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금리와 투자의 이론적 관계
2001년에 1차 저금리정책(콜금리 목표 4차례 인하)을 추진한 데 이어, 2003~04년에도 2차 저금리정책을 시행(콜금리 목표 4차례 인하)하였다. 2000년 10월 5.25%였던 콜금리는 2004년 11월 3.25%까지 하락하였고 1차 저금리정책기인 2001년에는 3.8%로 하락했던 실질경제성장률이 2002년 7.0%로 상승하는 등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경기부양 효과 발휘하였다. 그러나 2차 저금리정책기에는 경제성장률이 2003년(3.1%)에 이어 2004 년(4.6%)에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등 금리인하의 효과가 의문시 되고있다. 참고1)저금리정책이란 금리를 적정수준보다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금리인하를 지속하는 것의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
콜금리변경시점과 경제성장률 추이
변경시점 콜금리변경(%, %p)
2000년 2월, 10월 4.75→5.25(+0.50)
2001년 2월, 7월, 8월, 9월 5.25→4.00(-1.25)
2002년 5월 4.00→4.25(+0.25)
2003년 5월, 7월 4.25→3.75(-0.50)
2004년 8월, 11월 3.75→3.25(-0.50)
자료 : 한국은행, ECOS DB
이론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기업 설비투자는 확대된다. 기업은 投資案이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현금흐름(수익)을 현재 가치로 바꾸어 합산한 금액에서 초기투자비용을 뺀 순현가(net present value: NPV)가 플러스(+)인 투자안을 선택한다. 이때 금리가 하락하면 무위험금리가 낮아져 적정할인율이 낮아지므로 순 현가(NPV)가 상승하게 되어 기업 투자가 확대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금리인하의 투자촉진효과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기존의 실증연구에서는 금리인하가 투자를 진작한다는 분석과, 금리인하의 투자진작효과가 미약하다는 분석이 엇갈리는 상태이다.
Jorgenson(1963), Pazner and Razin(1974) 등은 실증분석 결과 금리가 투자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 반면 Ingersoll and Ross(1992)4)는 금리의 향방이 불확실할 때 금리와 투자와의 관계가 약화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금리가 지나치게 하락하여 적정수준보다 크게 낮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금리인하의 투자촉진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장기간 적정수준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었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을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시 기업들은 투자를 연기하거나 축소ㆍ경기침체가 지속되어 금리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인하시 기업들은 이를 중앙은행의 미래 경기판단이 어둡거나 불확실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앞의 적정할인율에서 투자안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미래수익의 흐름(E(CFt))이 낮아져서, 금리 하락에 따른 무위험금리 상승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아 투자가 침체 또는 감소한다는 의미5)이다. Pindyck and Solimono(1993)도 수요(미래수익)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금리인하 시 투자는 침체된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실증분석 결과(2002)도 미래수익 및 금리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금리인하 시 투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남.
현재의 저금리기조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부진한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지나치게 낮아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금리의 투자 촉진효과가 약화되었는지 검토하고 이를 기초로 저금리의 투자진작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 저금리의 투자촉진효과와 한계
2001년 이후 금리인하의 투자촉진효과가 약화
금리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금리인하 이전과 이후의 투자증가율 변화를 관찰하고 경기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설비투자 증가율에서 산업생산 증가율을 뺀 수치(이하 '순설비투자 증가율')를 시간에 따라 누적시켰다. 금리인하 이전 10개월부터 금리인하 이후 20개월까지의 누적 순설비투자증가율을 통해 금리변화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1차(2001년) 및 2차(2003년) 금리인하 당시 순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에는 금리 인하 이후 1년까지는 순투자가 지속적으로 위축되다가 그 이후 소폭 반등되었다. 2003년에는 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 순투자변화가 거의 없다가 금리인하 이후 순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엇다. 이는 장기간의 저금리기조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회복되지 않자, 기업들이 투자안의 기대수익률을 하향 조정하거나 투자안의 위험프리미엄을 높여서 투자를 확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크게 낮은 상태가 지속되었지만 경기 회복이 되지 않았다면, 금리인하는 곧 중앙은행의 경기판단이 어둡다는 신호이다. 