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영국경제의 3가지 딜레마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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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2011-08-09 12:12
서울--(뉴스와이어)--삼성경제연구소는 SERI 경제 포커스 제347호 ‘영국경제의 3가지 딜레마와 향후 전망’을 발표했다.

1. 영국경제의 삼중고(三重苦)

경기가 재차 침체되는 양상

최근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며 경기침체 심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 영국의 2011년 2분기 경제성장률(0.2%)이 1분기(0.5%)에 비해 둔화. 2010년 4분기 폭설로 성장이 0.5% 감소한 후 2011년 1분기에 회복되는 듯했으나, 2분기에 다시 성장세가 둔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한 수출 감소,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왕실 결혼식 연휴로 인한 생산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침. 2011년 1분기 실업률이 7.7%로 유지되는 가운데 6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총 152만 건에 이름. 당초 전월에 비해 1만 5,000건 증가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만 4,500건 증가(2009년 5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영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물가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월에 4.2% 상승하여 전월(4.5%)에 비해 떨어졌으나, 여전히 물가관리목표치(2%)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 경기침체로 민간소비가 위축되어 전자제품, 완구류, 의류 등의 가격을 일시적으로 인하(특별세일)했던 것이 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7%로 전월(5.4%)에 비해 0.3%p 상승하여 향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나타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란은행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29개 월째 0.5%로 동결 중

영국경제는 삼중고(三重苦)에 직면

현재 영국경제는 성장, 물가, 긴축을 조율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봉착. 2011년 상반기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도 본격적으로 제기. 피치(Fitch)는 2011년 2월 18일 유럽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며 그중에서도 영국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저성장-고물가-긴축 기조는 큰 위협요인.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물가관리목표치의 2배 이상을 상회하고 있으며 경기도 재차 침체되는 양상. 하지만 성장을 위해 긴축 강도를 늦추면 시장의 신뢰도가 약화되고,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가 침체될 위험

영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미국 더블딥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고전하는 세계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점검. 영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불과하나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그 이상. 영국경제의 충격은 대외자산 처분 및 회수, 외국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파운드화 급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삼중고에 빠져 있는 하반기 영국경제 상황에 대해 점검할 필요.
·경기 측면: 2분기에 둔화되었던 경제성장률의 회복 여부
·물가 측면: 6월 들어 완화되었던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 여부
·재정 측면: 긴축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보수당과 자민당 연정의 정치 리더십 보유 여부

2. 3가지 딜레마에 빠진 영국경제

① 성장 측면: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지속

민간소비 부진이 하반기에도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 영국의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민간소비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부진. 민간소비는 2010년 초 잠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2010년 4분기(-0.2%)와 2011년 1분기(-0.6%)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임. 민간소비 결정요인이라 할 수 있는 노동시장(고용 및 임금), 가계건전성(채무 및 가처분소득), 주택경기(주택 가격 및 거래건수) 등의 개선이 요원하여 당분간 소비 여력은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 2011년 초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소비자신뢰지수도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여 2011년 7월에는 2009년 수준까지 도달

고용 악화가 예상되며 임금상승률도 높지 않아 소비 여력이 약화. 공공기관, 주요 은행, 서비스 부문8)에서 인원 감축을 계획. ·공공 부문: 2011년 회계연도에 2만 명을 해고할 계획이며, 2015년까지 최대 70만 명의 공무원을 감축할 계획. ·주요 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는 2011년까지 보험·투자은행 부문 위주로 3,000명, RBS는 사업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2012년까지 3,500명을 감원. 임금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 2011년 5월 현재 평균 임금상승률은 2.3%인데 반해, 소비자물가상 승률은 4.5%

가계건전성이 부실한 가운데 실질 가처분소득도 감소할 전망. 민간부채 비율(GDP 대비)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음. 영국(213%), 미국(203%), 일본(171%), 독일(112%), 이탈리아(111%) 순. 실질 가처분소득이 1980년대 이후 2년 연속 감소한 적이 없었는데, 2010년(-0.1%)과 2011년(-1.3%)에 연속으로 감소. 물가상승률은 높으나 임금상승률은 완만하기 때문에 실질 소득이 감소

주택시장에서의 회복 모멘텀이 2010년 하반기부터 둔화되어 침체 지속. 영국에서 주택경기는 민간소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남. 상대적으로 주택소유 비율이 높으며, 주택거래는 가구, 백색가전 구입 등 주거 관련 소비를 증진시키는 효과도 크기 때문.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이 2011년 6월 현재 전년동월 대비 3.5% 하락했으며, 주택 거래건수도 최근 6개월간 감소세가 지속. 2011년 영국의 주택 가격은 전년에 비해 2.5% 정도 추가 하락할 전망

② 물가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서서히 완화되나, 부담되는 수준이 지속

하반기에 원자재 및 곡물 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는 4%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 최근의 물가상승은 유가 및 곡물 가격 급등, 연초 VAT 인상 등에 영향을 받은 교통 및 식품 가격 상승에 기인. 전년동월 대비 연료와 윤활유 가격은 각각 15.1%, 12.2% 상승했으며, 음료와 육류 가격은 각각 10.6%, 7.2%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VAT 인상 충격이 감소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 실제로 유가가 하락한 2011년 6월 근원 인플레이션은 3.7%에서 2.8%로 하락.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가 여전히 높고 생산자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물가가 갑자기 하락하지는 않을 전망. 영란은행의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에 따르면 경제 주체들은 1년간 물가 상승률이 3%대 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

