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탈북자 35% 남한 주민의 우월감·무시태도에 상처”

- ‘코리언의 트라우마와 치유’ 심포지엄 열어

서울--(뉴스와이어)--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단장 김성민 철학과 교수)은 26일 오후 건국대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인문한국(HK)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주제로 국내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를 주제로 4가지 연구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통일의 범주를 한반도에 거주하는 남북의 주민에 국한하지 않고 800만에 이르는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통합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지구적 코리언의 통합을 위해 ‘민족공통성’을 통합 주제로 설정하고, 이들의 민족정체성·역사적 트라우마·생활문화·분단 및 통일의식을 진단하는 연구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인은 물론이고 탈북자·재중조선족·재러고려인·재일조선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분석하고 해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진단하고 치유 방안을 찾는 연구 발표가 이뤄져 많은 관심을 모았다.

김종군(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교수는 “탈북자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현재적 양상”주제의 발표에서 북한주민을 조사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실정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삼아 북한주민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탈북자들에게서는 여타 코리언과는 대비되는 특수한 트라우마 양상을 진단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 거주한 시기에는 식민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탈북과정과 국내에 입국한 이후에는 분단트라우마가 현재적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북자의 분단트라우마는 탈북트라우마로 대체할 수 있는데, 이산트라우마·국가폭력트라우마·사회폭력트라우마로 세분화된다. 탈북자의 이산트라우마는 21세기의 새로운 이산가족을 양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은밀한 귀향의 소망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국가폭력트라우마는 탈북의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해 북한 체제에 대한 고발과 비판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부정해야 하는 상처로 남는다고 보았다. 또한 사회폭력트라우마는 남한사회 정착 과정에서 가해지는 남한주민들의 무시와 차별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설문조사 결과 ‘남한주민들로부터 받은 상처는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에 탈북자의 35.4%는 ‘우월감을 가지고 무시하는 태도’라고 응답했으며, 30.8%는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 태도’라고 답했다. 이어 24.6%는 ‘같은 민족으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고 답했으며, 9.2%는 무관심에 상처받았다고 답했다.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체험하는 사회폭력은 무시하는태도, 편견과 선입견, 무관심 등 다양하며, 그 결과 90%이상이 탈북자를 대하는 남한 주민들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종군 교수는 “높은 비율을 보인 우월감을 가지고 무시하는 태도는 남한 주민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오히려 탈북자들이 가진 자격지심과 더 큰연관이 있어 보인다”며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생활하던 탈북자의 의식이 빈부격차나 학력 격차가 계층의식으로 작용하는 남한 주민들의 의식을 이해하지 못한 원인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같은 민족으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에 대한 외상은 탈북자들의 민족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국내 입국 후 동일민족으로서의 욕망이 좌절되는 가운데 발현되는 트라우마로 진단했다.

아울러 이산트라우마는 40대 연령층에서, 국가폭력트라우마는 탈북자 전체에서, 사회폭력트라우마는 2006년 이전에 입국한 탈북자들에게서 비교적 강하게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탈북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겪어야하는 중국에서의 도피생활에서 기인한 특이한 현상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된 양상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강미정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는 “한국인의 역사적 트라우마 양상과 식민트라우마”라는 논문에서 한국인은 식민트라우마의 잔영이 분단트라우마로 연결되면서 일본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고스란히 전쟁에 대한 불안과 통일에 대한 비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인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은 “잊혀진 디아스포라, 고려인의 역사적 트라우마”에서 재러고려인의 희석된 반일감정의 특징과 러시아 민족정책에 대한 감정으로 고려인들의 우수한 적응력이 민족적 자긍심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한 정권에 대한 감정은 기대와 실망의 교차로 진단했다.

나지영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은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갖는 특징”이라는 논문에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가운데서도 재일조선인이 처한 역사적·사회적 상황은 매우 특수하다고 전제하고, 재일조선인은 식민 종주국인 나라, 일본에서 살고 있음을 들었다.

다른 지역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와는 다르게 식민 종주국에 거주하는 재일조선인들은 해방 후에도 여전히 식민지 시대가 만들어낸 피지배계급으로서 일본사회에 남아 있으므로, 재일조선인에게는 해방 이후에도 식민의 트라우마가 끊임없이 반복·재생산되어 왔으며, 식민 트라우마의 연장선상에서 이산의 트라우마 역시 강하게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또 재일조선인은 다른 지역의 코리안 디아스포라보다도 한반도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한다고 보았다. ‘한국 국적’, ‘조선 국적’, ‘일본 국적’, 이렇게 크게 세 가지의 국적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혼재되어 있는 재일조선인사회는 ‘민족의 분단’ 뿐 아니라 ‘민족으로부터의 분단’도 경험해야 했음에 주목하면서, 이런 이유로 다른 지역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비해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트라우마의 강도가 강할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는 남북 분단 이후에 발생한 또 다른 분단의 트라우마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트라우마에서 가장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식민과 분단으로 인한 국가폭력의 트라우마가 이중적으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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