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2라운드를 준비하는 신발산업’

뉴스 제공
삼성경제연구소
2011-01-20 13:02
서울--(뉴스와이어)--신발산업은 1970~1980년대의 효자 수출산업으로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제조거점의 해외 이전으로 1990년 이후 산업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던 신발산업이 2005년을 기점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1. 신발산업의 재부상

한국의 신발산업이 회복세

신발산업은 1980년대까지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으로 고용과 성장의 주역이었으나 1990년대부터 경쟁력을 상실. 1980년대 제조업 중 신발산업의 고용 비중은 2000년대의 자동차산업 수준. 신발산업의 수출 비중은 1977년 5.0% → 1990년 6.6% → 2008년 0.1%로 변화

한국의 신발산업은 2005년을 기점으로 재도약. 1990년대 초반 생산규모가 4조 원대였던 한국의 신발산업은 제조거점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로 2005년 생산규모가 1.7조 원으로 축소. 신발 수출(억 달러): 4.9(‘77) → 43.7(’90) → 4.8('05). 2005년 이후 연평균 6.6%의 성장으로 2008년에는 생산규모가 2조 원대로 회복

기능화 시장 성장과 부품 중심의 수출이 신발산업의 회복을 주도

소비자 수요 다양화에 대응한 기능화 시장 창출로 재부상 기회를 포착. 토닝화 보급으로 활성화된 한국 기능화 시장이 여가문화 확산, 웰빙 중시 등의 영향으로 개별 활동에 최적화된 신발 시장으로 세분화. 도보체험 관광을 비롯하여 걷기 문화가 새롭게 부상. 워킹화 개념을 창출한 LS 네트웍스의 W는 출시 첫해인 2009년에 210억 원, 2010년에는 510억 원의 매출을 달성

한국의 신발산업은 현지법인에 부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구조를 전환하여 현지법인의 생산 증가를 성장기회로 활용. 한국의 대표적 신발 생산단지인 부산의 경우 부품의 수출 비중이 2000년 43%에서 2008년에는 81%로 증가. 2008년에는 화승이 아디다스와 연 3,000만 켤레의 납품계약을 했고, 2010년에는 태광실업이 베트남에 공장을 준공하는 등 해외생산이 증가. 부품업체와 국내 R&D 센터 간 신제품 협업이 해외납품으로 연계

2. 신발산업 ‘2라운드’의 성공조건

주력(Mass)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Top 브랜드를 확보

현재 세계 주력 신발시장은 글로벌 Top 브랜드들이 주도. 나이키(美), 아디다스(獨) 등 메이저 5개 업체가 시장의 50%를 점유. 세계 주력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서는 Top 브랜드 확보가 중요하므로 글로벌 수준의 브랜드를 육성하거나 M&A 등을 검토.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도 M&A를 통해서 규모를 확장하는 추세. 나이키는 컨버스(2003년, 캐주얼)와 움브로(2007년, 축구화)를, 아디다스는 리복(2005년)을, PPR은 푸마(2007년)를 인수. 휠라는 2007년 휠라코리아가 본사를 인수한 후, 글로벌 신발시장의 유일한 한국 브랜드로 자리매김. Top 브랜드 중심의 시장구도에서는 신생브랜드가 독자적으로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중소기업 간 제휴 등을 통해 공동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도 대안

최근 기능화 시장에서도 기존 글로벌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 신발산업의 글로벌 브랜드 확보가 더욱 시급한 상황. 메이저 브랜드는 기능화를 신규 출시하며 마케팅에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유통망 등 기존 역량을 적극 활용. 미국 토닝화 시장 규모는 2008년 1,700만 달러였으나, 2009년 스케쳐스의 Shape-ups, 리복의 EasyTone 출시 후 1억 4,000만 달러로 약 8배 성장. 한국 기능화 선도업체들이 해외진출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은 브랜드 구축의 초기 단계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의 종합적 제조경쟁력 구축

