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시 ‘오감도’, 창작국악으로 초연

- 가야금 연주자 이주인 ‘시로 노닐다, 주시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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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플러스
2012-05-16 14:46
서울--(뉴스와이어)--분실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깜박 놓고 내려 잃어버린 물건. 국악이 한국인에게 분실물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가야금 연주자가 있다. 그는 자신이 분실물 보관소 직원이라며 여섯 가지 국악창작곡 목록을 올려놓고 찾아가시라는 안내장을 띄웠다.

21일(월) 저녁 7시30분 압구정역 근처 윤당아트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이며,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을 번갈아 선보여 왔던 가야금 연주자 이주인(30, 사진)이 ‘시로 노닐다, 주시유락奏詩遊樂’이라는 무대를 선보인다. 여섯 편의 싯귀를 흔들어 가야금 선율로 창작한 여섯 곡이 초연된다.

이 무대를 위해 네 명의 개성 넘치는 작곡자들이 참여했다. 이정면은 여창과 가야금으로 된 첫 곡 ‘이수대엽’을 편곡했다. 또한 끝 곡 ‘진경을 위한 사계’는 한시를 쓰는 시인 정양이 사계절을 읊은 한시를 가야금 삼중주로 그려냈다. 봄의 춘일견흥, 여름의 선성요수, 가을의 추야, 겨울의 설중매 같은 모음곡 형식이다. 작곡 공방시리즈 ‘토리의 진화’로 알려진 김명옥은 ‘한숨은...’과 ‘삭풍은...’을 짜내었다. ‘한숨은...’이 남녀 간 봄바람 같은 흔하고 시시콜콜한 사랑이야기라면 ‘삭풍은...’은 만리변성 일장검 짚고 선 장수의 힘찬 기개와 의지를 명료하고 묵직한 정악가야금으로 응축해 들려준다. 작곡가 박정규의 너무도 유명한 김수영의 시 ‘풀’의 심상을 ‘가야금 독주를 위한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으로 초연한다.

- 찢어진벽지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그것은유계에낙역되는비밀한통화구다.어느날거울가운데의수염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날개축처어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통화구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앉았다일어서듯키나비도날아가리라. -

“이상의 시 오감도 제10번 ‘나비’를 읽고 처음으로 가야금으로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겐 또 다른 모국어인 가야금으로 ‘나비’를 읽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말문이 트였달까요. 그러다보니 정악과 산조가 우리 ‘표준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이라 떨리지만 25현금으로 빛나는 시어들을 빚어내 보여드리려고요.”

공연의 절정은 이주인이 직접 작곡하고 김보현이 편곡한 ‘나비’가 아닌가 싶다. 함께 하는 연주자로 가야금 박세연, 서은영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이며 가인 박진희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에 있다. 무료. 문의 010-5496-9294

가야금 연주자 이주인(李主仁)은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이며 서울예술대학교 한국음악과 강사이다. 국립국악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 국악과 우등 졸업, 음악과 석사를 수료했다. 2007년 첫 독주회 이후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의 번갈아 무대에 올리며 국악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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