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한국경제의 수출 다변화 현황 및 시사점’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는 SERI 경제 포커스 제320호 ‘한국경제의 수출 다변화 현황 및 시사점’를 발표했다.

1. 금융위기 이후 수출 집중도 변화

수출 대상국 및 품목 면에서 한국 수출 다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

한국의 수출 구조는 금융위기 회복 과정에서 중국 및 주력 산업에 대한 집중도가 증가하는 추세. 최근 수출의 빠른 증가세 속에 對中수출이 전체 수출의 4분의 1에 달하는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심화. 2010년 1~10월 상위 4개 수출대상국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463억 달러 증가하여 총수출액 증가분 884억 달러의 52.4%를 차지. 同기간 對中수출 비중은 24.9%였으며 중국,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5대 수출대상국의 비중이 50.4%에 달하는 등 수출 집중도가 심화. 2010년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 상위 5개 품목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증가분이 총수출액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 반도체, 선박, 자동차, 평판 디스플레이, 석유제품의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액은 449억 달러로 총 수출액 증가분 884억 달러의 50.8%. 이들 5대 품목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3%로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2008년의 39.6%보다 3.7%p 증가

한국 수출 다변화의 현황과 추이를 분석하고, 수출 다변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향후 수출 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필요. 특정 국가나 특정 품목에 수출이 집중될 경우, 그 국가나 품목에 충격이 오면 한국 수출 및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 2010년 수출 구조를 전제로 할 때 중국의 경기 둔화나 반도체 경기 불황은 한국경기를 크게 둔화시킬 소지. 향후 수출 전략 수립에 앞서 한국의 수출 다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 주변국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할 필요

2. 한국의 수출 다변화 현황과 그 영향

수출대상국: 전반적 다변화 추세 속에 최근 중국 집중도가 심화

수출대상국 면에서 볼 때 연도별 한국 수출 집중도는 1986년에 고점을 기록한 후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 1980년 이후 연도별 상위 50개 수출대상국 허핀달 지수2)는 1986년 0.193으로 최댓값을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하락해 2009년 0.082를 기록. 허핀달 지수가 1998년 0.061로 최저값을 기록한 후 소폭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위기 이전 2000년대 중반에는 하락세 시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수출 집중도가 낮아졌으며 상위 50개국 허핀달 지수는 이 기간 중 0.086에서 0.074로 0.012p 하락

1980년대 중반까지 선진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증가했으나 1987년부터 미국, 일본의 비중이 감소하고 중국 등 신흥국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출대상국의 다변화가 진행. 1980년 이후 對美수출 비중은 1986년 40.0%로 최대, 對日수출 비중은 1989년 21.6%로 최대였으나 그 후 수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 2010년 1~10월 對美수출과 對日수출의 비중은 각각 10.7%, 6.0%를 기록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고 중국 및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출 집중도가 최근 2년간 상승. 2008년 0.074까지 하락했던 허핀달 지수가 2010년 1~10월 0.088로 상승해 수출 집중도가 높아지는 모습. 총수출 중 對中수출 비중이 2008년 21.7%에서 2010년(1~10월) 24.9%까지 급증하는 등 對신흥국 수출이 크게 증가. 2010년 1~10월까지 對선진국 수출은 2008년 1~10월에 비해 4.7% 감소했으나 對신흥국 수출은 같은 기간 8.4% 증가. 對中수출은 2008년(1~10월)부터 2010년까지 17.0% 증가한 반면, 對美수출은 4.2% 증가에 그쳤고 對日수출은 5.9% 감소

수출 품목: 1990년대 중반 이후 수출 집중도가 심화되는 추세

수출 품목 면에서 볼 때 연도별 한국 수출 집중도는 1993년 저점을 기록한 후 전반적인 상승 추세. 연도별 상위 50개 수출 품목 허핀달 지수는 1984년 0.060으로 최댓값을 기록한 이후 1993년 0.031로 최소값을 기록할 때까지 하락세. 그러나 1993년 이후에는 수출 집중도가 전반적으로 심화되어 2010년(1~10월) 허핀달 지수는 0.050을 기록

한국 수출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주력 품목의 극적인 변화가 수출 집중도 추이에도 반영. 1980년대 초반 선박 수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수출 집중도가 단기적으로 심화되어 1984년에 품목별 집중도가 최고치를 기록. 1984년 선박은 수출 비중 16.0%로 1위를 기록하며 전통 주력산업인 의류(14.7%)를 일시적으로 추월. 198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중화학공업 제품의 수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1993년까지 품목별 수출이 다변화 추세를 유지. 1993년은 주력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수출비중이 10% 이상인 품목이 한 개도 없었으며, 수출 집중도는 최저치 기록. 1991년 1위였던 의류와 5위였던 신발의 수출 비중이 점차 하락, 1995년 이후에는 한 번도 5대 수출 품목에 들지 못함. 199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주력품목에 대한 수출 집중도가 다시 심화. 반도체, 자동차, 선박은 1993년 이후 2010년까지 매년 5대 수출 품목에 들었으며, 비중합계도 1993년 19.0%에서 2010년 29.4%로 증가

