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논평 - 방과후학교 내실화방안에 대해
학교교육현장에서 양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방과후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내용적으로는 전혀 내실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교과부는 “사교육 수요가 가장 많은 학년 초에 정규수업과 같이 방과후학교를 시작하도록” 연간 운영 계획을 3월 이전에 수립하라고 일선학교에 지시했다. 이는 현행 교육과정이 문제가 있음을 교과부 스스로가 인정한 꼴이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이라면 당연히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라 교육활동의 양과 학습 내용의 난이도가 조정되어 단계별 진급에 따른 학습부담 및 학습결손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사교육 수요가 늘어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정규교육과정이 잘못되었다면 문제의 근본을 해결해야 할 일이지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정규교육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교과부는 먼저 졸속적인 2009개정교육과정의 적용을 중단하고 현행 교육과정에 대해 전면 재검토 하기 바란다.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교과부가 공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의심이 갈 만큼 실망스럽다.
국가교육과정에 대한 질조차 담보하지 못하면서 방과후학교까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도록 강제하겠다는 것은 교육과정에도 없는 방과후학교를 정규교육과정 수준으로 위상을 높여 시·도교육청과 학교단위의 자율권을 빼앗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들 에게는 수요와 선택에 의한 자율권을 주겠다고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강제로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는 활동을 자율로 선택하게 할 때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이렇게 방과후학교를 누구나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확대·강화해놓고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가 공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업이라며, 교과부의 입맛에 맞는 사업자들을 학교단위에 강제 배정하거나 인터넷 사교육 업체들에게 공교육 영역의 진출을 권장하는 등 학교공간을 활용하는 교육과정의 일부를 사기업들에게 넘겨주게 되는 것이다. 교과부의 이번 방과후학교 내실화방안은 수요자 중심이라는 미명하에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공교육의 영역에 사교육을 끌어들여, 결국에는 정부가 앞장서서 교육의 시장화 개방화를 추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거의 유일하게 의미 있어 보이는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대책은 오히려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교과부 발표에는 말만 있고 시행 계획이 없는 것이다. 예산 계획이 없는 지원책은 그저 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방과후학교 내실화 방안은 접근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 국가교육과정의 오류는 교육과정 자체를 수정해야 해결되는 문제이며, 방과후학교는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지역의 모든 아이들을 키운다는 공동체적 과제의 일환으로 접근해야하는 문제이다.
철학도 희망도 없는 정책으로 학교교육과정을 농단하는 것은 비단 학생과 교사에게만 피해가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온 국민의 교육에 대한 희망을 짓밟는 일이 될 것이다.
이주호교과부장관은 공교육의 시장화를 위한 무모한 도발을 중지하고, 정상적인 국가교육과정운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즉각 나서기 바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교육과정을 정상화하여 공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공동체를 만들어 가기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
웹사이트: http://www.eduhope.net
연락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동훈찬
02-2670-94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