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尹 장관이 부임한 뒤 군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는 육군 장성진급 비리사건을 시작으로 훈련병 인분 가혹행위, 어부 월북사건, 전방 철책선 을 통한 월북 및 북한 병사 침투사건, 해군의 특수전 훈련용 고속정(RIB) 유실사건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런데다 ‘금쪽같은 병사’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전방 경계초소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자의 가족 뿐 아니라 온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관련 부대 연대장 이하의 지휘관은 모두 보직 해임되었고, 사단장과 군단장에 대해서도 곧 징계절차를 밟을 참이다. 사건의 비중과 파장을 감안할 때 군의 최고 책임자인 국방장관이 당연히 책임지고 물러날 일이 아닌가.
국정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은 정부의 할 일이며 공직자의 기본자세이다. ‘여론재판’의 결과가 아니라 ‘책임행정’ 차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도 ‘합리적 인과관계의 부족’을 운운하며 ‘윤 국방 구하기’에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선 것은 그야말로 萬不成說이며, 萬不成樣에 불과하다.
지난 1월 교육부 장관과 농림부 장관을 경질할 때는 “희생양을 내놓아서라도 국민 정서를 달래야 할 경우가 있다”고 했던 대통령이 왜 하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새로운 잣대를 들이대려 하는 것인지 이참에 분명하게 대답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국방개혁의 적임자가 尹 장관뿐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현재 과연 몇이나 될는지 헤아리기 바란다. 국방개혁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令’이 바로서고 군율이 엄정한 强軍을 만드는 것 아닌가. 그런데 재임 11개월 동안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에 총기 참사로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려 군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장본인이 자리를 보전한대서야 어디 제대로 軍令이 서고 올바른 국방개혁이 이루어지기나 하겠는가. 대통령의 고교동문인 尹 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은 개혁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는 인식이 곧 코드에 얽매인 ‘외골수 인사’이고 독선임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제대로 된 국방개혁과 흐트러진 군의 기강 확립을 새로운 국방장관에게 맡길 것을 바라고 있다. 이 같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나라당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청와대가 이러한 국민적 바람을 저버리고 필사적으로 ‘尹 장관 구하기’에만 집착한다면, 이것이 곧 민심의 이반과 軍心의 혼란이라는 小貪大失 하는 것임을 엄중히 일러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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