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자, 장미여관’전시 출품작 관련 Patricia Ellis의 에세이 ‘성적 욕구 발언의 어원학상 기원’
섹스는 바보스럽다. 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영화를 연달아 상영하는 것 보다, 전 세계 빅브라더쇼 출연진의 지식을 모아놓은 성냥갑만한 요약서보다도 더 바보스럽다. 정신적인 진공 상태인 파리스 힐튼 보다도 더 바보스럽다. 어쩌면 바보스럽다는 표현도 과분하다. 성적 감각은 너무나 정신 지체적인 것이라, 이런 황당무계한 성적 충동을 전달하는 것은 언어로는 표현하기조차 불가능 할 정도이다. 섹스의 야만스러운 생물학적 충동, 원초적인 의지를 다급하게 밀어 붙이기의 언어적 표현은 기생하는 부속물이나, 서혜 임파선종의 오염물처럼, 어휘에 스며드는 정도로 대게는 섹스를 빗대어 하는 거친 말 또는 소리를 흉내 내는 웅얼거림으로 드러날 뿐이다. 문학에서 성의 지적 능력 추구가 너무나 고귀한 것임에 는 틀림이 없다. 이런 노력은 엄청나게 오래된 똥으로 만들어진 화석의 지층으로부터 문명 시초의 비밀을 탐구하는 고생물 학자와의 노력과도 유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추상적이고 퇴행적인 탐구에 몰두하는 철학자, 우주학자, 물리학자 등등의 노력과도 비슷하다. 물론 태고의 희망이 없어 보이는 폐기물을 수색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세상 모든 것의 의미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성의 어원적 연구에 대해 논하려면, 포르노 업계의 지대한 업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포르노 업계가 이룬 4개 또는 그 미만 수의 철자로 이루어진 퇴행성 섹스 용어를 추려낸 업적은 노벨상을 받을 만한 언어의 혁신이며 DNA의 발견에도 견줄만하다고 하겠다. 빨다(Suck), 성교하다(Fuck), 핥다(Lick), 남성기 (Dick), 젖가슴(Tit)/깔고 앉아(Sit on it), 해(Do it)…….등은 이 방면을 리드하고 있는 스웨덴의 체조 팀들이 도전해서 풀어내야 할 수수께끼 같은 이진법이다. 케냐의 동굴에서 발견된 호모 루돌펜시스의 글의 해석이 그렇듯이 이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같은 그물망을 풀기란 예상보다는 훨씬 복잡하겠지만 말이다.
클레가는 똑똑하다. 브라이언 콕스(BBC과학 프로그램 진행자이며 물리학자)만큼은 아니지만 캐럴 보더만(영국 게임쇼 호스트)이나 스티븐 프라이(배우, 극작가, 저널리스트, 시인, 코미디언, 영화감독) 또는 스티븐 호킹(이론 물리학자, 우주학자)의 전 부인들 모두보다도 똑똑하다. 아티스트라기보다는 최고 수준의 지성인이다. 4개 고대 어와 6개 현대 국어에 유창하고 고대 그리스 금욕주의의 열렬 수행자이며 예술과 헤겔 철학에 정통한 박사이다. 클레가의 인생은 정신적 자위행위와 실용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일에 바쳐진 삶이다. 지도 제작법, 동물학, 상형 문자 연구 등등으로 책상에 앉아 많은 시간을 소비한 진정으로 박식한 사람인 클레가가 만들어 내는 작업은 그래서 성적 발언의 어휘소에 유일무이하고 독특한 면을 부 여하는 것이다. 솔린젠(Solingen)은 서독 칼 생산의 중심지이며 유일 유전자라는 뜻의 ‘SoleGene’의 어원이 되 기도 한 곳이다. 클레가만의 지도에 재구성된 솔린젠은 원시적인 도구를 닮아 있다. 아니, 바위에 난 구멍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Solingen)
그는 또 벌레 같기도 하고 먹을 수 없는 견과류 같기도 한 왕성한 생식력을 가진 신종 생명체를 유전 공학적으로 만들어 내었다.(Stealth Snail) 아킴볼도의 식물성 사슴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단단한 씨와 끈적하게 축 늘어진 물질로 구성된 해부학적 합성물은 ‘불운함’ 그 자체의 이미지 같다.
앞에서 언급했던 호모 루돌펜시스 동굴안의 글 재생본을 학습한 후에 클레가는 중요한 기호의 어원학적인 발전을 추적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 일백구십만 연간의 진화를 거치면서 동굴은 터널이 되었고 수평 막대 선은 일부 관통에서 완전한 관통으로 진행 되었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런던 지하철 사인은 말 그대로 ‘성행위를 당한’ 이라는 의미이며 융의 집단 무의식의 정형적 증거이다. (Yes Yes Yes Yes) 클레가는 또한 라캉은 짐작도 못했던 인체의 다섯 개의 구멍의 존재를 발견해 내기도 했다. (Siamese Melon)
모든 위대한 과학과 문학의 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클레가가 선호하는 미디엄은 수채화이다. 제임스 쿡이 처음 자바로 탐험을 갔을 때 시드니 파킨슨이 꽃을 그리다가 세균성 적리에 감염되어 죽은 이후 수채화는 귀족적 활동과 운명적인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새로운 발견을 세상에 보여줄 때 수채화보다 나은 방식은 없다. 언어적 지식과 성적 욕구의 생물학적 의사소통 강박 관념의 연결 고리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클레가의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다 분한 이론, 즉 성의 끈질기고 집요하며 영향력이 강 한 표현이 수채화 색이 잉크로 쓰인 글자에 스며듦으로 번역될 수 있다는 이론은 다분히 희망적이다. 무정형의 쏟아짐, 씻어내기, 또 정의 내리기 용 이한 구조와 알아보기 쉬운 선들을 사용하는 클레가의 그림을 이용한 표현법은 직관과 사고 사이의 시험적인 중간 지대를 한 단계 진보 시킨다. 그 결과 가 지금까지는 좀 고통스럽지만 말이다. 펠라치오의 심벌인 아이스크림콘에 팬다 곰을 채우기(Panda Ice), 스테이크 위에 승리감에 가득 찬 정복자처럼 있는 똥 모양의 소시지(Potato & Chop), 임상적 고무 페티시즘의 핫백에 새로운 진화의 부속물이 돋아나오기 등(Hot Water Bottle) 이 그 결과물의 예이다. 클레가의 제안이 과학 분야에는 소중한 기여를 하지만, 윤리학에 관한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 성이 우리에게 말하려 하는 것의 본성과 욕망은 어쩌면 의미를 헤아리기에는 너무 사악하고 미친 것인지도 모른다. 클레가의 잉크 드로잉은 이 바보 같은 존재인 성이 정말로 힘을 가질 수 있다 는 것, 아니 더 나쁜 경우에는 야망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살짝 제안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대 그것의 대치적 상황의 케이스인지도 모른다. 문득 어떤 것은 억눌려진 채로 놔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자, 장미여관’전시 개요]
전시 기간: 2012.1.12~2012.2.10
초대 일시: 2012.1.11 수요일 오후 6시
전시 장소: 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참여작가: 마광수, Chad McCail, 이재우, Klega
마광수 시 낭송과 미니 강의: 2012.1.14 토요일 오후 2시시
전시 문의: 이정은(mail@43inverness-street.com)
관람 시간: 오후 12:30~11시, 화~일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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