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축물 안전, 심장병 환자를 성형전문의가 수술하는 상황
사진캡션: 사단법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소속 건축구조기술사들이 삼풍 사고 10주기 기념 추모식에서 건축 안전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호소문을 통해 “건축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 자격을 갖춘 건축구조기술사들에 의해 구조 설계되고 감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삼풍 붕괴 후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충분한 법과 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같은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건축물의 건축구조설계 및 공사 구조감리를 의무적으로 건축구조기술사에 의해 수행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행 건축법에 의하면 우리나라 건축물의 대다수를 이루는 16층 미만의 건축물이나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경우, 건축구조기술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구조계산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건축물의 구조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이동헌 회장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술을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써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 “선진 건축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전문가가 전문가로 구실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이 정비되어야 하며, 전문가 집단 또한 자질 향상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구조 안전에 힘쓴 건축주를 선정해 시상하거나 건축구조 경진대회를 진행하는 등 건축 안전을 담보하고 올바른 건축문화 조성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건축안전 담보를 위한 호소문 (전문)
- 삼풍 참사 10주년을 기리며 -
6월 29일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삼풍백화점 사고는 502명의 사망자와 937명의 부상자 그리고 삼천 억 원이라는 막대한 인적 · 경제적 손실을 남긴 참사였습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건축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일원으로서 이와 같은 대형참사의 발생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먼저 삼풍 사고로 인한 사상자 및 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명을 달리한 사망자의 넋을 기리는 바입니다.
건축구조기술인들은 삼풍 참사 이후 지난 10년 동안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곳곳에서는 잠재적인 사고의 요인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입니다.
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설계와 그에 따른 시공, 그리고 시공이 설계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감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축구조는 반드시 전문 자격을 갖춘 건축구조기술사에 의해 구조설계와 구조감리가 수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구조 엔지니어가 건축구조 안전에 기여하고 책임질 수 있는 충분한 법과 제도도 갖추어져 있지 않아 제2, 제3의 삼풍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건축구조물의 안전은 고도의 구조기술에 대한 이해와 실무경험이 필요한 분야로 ‘건축구조기술사’라는 전문가들의 책임 하에 구조설계, 구조시공 감리 및 안전점검이 수행되어야만 함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구조기술사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에 의해 일련의 작업이 수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마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술을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더욱이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지진 가능성을 예측하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는 가운데 건물의 구조적 안전은 이제 단순한 개별 건축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다뤄야 할 과제 입니다. 특별히 저층 건물에 대한 구조 감리도 전문 인력의 사용을 의무화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우리 사단법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삼풍 참사 10주년을 맞아, 같은 과오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건축물의 건축구조설계 및 공사 구조감리를 의무적으로 건축구조기술사가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하는 바입니다.
사단법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원 일동
웹사이트: http://www.ks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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