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동남아 선발 5개국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2004년 4/4분기부터 나타났던 경제성장률 둔화현상이 올해 1/4분기부터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 6.5%에서 2.5%로, 태국의 경우 5.3%에서 3.3%로 하락하였다. 2/4분기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산업생산과 수출실적이 반등하지 않아 경기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2/4분기 예측치는 3.9%로 다소 회복세이다.

-동남아국가와 한국의 분기별 성장률 추이
(%)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2004.1/4 7.4/ 7.8 /6.7/ 4.4/ 6.4 /5.3
2004.2/4 12.3 /8.4 /6.4 /4.4 /6.4 /5.5
2004.3/4 7.2 /6.7 /6.1 /5.1 /6.3 /4.7
2004.4/4 6.5 /5.8 /5.3 /6.7/ 5.4 /3.3
2004년 8.4 /7.1 /6.1 /5.1/ 6.1/ 4.6
2005.1/4 2.5 /5.7/ 3.3 /6.3 /4.6 /2.7
자료: ADB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가운데 민간소비가 경제를 바치고 있다. 1/4 분기 투자증가율은 싱가포르 -24.6%, 말레이시아 -6.8%, 필리핀 -4.1% 등 침체이다. 인도네시아 및 태국만 각각 22.5% 및 18.3% 성장하였고 태국에서는 소비자의 신뢰 및 구매력 약화로 주택판매가 약 22%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The Nation, 2005.7.21)하고 있다. 투자가 부진한 말레이시아의 경우 민간소비가 10% 이상 성장해 경기를 지탱하고 있다.

연간 성장률도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5~4.5%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당초 6.0%의 목표에서 5.1%로 하향조정하였고 태국과 필리핀도 각각 지난해의 6.1% 성장에서 5% 이하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저조하다. 말레이시아의 5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0.4%의 성장 기록하였고 말레이시아에서 산업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3년만에 최초이다. 인도네시아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3월과 4월 감소했으며 싱가포르의 산업생산은 3월 이후 급속히 감소하였다. 싱가포르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3월 9.0%, 4월 4.4%, 5월 1.7%로 감소.

경제적 불안정성도 확대되어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 성장률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20% 이상 증가했던 말레이시아(21%), 싱가포르(24%), 태국(23%)의 수출이 각각 10% 대로 하락하였고 지난해 9% 증가했던 필리핀의 수출은 2~3월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4월과 5월에도 각각 8.8% 및 1.1% 성장에 그쳤다. 인도네시아만 지난해와 유사한 20%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달성하였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 석유 및 가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은 대폭 증가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는 가운데 태국과 필리핀은 무역수지 적자로 전환되고 있다. 태국은 무역수지가 급속히 악화돼 97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였다. 1/4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GDP대비 3.3%로 중요한 경제문제로 등장하였다.

경기부진이 반영돼 동남아의 통화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및 태국 통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하였다. 3월 이후 통화가치가 하락하였다. 정도는 약하지만 싱가포르달러 및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3월 이후 하락하였다.

대외여건 악화가 경기부진 요인

세계경제 둔화와 고유가가 1차적 원인
동남아 경제의 부진은 세계경제의 성장 저하에 따른 수입수요 부진에 기인한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의 4.4%보나 낮은 3.7%로 예상되며 EU의 성장률도 2%에서 1.6%로 떨어지는 등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동남아의 3대시장인 미국, 중국, 일본의 2005년 수입증가율이 2004년수입증가율을 하회하고 있다. 중국의 2005년 5월말 누계 수입증가율은 13.9%로 2004년의 35.8%에 비해 대폭 하락하였다.

동남아의 중심 수출상품인 IT의 침체가 동남아의 수출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남아 5국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IT 상품의 수입수요 감소가 전반적으로 동남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총수출에서 IT수출이 60% 이상인 필리핀과 거의 50% 이상인 말레이시아, 비석유국내수출(NODX)2)의 50%에 육박하는 싱가포르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싱가포르의 비석유국내수출(NODX)은 6월 전년동기 대비 1%증가에 그쳤고 5월 대비 4.5%가 감소했는데 3년만에 최초로 감소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6월 전자제품 수출증가율은 -4.2%로 5월에 이어 연속 감소하였다.

