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단열 벽창 등 시설개선 및 교육용전기료 대폭 인하 촉구

- 전기료 부담에 난방 줄이고, 단열 안 되는 낡은 교실 원인

- ‘실내온도 18도’ 캠페인…학교는 되레 올려야 할 판

2012-12-13 17:38
서울--(뉴스와이어)--한파가 맹위를 떨치면서 일선 학교가 전기료 부담 때문에 난방에 비상이 걸렸다. 손이 곱고 입김이 나는 교실은 ‘실내온도를 18도로 낮추자’는 캠페인이 무색한 실정이다. 하지만 내년 복지 예산 97조원의 정부, 무상복지 확대를 외치는 시도교육청 어디서도 이 같은 기초 ‘교실복지’를 실현할 예산지원 의지는 없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건강에도, 공부에도 불편함 없는 기본 교실환경도 못 갖추면서 교육복지를 외치는 것은 헛구호”라며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실 환경개선과 교육용전기료 지원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마다 12월이면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학교 난방 골머리’ ‘추위에 떠는 교실’ 보도가 올해도 되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때 이른 한파로 난방에 들어간 학교들이 올 전기료 예산부담으로 난방기 가동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0%나 급증한 전기료로 올 배정 전기료 예산을 벌써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후화된 교실은 단열 효과가 크게 떨어져 창가 쪽 교실은 10도 내외, 심지어 6.5도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적정온도가 3~4도인 점을 감안하면 별 차이도 없다. 이 때문에 오후 1시에도 교실에는 외투 입고 장갑 낀 채 수업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한 형편이다. 학교 전기료 예산 부족과 노후화된 교실환경으로 학생과 교사가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교실환경 개선과 교육용전기료 지원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정부의 무대책 행정으로 추운 교실문제 해소는 요원하다. 정부는 2009년 이후 교육용전기료를 5차례에 걸쳐 인상(2009년 6.9%, 2010년 5.9%, 2011년 상반기 6.3%, 하반기 4.5%, 2012년 3%)했지만 일선학교 보전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전기요금을 관장하는 지경부는 “교육용 전기료가 원가 이하라 적자인데다, 전기료가 싸니까 학교가 낭비를 하고 있다”며 “원가만큼 전기료를 올리고 교육예산을 확충하는 게 맞다”고 강행했다. 이에 교과부는 “공공성이 강한 교육용전기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원론적 대응뿐이다. 정부 차원의 조율 없이 부처 간 핑퐁게임만 벌이면서 예산부담은 고스란히 시도교육청의 교육비특별회계에, 다시 일선학교의 학교운영비에 전가되고 있다.

교육청들도 무상복지 예산 등을 확대하느라 전기료 보전은커녕 노후환경 개선비 등을 되레 대폭 삭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예산안에서 낡은 창호 등을 고치는 환경개선비를 올해보다 68.2%나 줄였고, 냉난방설비 예산은 아예 빼버렸다. 시교육청은 “복지예산 확대로 시설·환경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을 아끼려니 난방규정이 학교 현실에 맞지 않는다. 현행 난방 규정을 보면 당일 아침 기온이 영하 3도 이하일 때, 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문제는 단열에 취약한 학교 교실은 외부보다 크게 따뜻하지 않다는 점이다. 어른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너무 따뜻해 실내온도를 18도로 내리자는 캠페인을 하는데 어린 학생들은 0도를 오르내려도 견디라는 꼴이다. 기준 이상의 전력을 쓰면 난방 등을 일시 정지시키는 최대전력관리장치(피크제어기)도 학생들의 불만만 가중시킨다. 단열이 안 돼 냉랭한 교실이지만 난방장치는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한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면 학생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수업을 받고 있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학습 능률도 떨어지고 찬 공기에 호흡기 질환도 끊이지 않고 유행한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2008년 영국 캠브리지대가 발표한 ‘캠브리지 초등 연구’에 따르면 오래된 교실의 학생, 교사 결석률이 높고, 교실 내 ‘온도’가 20∼23도보다 2,3도 이상 높거나 낮아지면 수업집중력과 성적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교총은 “내년 복지예산이 97조원으로 역대 정부 최고지만 아직도 우리 교실은 ‘溫’ 정이 필요한 복지 사각지대”라며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실환경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무상복지를 논하는 것은 주제 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첨단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21세기 학생들이 19세기 교실에 앉아 있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정부는 지경부, 교과부의 예산 떠넘기기를 방관하지 말고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공공재 성격의 교육용전기료를 산업용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교육용전기료는 k조당 77.5원으로 k조당 67.3원인 산업용보다 15% 이상 비싸다. 이어 “시도교육청은 교육비특별회계 편성 시, 단열 벽재, 이중창 설비와 난방시설 효율화 예산을 최우선 반영해 냉장고 교실에서 생활하는 학생, 교사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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