기업들은 이를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받아들여 투자를 유보한다. 특히 현 금리수준과 적정금리수준과의 차이가 크게 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들이 금리정책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게 되어 기대수익률을 낮추거나 투자안의 위험프리미엄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실제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크게 낮았는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적정금리수준은 명목성장률(실질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이나 테일러준칙8) 등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테일러준칙은 그 식의 주요 계수 값이 나라마다 달라 각국간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의 금리수준이 적정한 것인가를 평가하기 위해 금리와 명목성장률과의 관계를 적용하였다. 명목금리수준은 중장기적으로 실질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인 명목경제성장률에 수렴하는 것으로 추정9)된다. 1999년 이후 현재까지 명목콜금리는 명목경제성장률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있어 저금리기조가 지속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1차 금리인하가 시작된 2001년 2/4분기에는 콜금리 평균이 5.01%
로 명목경제성장률 평균(=1999년~2004년 분기별 명목성장률의 평균) 8.95%보다 3.94%p 낮았다. 또한 2차 금리인하가 시작된 2003년 2/4분기 콜금리평균은 4.11%로 명목경제성장률 평균보다 4.84%p 더 낮았음. 명목경제성장률과 콜금리 사이의 괴리가 2001년보다 2003년이 더 컸기 때문에 2003년 금리인하의 효과가 더 낮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국들도 적정금리수준 이상에서 금리인하 시 투자촉진효과
미국의 경우 금리인하가 적정수준 이상에서 시작되었으며, 정책금리와 적정금리사이의 괴리가 크지 않아 금리 인하가 투자 확대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2001년부터 2003년 중반까지 정책금리를 꾸준히 인하했으나, 금리인하 당시 정책금리(6.5%)는 명목경제성장률(5.6%)보다 높았음. 또한 1999년~2004년까지 기간 동안 명목경제성장률 평균(5.45%)과 정책금리 평균(3.21%)과의 차이도 2.24%p로 낮아 금리인하로 인한 투자촉진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영국과 호주의 경우도 정책금리를 적정수준 위에서 인하함으로써 금리의 투자촉진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 영국과 호주가 금리인하를 시작했던 2001년 초 두 나라의 정책금리는 명목경제성장률 평균보다 높았음. 또한 미국과 같이 1999년~2004년 기간 동안 두 나라의 명목경제성장률 평균과 정책금리 평균과의 차이도 크지 않아 금리인하에 따른 투자촉진 효과가 발생.
3. 시사점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낮을 경우 금리인하의 투자촉진효과가 약화된다. 현재 금리수준이 적정금리수준보다 크게 낮아 금리인하를 통한 투자촉진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2001년에는 금리와 적정금리와의 괴리가 비교적 크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통해 일부 투자촉진효과가 발생하였다. 순설비투자증가율은 마이너스였지만 2002년 설비투자증가율은 8.4%로 상승하였다. 그러나 2003년에는 금리와 적정금리와의 괴리가 커지면서 금리의 투자 촉진효과가 거의 소멸되었고 순설비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였을 뿐 아니라 2004년 설비투자증가율도 1.4%에 불과하였다.
주요국 사례에서도 금리인하를 적정금리수준이나 그 이상에서 실시했을 때 금리의 투자촉진효과가 발생하였다. 미국은 2001~2004년 6월까지 금리인하를 지속했으나 적정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투자촉진효과가 강하게 발생하였다. 2001년에서 2003년까지 금리인하정책을 시행했던 영국과 호주도 적정금리수준 이상에서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투자촉진효과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적정금리수준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장기간 적정수준보다 낮을 경우 금리정책의 투자촉진효과가 떨어지므로 향후 통화당국은 적정금리수준 유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된 상태가 지속되면 향후에도 금리인하시 투자촉진효과가 계속 약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FRB가 정책금리를 1.0%에서 3.25%까지 인상한 것은 시장의 신뢰성을 회복하여 금리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보다 먼저 정책금리를 인상했던 영국과 호주의 경우도 자산가격 상승 대응과 함께 금리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장기적으로는 금리를 적정수준에 맞추는 것이 경제운용에 바람직하며, 통화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기업가정신을 제고하여 기업들의 기대수익을 높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기 힘든 상황이나 향후 경기회복이 더디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적정수준에 수렴하도록 함으로써 금리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활동 관련 규제완화와 기업가정신 함양 등 분위기 조성을 통해 기업들의 기대수익을 높여 주는 것도 투자촉진을 위한 한 가지 방안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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