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베트남의 대외불균형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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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2011-02-22 12:00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SERI 경제 포커스 제327호‘베트남의 대외불균형과 시사점’의 주요내용이다.

1. 베트남의 대외신인도 하락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 통화의 신뢰도 하락

베트남 경제는 2010년 성장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점이 대두.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8%로, 2009년의 5.3%에 비해 높아졌으며 산업생산과 민간소비도 호조. 그러나 다른 동남아 국가의 주가가 2010년 중반 이후 급격히 상승한 데 반해 2010년 베트남의 주가는 하락세. 12월 국영 조선기업인 비나신(Vinashin)이 해외차입금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베트남 국영기업에 대한 외채상환 우려가 증가. 무디스는 베트남의 외화표시 국채 신용등급을 Ba3에서 B1로(2010년 12월15일), S&P는 BB에서 투자부적격인 BB-(2010년 12월 23일)로 강등

인플레이션으로 베트남 동(Dong)화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달러화와 금의 수요가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가 2010년 11월 전년 동기 대비 11.1%로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인 이후 12월 11.8%, 1월 12.2%로 상승세가 가속. 베트남의 금융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금융기관의 예금 중 달러예금 비율은 20% 수준을 유지. 인플레이션은 달러화 투기수요를 야기해, 2011년 1월 하순 공식 환율과 암시장의 환율 차이가 10% 이상

2011년 2월 들어 대폭적인 평가절하와 금리인상을 단행

베트남 중앙은행은 2월 11일 동화에 대해 대폭적인 평가절하를 단행. 중앙은행은 고시 기준 환율을 기존 1달러당 1만 8,932동에서 2만 693동으로 인상. 동시에 동화 환율의 1일 변동 폭을 기존 3%에서 1%로 축소. 베트남은 2008년 6월 이후 6차례에 걸쳐 평가절하를 단행했으며, 이번 절하폭은 2010년 8월 2.1%, 2009년 11월 5.4% 절하에 비해 높은 수준

베트남의 평가절하 기조는 2010년 이후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 다른 동남아 국가들은 통화가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통화가치 상승과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응. 베트남과 경쟁국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2009년 중반 이후 통화가치가 10% 이상 상승. 최근 태국의 바트화 가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이와 같은 차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베트남은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임

베트남 중앙은행은 동화의 평가절하에 이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도 단행. 2월 17일 중앙은행은 재할인율을 기존 9%에서 11%로 2%포인트 인상했고 은행 간 콜금리(1일물)도 동일하게 인상. 2010년 11월 8%에서 9%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3개월 만에 또 인상. 금리인상은 평가절하로 인플레이션이 수개월 내에 13~15%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책

2. 경제 불안의 원인: 대외불균형

취약한 산업경쟁력과 무역수지 적자

최근 수년간 베트남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으나 무역수지 적자도 급증.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는 2003~2006년 기간 연평균 50억 달러 수준에서 2007년 142억 달러로 급증했고, 2008년에는 180억 달러를 돌파. 무역수지 적자를 2009~2010년 동안 약 120억 달러 수준에서 안정시켰으나, 수차례의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DP의 15% 이상. 무역수지 적자로 베트남 외환보유고는 2008년 말 260억 달러, 2009년 말 160억 달러로 감소했고, 2010년 10월 14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

베트남은 지난 20년간 공업화를 추진했지만, 여전히 1차 상품이 주요 수출 품목. 섬유제품(112억 달러)과 신발(51억 달러)이 주요 수출상품이지만, 외화가득을 기준으로 하면 1차 상품인 원유, 수산물, 고무, 쌀 등이 중요. 소재와 중간재 산업의 미개발로 공업화 과정에서 기계장치 및 부품(약127억 달러), 철강(약 54억 달러), 석유제품, 섬유직물 등 공산품을 수입

베트남은 동아시아와는 ‘원료 수출-공산품 수입’의 전형적인 남북무역을, 서구선진국과는 경공업 제품을 수출하는 동아시아형 무역을 시행.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공업화에 필요한 자본재, 중간재, 소재를 수입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국에서는 일반소비재를, 한국, 대만, 아세안에서는 제조업 중간재 및 소재를 수입. 동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한 중간재를 가공해 만든 섬유, 신발 등 경공업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 수출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산업구조 고도화에서 베트남은 동아시아 산업분업 구조의 가장 낮은 단계에 위치

베트남의 수출구조 고도화 전략은 동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을 야기하고,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어려움. 베트남은 노동집약적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이전하고자 하지만, 중국에 비해 기술 수준이 낮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곤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며, 국내시장에서도 중국-아세안 FTA 등으로 중국의 중저가 상품 수입이 급증

수입유발적 경제발전 전략

베트남은 경제 개방 이후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수출주도형 공업화’를 경제발전의 기초로 삼고 있음. 기존 국영부문을 중심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함으로써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고 공업화를 견인. 민간부문 육성도 중요하지만 혁신을 통해 성장을 견인할 역량이 부족. 총투자에서 외국인직접투자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8~2009년 30% 수준에 도달. 베트남의 국영부문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00년 59.1%에서 2009년 40.6%로 감소

외국인직접투자는 최근 베트남의 요소부존도와 일치하지 않는 분야에서 증가해 베트남의 경제구조를 왜곡. 베트남의 비교우위는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이나 과거 제조업에 치중해 있던 외국인직접투자가 최근 수년간 서비스업, 부동산 경영, 건설 등에 집중. 2010년 누계 기준으로 제조업부문의 투자액(실행 기준)은 320억 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50.7%를 차지. 2009년과 2010년의 외국인직접투자 중 제조업부문의 투자는 각각 13.6%와 23.4%에 불과하고, 부동산 투자는 각각 45.1%와 38.9%로 상승. 부동산 투자는 지가상승과 인플레이션의 한 요인이 되며, 철강 등 건축자재 수입을 유발

