 발표한 내용 대부분이 기존에 추진 중이거나 법률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별반 새로울 것이 없다.

오늘 발표한 내용 중 핵심이 되는 것은 민주·진보교육감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통제하기 위한 ‘시도교육감의 학칙인가권 폐지’이고, 다른 내용은 진보교육감의 교육정책 옥죄기라 비난을 면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발표에 불과하다. 이는 체벌금지와 인권조례 제정 등, 그동안 중앙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시도교육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실현하고 있는 것에 심통을 부리고 나선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그동안 소위 학교자율화 정책으로 무소불위의 권력과 전횡을 일삼고 있는 학교장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으로, 단위학교를 ‘학교장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실제 학교비리의 대부분이 잘못된 승진제도와 학교장을 중심으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학교장의 권한을 강화시키면서도 이를 견제할 방안이나 공모제 법제화 등 교장승진제도 개선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별 성과급, 학교와 시도교육청 예산 차등지원 등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이미 실패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당근을 통해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오기의 발로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학교는 점수올리기 경쟁의 늪에 빠져들 것이다.

‘단위학교 자율역량 강화’에 대한 입장

교과부는 학교와 지역단위 교원임용과 외부전문가의 교직진출 등을 위해 또다시 법령 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와 지역단위로 교사를 채용해야 우수한 교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현재 국가공무원으로 되어 있는 교원의 신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교과부는 학교장의 권한과 책임을 법제화하여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현 초중고등학교를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교과부는 학교장의 권한을 통제하고 견제할 어떤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성적지상주의의 교육과정 파행은 극에 달할 것이며, 예산 지원을 명분으로 정부정책에 충성하는 교장만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전교조는 학교장이 학교운영 전반에 관하여 결정하고 집행할 권한을 가진다면 교원노조가 학교장을 상대로 한 교섭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학교 현장 중심의 행정 지원체제 구축’에 대한 입장

교과부는 시도교육청 평가를 통해 예산 차등지원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시도교육청 평가 항목에 학교성과를 반영함으로써 교과부가 주장하는 학교운영의 자율성은 역으로 통제받게 될 것이다. 시도교육청은 교과부 평가를 위해 학교별 평가를 강화하게 될 것이고, 이 항목에 일제고사 성적이 반영됨으로써 교육청과 학교장은 교사와 학생들을 점수 올리기의 경쟁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게다가 학교성과급 평가도입은 교과부가 주장하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아닌 “예산과 성과급을 위한 점수올리기 활동”에 전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교육성과 중심으로 재정지원체제 간소화’에 대한 입장

교과부는 일제고사 성적,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 취업률 등을 교부금 배분의 주요지표로 개정하였다. 이는 교육여건이 안 좋은 지역에 대한 교사들의 근무 기피 현상을 가져오고, 인사권을 갖고 있는 학교장을 중심으로 한 교사들의 줄서기 현상만을 강화시킬 것이다.

기존 학력향상 중점학교 등을 이른바 ‘창의학교 지원사업’으로 통합 연계 운영한다는 것은 교과부의 입맛에 맞는 학교에만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자율학교 운영에 대한 성과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학교유형을 만드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의 남발이다.

아직 그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창의학교를 내년부터 운영하겠다는 것이나,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각종 학교를 창의학교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이것이 급조된 ‘유령학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학력향상중점학교를 창의학교로 지정하겠다는 것에는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결국 교과부가 제시한 ‘창의학교’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 및 학교혁신 운동에 대한 치졸한 대응에 불과하며, 교과부는 국민적 공감과 기대를 받고 있는 혁신학교 등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나 확대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학교지원을 위한 국가-지방간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입장

가칭 ‘지역교육발전포럼’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고 있는 민관 거버넌스의 또 다른 변형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기구라면 시도교육청별로도 충분히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교육자치 시대에 시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구성하여 운영할 것을 교과부가 개입할 이유와 명분이 없다. 교과부가 지역교육발전 포럼을 구성해 지역교육정책에 개입하려는 것은 자칫 지방교육자치에 개입해 이를 훼손하고 훼방 놓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 교과부의 발표는 극히 실망스럽다. 교과부가 진정으로 학교가 교육개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면 학교개혁의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승진제도 개선 및 임용의 투명성 보장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 교장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학교 운영위원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과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법제화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교과부는 학교장의 자율권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앞서 민선 교육감의 기본적인 교육자치 권한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법률에 명시된 사항을 제외하고 교육감의 권한으로 위임된 사무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스스로 법령을 초월하는 일방적인 지침 및 시정 권고 등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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