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 삼성경제연구소,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2005. 5. 19(목) 14:00~18:00까지 한국언론재단 20층 국제회의장 에서 개최되는 제2차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심포지엄`한국인의 경제 및 시민의식과 사회연결망'심포지엄에서 `연줄사회에서 신뢰사회로'에 대한 이재혁(한림대)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이다.

이번 신뢰 비교조사에서 드러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제도적인 기관들에 대한 신뢰가 낮으며, 특히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크게 낮다는 점이다. 둘째, 일반적인 개인 간의 신뢰에 관해서는, 미국과 한국이 상반되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인데, 즉, 미국의 경우는 연령층이 낮을수록 저신뢰의 응답이 높은 반면 한국은 반대로 연령층이 높을수록 고신뢰의 응답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대인간의 사회적 신뢰가 높은 집단이 여러 시민사회의 결사체와 시민적 행동에 있어서 모두 보다 높은 참여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차적 연고를 넘어서는 일반 개인들간의 신뢰는 사회 내 소위 ‘게임의 룰’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다고 느끼는 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 ‘게임의 룰’에 대한 중요한 요소인 주요 사회제도들에 대해 불신이 높다면 그 사회에는 자연히 여러 연고에 기반하는 음성적이고 배타적인 연줄망들이 횡횡하게 된다. 시민사회가 원칙적으로 일반적 타인들간의 참여와 결사에 기반하는 것으로 본다면, 음성적인 연줄망이 횡횡한다는 것은 곧 사회 내에 시민사회가 위축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번 비교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말한다면 한국 사회는 이제 과거의 ‘연줄사회’에서 보다 정상적인 시민사회로 이행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미국 조사에 비교해서 한국의 경우 여러 제도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고, 특히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낮다는 점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신뢰의 문제는 곧 제도적 신뢰, 즉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게임의 룰’의 확립에 우선적으로 놓여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이전 시기는 첨예한 냉전 및 분단 현실과 더불어 강력한 권위주의적 발전전략이 주도했었고 이들 요인들은 한국사회 내의 여러 제도들이 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하게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자연스러운 결과로서, 자발적 시민 참여와 결사에 기반하는 시민사회를 연줄망이 대체하는 ‘연줄사회’의 성격을 띠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사회가 과거 ‘연줄사회’에서 신뢰에 기반한 시민사회로 이행하고 있다는 징후는 신뢰에 대한 연령층별 대비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조사에서 보듯이, 고학력이거나 젊은 세대일수록, 피동적 동원이 아니라 보다 민주적이고 자발적 성격의 모임, 즉 일반적 타인간의 결사나 시민적 행동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경향은 동시에 고학력이거나 젊은 세대일수록 사회적 신뢰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과 함께 드러나고 있다.

제도적 투명성 그리고 연고를 벗어나는 일반 타인간의 신뢰는 향후 한국사회의 도약에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를 위해서는 세가지 사회적 조건이 필요하다. 사회적 자원의 탈집중과 분권이 제도적 투명성을 위한 구조적인 전제조건이다. 두 번째는 구조적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고 향유할 수 있는 개인들의 시민적 역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 개개인의 교육 수준의 향상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자발성과 그에 기반한 자유로운 결사가 자칫 집단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 조화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즉 자발적 질서에 대한 사회적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공식적인 제도의 개선 만으로는 신뢰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없으며, 자발적 질서와 생산적인 신뢰의 경험이 사회 내에 관행화 되는 식으로 서서히 쌓여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시민사회의 확대와 더불어 그러한 생산적 신뢰의 연습과 축적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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