국가별 다변화는 주변국과 비슷한 수준이나 품목별 집중도는 높은 편

한국의 국가별 수출 다변화는 중국, 미국, 일본 등과 비슷한 수준이며, 독일은 수출대상국 다변화가 매우 심화된 것으로 나타남. 금융위기 직전 5년간 (2003~2007년) 수출대상국 허핀달 지수의 평균은 한국이 0.083으로 중국, 미국, 일본보다 조금 낮은 수준. 독일은 0.046으로 집중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EU 역내 교역 비중이 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

수출 품목 면에서는 일본을 제외한 중국, 미국, 독일 등 주요국보다 한국이 수출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 2003~2007년 평균 수출 품목별 허핀달 지수는 한국이 0.1285)로 중국(0.100), 미국(0.076), 독일(0.094)보다 높으며, 일본(0.139)보다는 낮음. 중국은 경공업, 미국은 농산물, 독일은 의약품이나 종이 등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한국과 일본은 IT와 중화학 공업에 집중

수출 다변화는 경기변동 면에서 경제 안정화에 기여

한국경제의 과거 자료를 토대로 살펴봤을 때 수출 다변화는 수출액의 경기변동 폭을 축소하여 경제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 국가별, 품목별 허핀달 지수가 하락하는 시기에 분기별 수출의 변동성도 축소되면서 수출 안정성이 향상. 국가별 허핀달 지수가 1986년 0.193에서 1998년 0.061로 하락할 때 수출 변동성도 8.3%(1986년 4/4분기)에서 2.4%(1998년 2/4분기)로 크게 축소. 품목별 허핀달 지수가 ‘84년 0.060에서 ’93년 0.031로 하락할 때도 수출 변동성이 5.1%(‘84년 4/4분기)에서 2.9%(’93년 4/4분기)로 축소. 2000년대 초의 IT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등 글로벌 충격이 가해졌을 때는 국가별 다변화가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수출변동성이 크게 증가. 닷컴 버블과 금융위기 시 수출 변동성이 급증한 것은 세계경제 전체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수출 다변화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음을 시사. 한편 품목별로는 IT 버블기에 한국 수출의 반도체 집중도가 높아져 있었기 때문에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도 증폭되었다고 판단

국제 비교를 통해서 볼 때, 수출 다변화는 외부 충격에 따른 경기 변동의 폭을 줄여 경제 전체의 안정화에 기여. 일반적으로 GDP 중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는 외부의 충격에 더 많이 노출되어 경제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 한국도 2008년 무역의존도가 90%를 돌파하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문제점으로 대두. 그러나 OECD 회원국 중 수출 다변화가 잘된 국가군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더라도 GDP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 OECD 회원국 중 국가별 허핀달 지수가 낮은 미국, 독일, 한국 등에서는 GDP 대비 수출 비중과 GDP 변동성의 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음. 반면 수출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아일랜드,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는 수출 비중이 증가할 때 GDP의 변동성이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

3. 시사점

수출 및 경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대상 국가별, 품목별로 수출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 국가별로는 최근 중국에 대한 과도한 수출 집중이 우려되므로 중국 이외의 신흥국으로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할 필요. 중국은 물가 불안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0년부터 시작한 금융긴축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전망으로, 향후 성장률 둔화가 예상. 따라서 인도, 동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를 모색. 품목별로는 반도체, 선박, 자동차에 대한 수출 집중이 우려되므로 新성장 산업, 즉 생명산업이나 녹색산업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 2차 전지, 태양광 발전 등 신 성장산업에서 핵심 기술 선점이 중요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서비스수지 개선과 수출 품목 다양성 확보를 위해 서비스 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추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서비스수지 적자는 연평균 172.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0년에도 10월까지 171.4억 달러 적자. 일반적으로 내수산업으로 인식되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수출 산업화를 추진함으로써 수출 다변화의 새로운 동력으로 발전. 관광, 교육, 법률 서비스 등에서 과감하게 제도를 개선하고, 진입장벽을 철폐하는 등 경쟁을 촉진. 서비스 산업을 수출 산업화할 경우 현재 제조업 중심인 수출 포트폴리오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

내수산업에 대한 투자 지원 및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고 내수의 경기 안전판 역할을 증대. 수출 다변화만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충격에 대응할 수 없는데다가, 현재 한국 내수의 경기 안전판 역할이 매우 취약. 교역위축으로 직접 타격을 받은 수출의 2009년 경제성장 기여도가 0.3%p에 그친 반면, 내수의 기여도는 -2.5%p로 오히려 더 크게 위축. 민간소비 안정화를 중심으로 내수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내수산업에 대한 투자 지원과 규제 완화 등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 해외발 충격 시 민간소비나 투자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내수 부문의 지속적 성장을 유도[삼성경제연구소 이태환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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