베트남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수단으로 기업집단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정부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의 창의력이 발현되지 않아 비효율성이 발생. 글로벌화 과정에서 국영기업은 세계 수준의 경쟁원천을 확보하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비핵심 분야로 다각화를 추진. 국영기업은 정부의 특혜자금을 이용해서 투자를 확대했지만, 비효율성이 노정되고 수익성이 낮아지며 투명성도 결여되는 문제가 발생. 베트남 은행들의 여신 중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3. 시사점

베트남 경제의 대외불균형은 계속될 전망

현재의 글로벌 경제 환경과 대외무역구조에서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와 동화 환율 상승은 지속될 전망. 베트남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 대기업형 조립산업의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개편 없이는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전망. 현재의 인프라 건설 계획과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전략에서도 수입수요 유발효과가 큼. 따라서 베트남은 한국의 1970년대와 유사한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동화의 평가절하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망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된다면 외환유동성 확보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경제 과제가 될 전망. 베트남은 쌀, 커피, 수산물, 고무 등 1차 상품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섬유와 신발 등 경공업 부문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원유를 생산. 2010년 말 외채규모는 307억 달러로 외환보유고의 2배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 국제금융기구의 융자나 선진국의 양허성 ODA(공동개발 원조)로 구성. 외채권리금 상환규모는 약 12억 달러에 불과. 외환유동성 확충을 위해서는 수입유발구조의 개선, 과도한 성장전략의 수정, 달러화 사용을 근절시키지 못하는 금융제도의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경제운용이 필요

베트남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성장률을 축소하는 점진적인 성장전략을 선택해야 함. 외화가득률이 높은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와 생산성 확대에 주력하고, 중화학공업보다는 노동집약적 경공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고도성장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농업과 제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기술 인력을 개발하며, 지원 산업을 육성하는 점진적인 전략을 수립

수입대체산업 육성 노력은 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 원유생산국인 베트남은 장기간 ‘원유 수출-정제품 수입’ 형태의 무역을 했으나, 2009년 최초의 정유공장을 설립하여 원유 수출을 줄이고, 정제품 수입을 축소. 원유 수출은 2004년 1,950만 톤에서 2010년에는 800만 톤으로 감소. 베트남에서 정제해 수입을 줄이고 정제품 일부를 수출. 향후 섬유직물, 철강, 석유화학, 전자부품 등에서 수입대체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전망. 대규모 인프라 건설도 당초 계획보다 순연시키면서 수입수요 유발을 억제할 전망. 베트남 국회는 일본 ODA를 주축으로 추진되던 560억 달러 규모의 남북고속철도 건설계획을 거부(2010년 6월)

베트남은 외환유동성 개선을 위해 인프라 투자 등에 ODA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의 베트남 지원이 경쟁적으로 전개될 전망. 베트남 정부는 취약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선진국의 ODA 지원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지원을 약속. 일본과 중국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인도차이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ODA를 늘리고 있으며, 이를 베트남 진출 전략과 연계

한국은 제조업 투자에 보다 관심을 집중할 필요

베트남은 외환유동성 문제를 갖고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한국에게는 중요한 경제 협력국. 8,600만 명의 인구 중에서 45%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공업화 과정에서 값싼 노동력 활용이 가능. 중국의 대량조립형보다는 중간 규모의 경쟁력 있는 부문을 육성한다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

한국의 對베트남 경제협력은 무역에서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창출하고, 투자에서는 제조업과 부동산 개발이 특징. 2010년 한국의 對베트남 수출은 96억 달러, 수입은 33억 달러로 63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베트남은 한국 9위의 수출시장으로 러시아, 브라질,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보다 수출이 많음. 1990년대 초반에는 노동집약적 제조업 투자 위주였으나, 2005년부터는 부동산 개발 분야에 대한 진출이 활발. 한국의 對베트남 투자 실행 액은 2010년 말 현재 77억 달러 수준으로 대만의 97억 달러에 이어 2위(베트남 통계 기준)

향후 무역에서는 수출상품의 다양화와 수입상품 개발이 필요. 한국은 중국에 비해 수출품목의 다변화가 부족하고, 일본에 비해서는 과도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63억 달러(베트남 2위의 적자국)에 달해 베트남의 불만이 크지만, 일본은 700만 달러에 불과해 베트남의 불만이 적음. 베트남과 장기적인 호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외불균형이 큰 베트남에 대해 일본과 같이 무역수지 균형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 베트남으로부터 광물자원 등을 수입

장기적으로 베트남 동화 환율 상승을 고려하면 현재 한국의 對베트남 건설 및 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 일본기업은 일본의 ODA 관련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기업들은 고층건물 건설, 신도시 개발, 도로 인프라 건설 등에 주로 BT(Build-Transfer) 방식으로 참여. 환율이 상승하면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환사정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내수기업 관리를 강화할 수 있음.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투자기업의 이전가격 조작이 만연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므로 투명성 제고도 필요

부동산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제조업, 특히 베트남의 수입대체 부문이나 수출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음. 기초가 허약한 베트남 경제는 지난 수년간 상당한 버블을 형성했으나, 대외불균형이 지속되면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 베트남 경제발전 전략은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한 수입대체 및 수출산업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유리. 인프라 건설을 위한 중국과 일본의 ODA가 확대되고 있는데, 한국은 이들과 ODA 경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간재 및 소재 부문의 투자 확대로 베트남 경제에 기여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 인력훈련, 경제정책 입안 및 시행, 제도 개선 등에 대한 한국의 노하우 이전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 연구전문위원 www.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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