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자, 장미여관으로’ 드디어 오픈…색다른 오프닝 파티 ‘눈길’
전시의 오프닝 파티 역시 색달랐다. 오후 5시부터 전시를 보려는 방문객들이 하나 둘씩 찾아오기 시작하여 밤늦은 11시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나 뒤늦게 찾아오는 방문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기획자의 모습 등이 눈에 띄었다.
기존의 갤러리 오프닝에서의 어색함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 중의 하나로는 우선 장소의 특이성을 들 수 있겠다. 이태원의 ‘꿀’이라는 문화 공간은 동시에 카페의 역할도 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본인만의 속도를 갖고 전시를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전시를 즐기는 동시에 온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긴 시간 동안 흥미롭게 보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방문객에 대한 기획자의 성의였다고 생각된다. 기획 측에서 장미 모양의 젤리, 치즈, 빵, 홈메이드 그리시니 스틱 과자, 와인 등을 준비하여 찾아온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기면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끔 섬세히 배려하였다.
일반 관람객을 비롯하여 다양한 작가들과 학계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도 찾아와 한층 파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그 위에 지난번 꿀에서 전시했던 흑장미 작가가 LP판을 직접 준비해와 흘러간 옛날 노래부터 조금은 색다르게 믹스된 노래를 틀어 장미 여관의 향수를 ‘꿀’ 에 자연스럽게 재현해 내었다.
또한, 한국 작가 마광수, 이재우, Chad McCail(스코틀랜드 작가), Klega(체코슬로바키아 작가)가 함께 전시에 참여하여 다국적인 작가 군단과 그로 인한 다양한 관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오프닝 파티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다. 소개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이 만날 수 있고 앞으로 어디선가 마주치게 될 또 다른 인연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장미 여관이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물론, ‘돌아가자, 장미 여관으로’ 전시의 꽃은 작가들의 작품이었고, ‘꿀’이라는 전시공간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기획자의 센스가 돋보였다. 1층에는 마광수와 Klega작가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마광수 작가의 경우, 1층의 벽면에 설치된 그만의 위트 있는 파스텔화 작품들과 성경의 인용구,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의 순서를 재조합하여 만든 서예 작품,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외에도 유화 등 다양한 작품을 제각각의 액자에 담아 전시해 마치 마광수의 북카페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Klega의 작은 수채화 작품들은 격자 모양으로 한쪽 벽면에 걸려 있어 시리즈로 소장해도 좋게 아기자기하게 배열되어 있다. 프라하 출생 Klega 작가의 영상 작업들은 이방인의 시선이 아니면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것들로서 이날 관객들에게 신선한 반향과 미소를 불러내었다.
2층의 구석방에 있는 Klega의 프로젝션 스크린에는 코카콜라 병이 서울의 담벼락을 드나들고,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작은 모니터 안에서는 태극기의 빨강과 파랑이 사랑을 나눈다. 2층에는 이재우와 Chad McCail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재우 작가의 경우, 다소 노골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의 여성의 감성을 읽는 듯한 ‘bar에 앉은 여자’나 남여가 있는 방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에 대한 궁금증과 작품에 대한 공감이 함께 생겨나는 듯하다. 사춘기 소년 소녀의 성의 입문 의식을 만화처럼 풀어낸McCail 의 ‘봄의 의식’(Rites of Spring)시리즈 작업은 원죄 의식을 뺀 구약성서 창세기를 보는 듯하다. 전시된 방의 동굴 같은 회색 벽이 원초적인 신화의 느낌을 더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외부의 공간에는 최정화씨가 이미 소유하고 있었던 고속도로용 경찰 마네킹이 들여다보고 있는 분홍 커튼이 드리워진 방이 설치되어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논해보려는 장미 여관의 컨셉에 대해 가볍게 코멘트 하였다.
[‘돌아가자, 장미여관’ 전시 개요]
전시 기간: 2012.1.12~2012.2.10
초대 일시: 2012.1.11 수요일 오후 6시
전시 장소: 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참여 작가: 마광수, Chad McCail, 이재우, Klega
마광수 시 낭송과 미니 강의: 2012.1.14 토요일 오후 2시시
전시 문의: 이정은(mail@43inverness-street.com)
관람 시간: 오후 12:30~11시, 화~일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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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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