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베스트 티처’에 최연소 중국인 여교수 선정…2관왕에 올라
- “한국인보다 더 한국 사랑하고 한국사 연구, 한국인과 결혼”
건국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선정한 강의평가 우수 교수 8명 가운데 외국인 교수로 쑨양훙(孫艶紅·34)국제학부 교수(한국사)가 인문사회계열 베스트 티처로 뽑혔다. 학생들 사이에서 쑨양훙 이라는 중국 이름보다 ‘손염홍’ 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쑨 교수는 지난 학기에 가르친 ‘한국사’와 ‘동양문명사’ ‘서울의 역사와 문화’ 등 3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 평균 만점인 100점으로 베스트티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쑨 교수는 지난 2009년1학기에도 베스트티처로 선정돼 외국인 교수로는 드물게 2관왕에 올랐다.
중국 출신의 쑨 교수의 한국사와 동양문명사 강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물론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쑨 교수는 “가능한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해 학생들이 궁금해 하고 바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애쓴다”고 말했다. 강의에 앞서 역사와 관련한 각종 도표와 그림 동영상 등을 담은 파워포인트 자료와 구술 형태의 별도 자료집을 카페에 올려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미리 알 수 있게 한다.
쑨 교수는 “유학생들이 한국 말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많이 위축되어 있고 자신감이 없어 보일 때가 많다”면서 “기죽지 말고 궁금한 점은 즉각 질문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쑨 교수는 “한국 학생들도 질문을 하면 머리를 숙이거나 수업에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쑨 교수는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성공신화’로 통한다. 한국생활 11년차.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한국인보다 한국 역사를 더 열심히 연구하고, 2010년에는 한국인과 결혼도 했다. 중국 옌변대학 졸업 후 2001년 한국으로 유학와 국민대에서 한국사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강의교수를 거쳐 31세이던 2009년 쟁쟁한 한국인 박사 경쟁자들을 제치고 건국대 전임교수로 임용됐을 때는 최연소 중국인 교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독립운동사 연구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 2009년 안중근 의사 100주년 학술대회에서 ‘안중근 의거와 중국의 반제 민족운동’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쑨 교수는 “5·4운동 이후의 중국 반제 민족운동에서 안중근은 애국정신의 상징인물이 됐으며 안중근 의거는 희극, 소설, 강연 등의 형식을 통해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안중근 의거가 중국의 반제운동에 미친 영향을 강조하며 “특히 1914년 발간된 박은식의 안중근 전기는 한국과 중국이 연대해 반제 항일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사상적 기초가 됐다”고 밝혔다.
쑨 교수의 역사 수업은 특히 ‘현장’형이다. 교과서는 참고 자료 정도에 불과하다. ‘역사는 책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공기를 마시며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는 쑨 교수의 교육철학 때문이다. 그는 “수업시간에 종로, 북촌, 남산 등 한국 역사의 숨결이 묻어있는 곳을 많이 찾는다”면서 “단순히 어떤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보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것에 학생들은 훨씬 흥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중국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학생이 그의 수업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중국인 유학생들에겐 한국 역사를 중국어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한국 학생들에겐 중국인 시각에서 본 한국 역사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쑨 교수는 “옌볜대에 재학하면서 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중국에 살면서 한국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조선족들의 정체성이 궁금했다. 그러다가 한국사에 빠져버리게 됐다”면서 방긋 웃었다. 그는 “중화주의는 구 시대의 유물”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국제화시대는 ‘분쟁’보다 ‘관계’가 중요하다. 우호적인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쑨 교수는 “한국과 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면서 “서로에게 쌓인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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