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인터넷바둑대회, 한국 우승
'pochi'9단에게 첫 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보디가드' 타이젬9단은 그러나 2국에서 승리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더니 마침내 최종국에서 항서를 받아내면서 1패 후 2연승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원년대회에서 '공짱타약'이 'green1234'한테 우승컵을 내준 한을 오늘 '☆보디가드'가 대신 풀어준 셈이기도 하다.
'공짱타약'은 이번 대회 4강까지 오르며 제 손으로 못 이룬 꿈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질투의 여신의 장난이었을까. '공짱타약'은 사정이 생겨 준결승전에서 눈물을 머금고 기권을 했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상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타이젬9단인 '☆보디가드'였다는 사실이다. '☆보디가드'는 보답이라도 하듯 이날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다소 실추된 터줏대감 타이젬9단의 자존심을 확실히 회복시켜줬다.
최근 몇 년 동안 벌어진 오프라인 국제대회에서 일본은 정상을 정복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세계대회인 제2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에서 결승에 오른 'pochi'9단에 거는 일본 팬들의 기대가 무척이나 컸을 터. 게다가 처녀 출전했음에도 결승1국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해 우승컵을 차지하기 일보직전까지 다가섰으니 열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도 남음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말 그대로 바람에 불과했다. 1, 2국에서 1승씩 주고받은 두 아이디는 모두 백을 들고 이겨, 이날 벌어진 최종국에서 과연 누가 백을 쥐느냐에 촉각이 세워졌다. 돌을 가린 결과 '☆보디가드'가 백을 들어 좋은 분위기에서 출발했고, 그래서인지 바둑도 무난히 이겼다.
'pochi'9단은 결승3판 모두 한결같이 속기로 일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결승전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을 샀다. 중반에 접어들 무렵, 최종국 해설을 맡은 서능욱 9단은 "돌의 흐름상 백(☆보디가드)이 승기를 잡은 듯 하다. 다만 백이 제한시간을 다 썼다는 점이 불리한 요소이다. 그런 면에서 'pochi'9단은 시간을 작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요한 대목마다 서능욱 9단의 예상이 맞아떨어지자, "작전대국이다, 대국자가 보나 보다"는 식으로 농담을 던지며 질 좋은 해설에 만족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이에 더욱 힘이 솟은 서9단은 "바둑둘 때 관을 보기 전에는 절대 돌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 이기는 비결 중 98%가 형세판단에 있고, 지는 지름길은 계가를 잘 못하는 데 있다."며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바둑은 서9단의 예상처럼 '☆보디가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결승전답게 이날 대국에 건 베팅은 시소처럼 균형을 이루었다. ☆보디가드가 2% 뒤진 49 : 51이었던 것.
이날 결승전을 끝으로 '☆보디가드'라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면서 올 상반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제2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에 일본이 참가하면서 진정한 세계대회로 거듭난 대회로 평가받았다. '☆보디가드'에게는 2천500만원의 우승 상금이, 준우승에 머문 'pochi'9단에게는 1천5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우승자 못지 않게 기뻐할 사람들이 있다. T-포인트가 물경 100억이 걸린 '우승자 알아맞히기'에 당첨된 29명 회원들이다. 이들은 시쳇말로 '대박'을 맞은 것이다. 행운의 29명은 100억 T-포인트를 똑같이 나눠 3억4천만 이상의 T-포인트를 받는다.
이처럼 많은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본선에 오른 32명중에서 '별보다반짝'과 함께 응원한 회원들이 가장 적었던 덕분이다. 우승후보로 가장 많이 꼽았던 '공짱타약'에는 응모한 회원들 중에서 1/4도 넘는 25.5%나 표를 던진 데 반해 '☆보디가드'에는 1%도 되지 않는 0.3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원년대회에서 우승한 'green1234'가 중국의 쿵제 7단임을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과연 이번에도 '☆보디가드'는 가면을 벗어 던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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