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강남, 분당, 판교 신도시 등 수도권 전역에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강남지역 등지의 재건축 규제완화를 추진하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당정의 이런 합의는 현재의 부동산투기의 원인을, 이른바 ‘강남벨트’ 등에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데에서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토지정의〉의 이런 생각이 단지 추측이 아니라는 것은 열린우리당 채수찬 정책위 부위원장이 6일 당정회의에서 “집값상승의 근본원인은 수급불균형에 있다”고 말한 것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채수찬 의원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가? 오히려 현실과 각종 통계는 투기적 가수요가 부동산투기의 진정한 원인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1. 공급부족론은 허구이다.

통계가 증명하듯이, 현재의 부동산 광풍은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다. 국세청이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서울 소재 9개 아파트단지의 거래량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 거래량 2만 6821건 중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건수는 1만 5761건으로 무려 전체의 5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공급부족론은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공급부족론이 허구라는 것은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는 데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6월 17일 국민은행이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13일 현재 서울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47.7%로, 이는 국민은행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집값상승이 본격화되기 전인 2001년 12월의 63.4%보다는 무려 15.7%포인트 낮은 것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값의 비율이 낮다는 것은 공급부족론이 허구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른바 ‘강남벨트’와 분당, 용인 등지의 아파트 가격이 앙등하는 이유가 투기적 가수요 때문이라는 실증적인 통계는 또 있다.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분당, 용인 지역의 올해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7.9%늘어났는데 이는 다른 지역의 증가율보다 세 배 가까이 된다는 점, 특히 올들어 강남, 분당, 용인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은 전국 증가분의 43%를 차지한다는 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집값상승률이 1.6%였던 데 반해 이 지역 집값은 8.4%올랐다는 점 등을 보면 강남권역에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렇듯 객관적 통계들이 공급부족론이 거짓임을 명백히 말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공급부족론이라는 허구의 바탕 위에서 정책을 수립한다고 하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더 나아가서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문제해결에는 순서가 있다.

<토지정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투기가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적 가수요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토지보유세 대폭강화와 개발이익환수를 통해서 불로소득의 환수비율을 높여 부동산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부터 먼저 추진해야한다. 그런 연후에 공급확대를 말해도 늦지 않다.

만일 그렇지 않고 현재와 같이 투기적 가수요가 만연한 상황에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공급확대를 추진한다면, 문제 해결은 안 되고 오히려 머지않아 공급과잉을 불러와 국민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3. 정부와 열린우리당이여,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이런 태도가 더 한층 우려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책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때는 투기적 이익을 제거한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공급부족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공급을 늘려야한다고 하는 것은, 시장에 혼선만 가중시키고, 결국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감만 떨어뜨려 나중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믿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정부의 지난 5ㆍ4 부동산정책이 우수한 내용을 담았음에도 시장참가자들이 그 실행가능성을 거의 믿지 않았던 것은, 바로 정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앞으로 불로소득의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내보내고, 시장참여자들이 그 신호를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강력한 정책부터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제해결에는 순서가 있다.

토지정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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