신발산업 제조시장은 제조환경 여건 변화에 따라 10∼20년 주기로 주도권이 이동. 현재는 생산 클러스터를 먼저 구축한 대만계 기업들이 메이저 브랜드의 OEM 수주를 주도. 서구 → 일본 → 대만 → 한국 → 대만 등으로 주도권 이동. 대만계 OEM 기업들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에 신속히 중국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인건비 경쟁력 및 생산 인프라를 확보. 한국 對대만의 OEM 수주 비율이 1990년대 초 6:4에서 2007년 2:8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해 제조거점 투자가 중국에서 동남아로 분산되면서 최근 대만과 한국 간 지역기반 제조여건의 차이가 감소 추세. 중국은 2015년까지 최저임금 연평균 15% 인상을 계획 하는 등 비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만 OEM 기업도 동남아시아에 제조거점 마련. 바오청 그룹도 베트남(2005년)과 인도네시아(2007년, 2008년)에 신규 공장을 건설. 1990년대부터 동남아에 제조거점을 건설한 한국의 선도 OEM 기업들은 최근의 제조여건 변화를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 가능. 태광실업(1992년 베트남 첫 진출, 2010년 추가 진출), 화승(1998년) 인도네시아, 2002년 베트남 등이 동남아에 진출

중국 중심의 지역클러스터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체계로 전환되는 현시점은 종합적 제조경쟁력을 구축해 OEM 시장의 주도권을 회복할 적기. 가치사슬 전 분야의 국가 간 위임 범위가 확대되고 글로벌 자원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는 한국기업들에게 익숙한 제조환경. 한국은 부산 클러스터의 부품·R&D 네트워크와 해외 제조거점 간의 협업 경험을 보유. 한국은 숙련기술 기반의 ‘조립가공’이 강점이므로, 금형·공정 설계 등을 강화하여 세계 1위의 종합적 제조경쟁력을 확보할 시점

혁신형 부품·소재 리더십 강화

품질 및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소재는 원천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접근할 필요. 신발의 핵심 품질인 착용감, 안정성, 쾌적성은 소재에 크게 좌우되어 부품·소재 부문에서 차별화된 기업의 시장영향력이 큼. 아웃도어용 신발·의류 소재기업인 고어텍스는 자체심사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서만 소재를 공급받음. 無제조 원칙으로 알려진 나이키도 핵심부품인 ‘에어솔(Air Sole)’은 계열사인 나이키IHM의 미국공장에서 직접 생산. 기술유출 방지와 생산파트너들의 다운스트림 진입 억제가 목적. 새로운 부품과 신소재 적용으로 혁신적인 신발 개발이 가능

환경문제를 고려하거나 IT 접목 등 신개념의 신발을 선제적으로 개발하여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분해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리는 신발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 신발소재 등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장기적으로 개발. 선진국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신발용 생분해성 밑창에 대한 제품개발은 내구성과 생분해 효율 등의 문제로 제품 상용화에 실패. IT를 신발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고객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신수요 창출 사업모델 수준으로 접근할 필요. 예) GPS 부착 신발, GPS 부착 의류, 휴대폰의 위치추적 기능. IT 기능을 신발에 추가한 나이키는 신발을 파는 회사에서 ‘러닝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신 중

3. 시사점

수요변화와 기술혁신은 침체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

사회·문화 트렌드 변화로 인한 수요 다양화에서 신성장 기회를 발굴. 다양한 고객의 수요에 적합하도록 범용 제품과 차별화하는 것이 신규시장 창출의 첫걸음. 달리기와 걷기에 모두 사용되던 범용 운동화에 비해 걷기만을 지향하는 워킹화는 ‘집중의 법칙’ 면에서 우세. 한 영역에서 성공하더라도 끊임없이 대량 소비시장(Mass Market)을 타깃으로 하여 성장할 필요. 아웃도어 전문의류인 노스페이스는 여성들의 야외활동 증가 추세에 따라 패션을 강조한 라인업 강화로 여성고객 유인에 성공

신기술을 적용해 잠재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 기존 시장에 없거나 기존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다고 간주되던 기능이 신기술 적용으로 가능하게 될 경우 신수요 창출이 가능. 한국의 강점인 숙련 제조기술 및 IT 기술 등을 고부가 제품 창출에 접목할 필요

기술·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사업 기회를 선점

핵심 부품 또는 기술 특화 및 차별화로 해당 산업을 주도할 수도 있음에 주목. 부품·소재, 공정 혁신은 곧 제품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경쟁력 있는 부품·소재 기업은 산업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 대량 소비시장 진입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브랜드 확보 방안을 검토할 필요. 글로벌 브랜드 M&A를 통해 신속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있으나 대상기업 물색 및 인수 비용의 부담이 존재. 브랜드 구축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 규모에 따라 ‘공동 브랜드’, ‘대형유통업자 브랜드(PB)’ 등 다양한 브랜드 전략 대안을 검토. 베네통도 초기에는 이탈리아 재래상인들의 공동 브랜드로 출발 [삼성경제연구소 김원소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http://www.seri.org

연락처

삼성경제연구소 김원소 수석연구원
(3780-8065 이메일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