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원능력개발평가 모형개선방안 발표에 대한 입장
정부가 법률 제정을 통해 추진하려다 시도교육청별 규칙으로 시행되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는 2004년 사교육비 경감방안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제도 자체 도입을 위한 대립만 있었을 뿐 △제도 도입의 목표가 무엇인가 △기존의 교원평가제도인 근무평정과는 어떻게 다른가 △제도시행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 함양과 사교육비 절감은 이루어질 것인가 △이른바 부적격 교원대책으로 실효성이 있는가 등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생산적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교육적 입장에서 교원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두고 ‘평가를 반대하는 교원단체의 조직이기주의’라는 식의 흑색선전만이 난무해 왔다.
오늘 발표에 따르면 학생만족도 조사과정에서 일괄 입력을 강요하는 일이 태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에 비해 학생들의 조사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부모의 설문 참여율 역시 50여%에 불과하다. 그리고 동료교원 평가에서 우수교원 비율이 학생 학부모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올해 시행된 교원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현재의 평가 방안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 12월 7일, 박영아 국회의원이 개최한 ‘교원능력개발평가 성과와 과제’에서 발제자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교원평가가 교육발전에 기여한 정도’와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긍정적 반응이 50%를 밑돌았다. 이는 이 제도 자체의 적합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교원의 경우 15% 정도만이 제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역시 현행 제도가 심각한 결격사유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교과부 스스로도 제도 시행과정상의 객관성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평가대상과 평가문항 축소, 평가결과 활용 개선, 평가주체의 표집화 방안, 평가방식 개선 등을 개선책으로 제시하였다.
이렇게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제도 자체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교과부도 이를 인정해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시도교육청별로 능력향상연수 대상자를 선정해 시도교육청별, 학교별 연수를 실시하라는 것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이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애초 목적과 달리, 흠결이 있는 제도와 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무능한 교사 낙인찍기’ 라는 교사들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럼에도 교과부가 교원을 대상으로 ‘능력향상연수’를 강행하려는 것은 교원평가 및 그 결과 활용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면해보려는 꼼수이며, 잘못된 제도임을 인정하고서도 대중인기영합주의를 이용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보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또한 이 계획은 사전에 예고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현장교원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행의 교원평가가 시도교육감의 규칙으로 시행되는 상황에서 교원연수실적을 시도교육청 평가자지표로 반영하겠다는 것은 ‘세부추진 방안은 시도교육청 자율로 해야 한다’는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교과부가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 또한 교과부가 연수대상자 선정기준과 연수 기간, 시간기준을 공통으로 제시한다는 것은 법률적 근거가 없는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교과부 마음대로 좌우하겠다는 월권적 행위이다.
한편 교과부는 오늘 자료를 내면서 전북교육청 때문에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치졸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전북교육청은 △현행 교원능력개발평가가 법률적 근거가 없으며 △학생 인기 영합식 평가로 교사들의 학생생활 지도에 어려움을 가져올 것 △학부모의 익명성 보장이 미흡해 참여율이 낮고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많은 전북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의 정확한 근거를 들어 전북실정에 맞는 ‘수업평가제’ 실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이런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해서는 지난 8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교과부에 건의한 바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의미 없는 동료평가를 폐지하고,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는 종합적인 학교운영평가와 서술형 의견 조사로 대체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해 왔다. 이와 함께 교과부가 추진해 온 교원능력개발평가란 것이 교과부가 주장하는 교육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교원평가에 대한 현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교원 통제정책을 강화해 나갈 경우, 현장 교사들의 교원평가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 등 저항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대안은 시도교육감 규칙으로 시행되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지역 교육주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시도별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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