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성명 - 국회는 수석교사제 법제화 논의를 중단하라

서울--(뉴스와이어)--최근 일부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수석교사제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과부 등은 “학교 관리직 우위 풍토에서 교사 본연의 가르치는 업무를 존중하고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받는 교직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교직 체계를 관리직과 교수직의 이원화를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는 수업 중심의 학교 운영 체제 변화 시도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현재의 수석교사제 법제화 요구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정부가 과도한 승진경쟁풍토를 완화하고 학교를 수업전문성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전환하려면 승진제도의 전면적 개선 및 내부형 공모제의 도입이 더 시급한 과제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전교조는 산적한 교육 현안 중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 수석교사제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면서 수석교사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법제화를 반대한다.

먼저 수석교사제의 논의 수준은 법제화를 추진할 단계가 아니다.

수석교사제 찬성론자들은 법제화가 선행되어야만 그 취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나 교육계 내부는 취지에만 공감할 뿐 세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상당한 이견이 존재한다. 교과부도 주장하듯 수석교사제는 ‘교원 제도 및 교직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이다. 현재까지 수석교사제의 위상, 수석 교사의 역할, 수석교사의 운영 모형, 수석교사와 관리직과의 관계 등 논쟁의 쟁점이 되는 사안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국회 입법 조사처의 의견도 “수석교사제는 도입범위와 방법에 따라 현 교직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제도인 만큼, 소속·법적지위·자격 및 인원·역할·임기와 보수 등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를 거쳐 적합한 모형을 도출하여 시행하여야 할 것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적합한 모형 도출의 어려움은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잘 드러난다. 교과부는 지난해 공청회 등을 통해 정부안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회에 정부 발의 법안도 제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 점은 수석교사 시범운영 보고서에서 ‘수석교사 시범운영의 성과를 저해했던 요인’에 대해서는 ‘수석교사의 역할 및 직무내용의 불분명’을 1순위로 응답한 것에서도 (31.8%,) 잘 나타난다. 결국 시범운영과정에서 적합한 모형을 개발한 후 이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조차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법안 통과만을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다. 수석교사제는 80년 초반부터 시작 한 오랜 시간에 걸쳐 논쟁이 되어 왔으나 ‘수석교사제’에 대한 개념 및 역할 위상 등은 아직도 원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음으로는 운영의 기본 전제인 수석 교사제 운영 모형 또한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관리교사와 수업교사를 이원화하여 운영하겠다고 하나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정부는 ‘전문직과 수석교사제의 교류 및 승진은 원칙적으로 제한 한다’고만 언급하고 있어 이후 시행 과정에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찬성론자들의 연구 자료에서도 한국교육의 현실에서는 교수체계와 행정 체계의 이원화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수석교사제와 관리직의 제한적 교류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총 또한 지난 공청회에서 “국회 법률 처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인사교류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향후 수석교사의 학교현장 성공적 착근이후에 제한적 교류 허용 방안을 모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즉 수업과 관리직의 이원화를 전제로 국민들을 설득한 후 실제 법제화 이후에는 수석교사제를 관리직과 교류하겠다는 내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업 중심의 교단 분위기를 조성을 위해 수석교사제 제도 도입을 주장하면서도 법률에서는 전문직과의 교류 차단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을 반대하는 모순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명 수석교사와 관리직 교류는 수석교사제 도입의 당초 취지가 사라지며 승진경쟁 과열과 관리직 중심으로 학교 문화 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렇게 될 경우 수석교사는 교감의 보조적 지위에 머물려 결국은 또 하나의 승진 단계만 만든다는 점에서 교직사회 대다수가 반대해 왔다. 교총의 이중적 태도도 문제이지만 수석교사제의 지위 및 역할 등을 규정하는 기본적인 골격마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제화를 논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이 상태에서의 제도화는 제도 도입 이후에 도입취지와는 다르게 제도의 왜곡과 변질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다음은 운영 과정에서 나타날 수업 부담 전가 및 수업 부실 등의 제도 도입후의 대책 문제이다.

교과부는 1만 명의 수석교사를 배치하고 수석교사들의 수업은 시간강사 채용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범운영과정에서 지적된 문제 중의 하나는 수석교사의 수업시수 경감분이 동료 교사에게 수업부담의 전가되는 것이었다. 교과부의 계획대로라면 초등은 동료교사들에게 수업 부담이 전가될 것이며 중등은 시간강사 채용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1만 명에 해당하는 시간강사(비정규직)의 채용은 그 자체가 비정규직의 폭발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시간강사의 양산은 학교 운영의 난맥과 수업 부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즉 학교 현장의 수업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입하겠다는 이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의 입장에서 수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선발과정의 공정성 확보 문제, 정원 및 배치 기준, 수석교사의 명확한 업무, 선임 교사 논란, 수석교사의 명칭 문제 등 쟁점이 되는 사안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관련 법안은 수석교사제 도입의 대강(도입)만을 정하고 있어 문제다.

만일 국회가 일부 교원단체의 요구를 수용 제도화만 법으로 명시하고 나머지는 시행령에 위임하게 되면 이 제도는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시행과정에서 변질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수석교사제에 대한 초보적인 논의라도 진행하려면 수석교사 전반의 운영 계획과 쟁점에 대한 정립된 안을 정부가 책임성 있게 법안을 제출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석교사제의 시범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법제화가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수석교사제의 모호한 위상, 교감 등 관리자와의 갈등, 수석교사제에 대한 운영 모형의 혼선 수석 교사제의 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는 제도 보완과 충분한 토론 및 교육계 내부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함을 밝히며 지금 시기에 법제화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전교조는 승진 과정의 비리를 척결하고 교직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장승진제도 개혁 및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도입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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