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성명 - 청소년단체 이용한 전교조 죽이기 음모 즉각 중단하라

서울--(뉴스와이어)--교사들의 수업 내용을 무단으로 녹음, 편집 · 가공해서 좌편향 수업 교사 운운하며 보수 언론이 앞장서서 호들갑을 떨어대던 보도가 한 우익 성향의 청소년단체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일부 보수 단체가 이들의 활동 자금을 지원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도와주고 있다는 의혹을 담은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왔다.

지난 해 8월 창립한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한청련)은 ‘에듀리크스’라는 정치 편향 제보 사이트를 운영하며 교사들의 수업 내용을 무단으로 수집해왔고 이를 보수 성향의 언론과 단체들에 제보해 좌편향 수업 논란을 일으켰다.

수업 중에 일부 욕설을 하고 특정인을 비방 · 폄훼하는 발언을 한 교사의 잘못은 인정되지만 이는 정치 편향 운운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다른 교사들의 수업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 역시 수업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을 고려하지 않았고, 특정 부분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녹음 내용을 편집 · 가공한 것이다.

이는 순수한 의도라 볼 수 없고, 다분히 정치적 의도와 계획된 음모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주도한 한청련이 한국자유총연맹의 지원금을 받아 행사를 치르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등 보수단체와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으며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 매우 충격이다. 이렇게 집요하고 철저하게 청소년들의 영혼을 파괴해 왔다는 사실이 무섭고 분노가 치민다.

심지어 한청련 대표와 간부들 사이에서 국가정보원의 후원설까지 설왕설래하고 하고 있는 것은 충격을 넘어 경악할 만한 일이다. 결코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해 분명한 해명과 사실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

수업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녹음하고 이를 정치적 의도에 따라 임의로 편집 · 가공해서 수업의 본질을 왜곡해가며 세상에 공개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조작이다. 이 같은 왜곡과 조작이 공공연해 진다면 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교사가 어디 있겠는가. 이현령비현령이 따로 없다. 5·18단체의 토론회에 참가하겠다는 학생에게 “빨갱이 단체에서 하는 행사에 왜 참가하려 하느냐? 빨갱이가 되고 싶은 것이냐?”며 편향 발언을 한 교사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 언론과 단체들의 이 같은 생각 없는 보도와 폭로 행위는 교사들의 수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자기검열을 강화하는 불행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교사는 물론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돌아간다. 사랑과 신뢰가 전제돼야 할 학교가 불신과 감시의 지옥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그토록 우려하는 학교 붕괴, 교실 붕괴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을 정치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청소년단체를 이용해 이 같은 왜곡 · 조작을 일삼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한청련은 어른들의 정치이념놀이에 더 이상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미래 세대로서 정의롭고 건강한 비판 정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 일부 보수단체와 언론 그리고 정부 기관 역시 더 이상 이들을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끄러움을 아는 성숙한 어른이기를 기대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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