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구색 맞추기 위한 요식절차,공청회 파행의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렵니까?

공청회 파행의 장본인은 교육부입니다.
최근 교육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교원평가 문제는 35만 교원 전체의 근무조건과 신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당사자인 교원들로부터 충분한 의사수렴을 거쳐야 함은 물론, 교원단체와의 긴밀한 의견수렴이 반드시 요구되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전교조 등 교원3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5월 3일에 공청회 일정을 잡아놓고도, 공청회 바로 직전인 5월 2일 언론에 ‘교원평가 강행’ 방침을 사전에 흘려 교원평가 시행을 기정사실화하려 하였습니다.

이는 당사자인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기보다는 이른 바 ‘언론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려 한 것으로, 결국 교육부가 마련한 공청회의 취지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는 또 그 동안 정부가 각종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청회를 단지 구색이나 맞추는 한 낱 요식절차로 여겨 온 구시대적 악습을 되풀이한 것으로, 이런 식의 공청회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교육부의 이 같은 구태의연한 태도로 인하여 모처럼 열린 공청회는 시작도 되기 전에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으며, 공청회 참석을 요청받은 교원3단체는 하루아침에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오히려, 자신의 일방통행 식 태도를 질타하며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아달라고 요구한 교사들에게 공청회 파행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육부장관님께 묻고 싶습니다. 진정 공청회를 파행으로 몰아간 장본인은 누구입니까? 사전 ‘언론플레이’를 통해 아무런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정부 방침을 기정사실화하려 한 교육부입니까, 아니면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아달라고 요구한 교사들입니까?

교사 고발은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고 교원평가를 강행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시작도 되기 전에 공청회를 파행으로 몰아간 교육부가 도리어 교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워 침묵을 강요하려는 것은, 내 눈 속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서 티끌을 찾으려는 적반하장 식 태도이며,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공권력의 남용입니다. 자칭 ‘ 참여 정부’를 자처하는 현 정부에서도 이 같은 후안무치한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 나라를 위해 심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대해 교원 3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청회에 참석할 수 없으며, 토론자로 내정된 3인 모두 불참하기로 천명한 바 있습니다. 결국 교원단체의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된 5월 3일 공청회는 이미 그 의의를 완전히 상실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공청회는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마치 공청회에 참석한 일부 교사들 때문에 공청회가 무산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며, 8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무더기 고발하는 등 모든 책임을 교사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공청회 당일 날 교육부는 행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청회장에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 어떤 형태의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행사도 일체 없었습니다.

따라서 교육부가 느닷없이 교사 8인을 형사고발한 것은, 자신이 저지른 절차상의 하자를 은폐하고 교사들에게 사회적 비난을 집중시켜 어떻게든 교원평가를 강행하기 위한 의도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교육부의 부당한 조치에 끝까지 대항할 것입니다.
그 동안 교원단체들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하여 이미 실패한 것으로 입증된 교원평가 제도를 현 정부가 새삼스럽게 ‘개혁’ 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그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 특히 교원평가 제도가 교직의 전문성을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교사-학생 간에 소모적인 경쟁을 심화시키고 비교육적 폐해를 양산했음을 들어 교육부에 시행 중단을 여러 차례 설득해 왔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원단체와의 진지한 대화나 논리적 설득보다는, 언론을 통해 제도도입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일부 학부모단체를 동원하여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에만 몰두해 왔습니다. 교육부의 이 같은 태도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교원을 개혁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경솔한 행동이며, 학부모와 교원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불신과 갈등만 부추기는 위험천만한 행동입니다. 급기야는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는 8명의 교사들을 형사고발함으로써 빗나간 교육정책의 속죄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육부가 끝까지 자신의 모든 잘못을 은폐하고 교원평가를 강행하려 한다면, 고발당한 현직교사들의 희생을 딛고라도 35만 전체 교원들의 본격적인 저항이 시작될 것입니다. 지금 교사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교육부장관님에 의해 빼앗길지도 모르는 분필이 아니라, 장차 교원평가가 몰고 올 우리 교육의 황폐화입니다. 그것을 막을 수만 있다면, 아이들이 뛰어 노는 꿈과 희망의 학교공동체를 지키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결코 망설이거나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부장관님께 요청 드립니다.

1. 35만 전교원이 반대하는 교원평가 강행을 중단해 주십시오.
2. 진정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사립학교법 개정, 법정교원 확보, 표준 수업시수 법제화, 학교자치 실현 등, 생산적인 개혁에 박차를 가해 주십시오.
3. 교사와 학생을 한 줄로 세우는 교원평가 대신, 살인적 입시경쟁을 혁파할 수 있는 입시경쟁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워 주십시오.
4. 교사들이 방해했다는 그 ‘특수한 공무’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납득할 때까지 이렇게 하겠습니다.

1. 교육부장관님이 교원평가를 중단하고, 8인에 대한 고발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교육부 청사 앞에서 항의의 뜻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2. 고발조치와 교원평가의 부당성을 모든 교원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2005년 6월 16일
교사 고발조치 철회를 위한 전교조 대책위원회

웹사이트: http://www.eduhop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