금리인상도 물가를 고려하여 ‘적은 폭으로 서서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큼.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onetary Policy Committee) 내에서 현행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 현재는 금리인상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부작용에 대한 고려가 우선 시되고 있음. 정부가 매년 GDP의 약 1.5%에 해당하는 재정을 긴축하는 상황이라서 통화에서는 확장 정책이 필요(재정 긴축 + 통화 확장 조합). 모기지를 빌린 전체 가계의 69%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으며, 43%는 이자비용만을 갚고 있어 금리인상 시 부작용이 우려. 하반기 금리인상은 3분기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확인한 후 한두 차례 0.25%p씩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음

③ 재정 측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긴축 이행이 불가피

2015년까지 계획된 긴축 이행에 실패하면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이자비용이 상승하는 등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초래. 보수당 재정적자 감축 계획. GDP 대비 재정적자: 11.4%(2009년) → 10.4%(2010년) → 8.6%(2011년) → 6.9%(2012년) → 4.2%(2014년) → 1.6%(2015년). 재정긴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신용등급 강등, 국채금리 상승, 파운드화 급락 등을 통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긴축 이행에 차질이 생기면 영국경제에 대한 신뢰 상실 신호로 인식되어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 파운드화 약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위험

긴축을 지속해야 하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부담은 점차 가중. 최근 보수당은 루퍼트 머독 도청 파문으로 경찰청장이 사임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과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함.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한 자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어 연정 지속에 대한 의문이 증대. 2010년 총선에서 23.3%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던 자민당의 지지율은 2011년 7월 현재 11%까지 하락. 또한 5월 지방의회 선거에서 대패했으며, 자민당의 요구로 실시된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e)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도 반대 68%로 부결. 긴축에 대한 영국 국민의 반발도 심화. 2011년 3월 런던에서는 25만 명이 모인 긴축 반대시위가 있었으며, 6월에는 공무원과 교사가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

3. 전망 및 시사점

하반기에도 영국경제의 딜레마는 지속

하반기에도 영국경제는 3가지 딜레마(성장·물가·긴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
성장 측면: 내수 위축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축 강도를 완화시켜야 하나, 재정을 악화시킬 위험
물가 측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나, 성장을 저해하고 가계부실을 확대시킬 위험
재정 측면: 긴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나, 국민의 반발이 심화되고 정치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험

향후 영국정부는 성장 측면을 고려한 정책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 민간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 민간소비 침체는 영국의 앞선 2번의 침체보다 폭도 깊고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2011년 민간소비는 0.3% 감소 예상). 서비스수지 흑자는 감소하고 상품수지 적자는 확대되는 상황에서 2011년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도 경기 하강 국면을 나타내는 50 이하를 기록. 영국경제가 연평균 1.4%씩 성장한다면 재정수지 적자는 2015년에도 GDP 대비 8%에 머무를 전망. 이에 2011 예산안에서는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다수 반영. 중산층 세금 인하, 기업특구, 법인세 인하, 첫 주택구매자 감세 혜택 등

단기 리스크에 주의하는 한편 중장기 저력에 주목

영국의 하반기 경제실적과 정치 지형에 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는 상황에 대비.성장률 예상치 하회, 물가불안 지속, 긴축 이행 실패, 정치위기 등으로 고전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여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미국 경기침체, 유럽 재정위기 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위험. 하지만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과 달리 국채시장 자금조달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음. 영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30%대로 그리스(79%), 포르투갈(70%),아일랜드(67%) 등과 비교하여 훨씬 낮으며, 만기도 10년 이상으로 6~7년이 대부분인 유럽 국가들과 다른 상황. 영국경제의 하반기 변동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유연하게 대응. 영국의 정치 및 경제 일정에 맞춰 위기요인을 점검하고 파운드화 변동성 확대, 일부 유럽계 자금회수 등에도 대비

영국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한국과 보완적인 산업분야에서는 협력 방안을 모색. 2012년에는 VAT 인상 충격 약화,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진정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올림픽, 정부 정책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여 경기가 다소 개선될 전망.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비자(Visa)는 런던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직접 소비지출 증가만 7.5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전망. 중장기적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잠재성장률이 예상. EU 집행위원회는 영국의 중장기 잠재성장률이 1.7%로 독일(1.4%), 프랑스(1.4%) 등 다른 유럽 주요 국가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 IMF는 영국이 2015년 재정건전성을 달성하면 G7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2025년까지). 한-EU FTA를 계기로 고부가가치 산업(우주항공, 생명공학, 의료, 방위산업, 제약, 정밀화학)에서 협력방안을 모색. 영국은 높은 임금수준으로 인해 저부가가치 산업을 포기하고 전략적으로 하이테크 중심산업에 투자해왔음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 www.seri.org]

*위의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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