고유가는 동남아의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이 되어 소비자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 중 말레이시아만 순석유수출국이며 나머지 국가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석유수입국이다. 산유국인 인도네시아도 과거의 투자부족으로 석유제품을 수입하고 순 원유 수입국인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에게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원인이자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보이는 태국은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은 석유제품에 광범위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유가인상으로 정부의 보조금 부담이 증가3)해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對中國수출부진이 가장 중요한 원인
동남아의 수출은 3대 시장인 미국, 중국, 일본 모두 지난해에 비해 부진하다. 미국의 대싱가포르와 필리핀 수입은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특히 필리핀으로부터의 수입은 2004년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의 대싱가포르 수입 3대상품(HS-4단위 기준)은 모두 IT 제품인바 수입금액이 감소되었다. 필리핀의 경우도 1,2위 대미수출상품이 IT제품이지만 모두 수출이 감소하였다. 일본의 대동남아 수입증가율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저하되었으며 특히 대필리핀 수입증가율이 대폭 하락하였다. 다만 유가상승세로 인도네시아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보다 더 증가하였다. 3대 시장의 대동남아 수입 중 중국의 수입수요 감소폭이 가장 크다.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2004년 35.8%에서 2005년 5월말 누계 13.9%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제외한 3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되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2004년 29.7%에서 6.9%로 감소하였다. 중국의 수입수요 감소는 국제 자원시장의 안정과 중국 자체의 구조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투자진정 정책을 사용했으나 성장률은 저하되지 않았고, 미국의 대중국 수입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중국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9.5% 정도로 지난해와 같으며 대미수출도 5월말 현재 28.0%가 증가해 지난해의 29.1%와 같은 수준이다. 5월말 현재 중국의 수입이 대폭 감소한 8개 품목(HS 4단위 기준)은 1차상품 관련 3개 품목, 공산품 관련이 4개 품목이다. 1차상품의 경우 국제가격의 안정 및 하락세로 인해 수입증가율이 둔화되었지만 공산품의 경우 중국의 수입대체 성향이 강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남아의 대중국 수출증가율 둔화에는 1차 상품 수출둔화와 관련 가공제품의 수출둔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동남아의 대중국 수출의 중심인 석유 등 1차상품의 실질적인 감소되었고 말레이시아는 팜오일, 목재, 유기화학, 싱가포르는 석유, 인도네시아는 펄프, 팜오일, 종이, 태국의 고무, 석유제품, 필리핀은 과일류의 대중국 수출이 실질적으로 감소되었다. 공산품 중에서는 광물제품과 관련한 가공제품의 수출이 부진하며, 전자산업의 부품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특히 말레이시아의 액정디바이스 수출 감소가 현저하다. 결국 동남아 경제의 부진은 국제적인 IT 경기침체와 중국경제의 구조고도화에 일정부분 기인한 수출의 부진 때문이다. 국제 IT시장의 상대적 침체로 싱가포르, 필리핀 등의 대미 IT제품의 수출이 부진하다. 원유를 제외한 동남아가 수출하는 1차상품 가격의 안정으로 대중국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 1차 상품의 수출은 저소득 계층의 소비수요를 결정하는 요인이므로 이들의 수출부진은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산업발전에 따라 부품 및 중간재의 수입대체현상이 나타나고 중국의 동남아에 대한 수입수요 확대에 저해되고 있다.

<국제무역에서 중국의 역할>
중국의 대미수출에는 다른 나라의 수출이 포함되어 있다고 평가됨.즉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 특히 동북아 기업들은 부품 및 중간재를 모기업 혹은 모국에서 조달해 조립한 후 이를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임.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외자계기업의 수입비중과 수출비중은 각각 55% 수준에 육박하고 있음. 따라서 중국의 출증가율이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수입증가율이 둔화되었다면 이는 중국의 부품 중간재 수입→ 조립 수출의 구조의 연결고리에 다소 변화가 발생한 것이라고추정할 수 있음. 물론 중국의 교역조건이 급격히 개선되어도 큰 폭의 수출증가, 소폭의 수입증가 현상이 나오겠지만 이는 현실적이지 않음.

동남아의 대응과 시사점

동남아는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수출환경의 악화를 국제적인 싸이클로 간주하고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 고유가로 경기부진이 가장 현저한 태국은 6월 향후 5년간에 걸쳐 대규모프로젝트에 4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국제투자은행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경제구조를 왜곡할 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7월의 56차 집권당인 UMNO의 총회에서 신경제정책(NEP)을 재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NEP는 말레이계 국민들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지원하겠다는 장기성 계획이다.

현재 동남아의 중점 경제정책은 주요 통상국과의 FTA 체결이다. 아세안 차원에서 중국, 일본, 한국, 인도와 FTA협상을 타결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개별국가들은 역내의 일본 및 역외의 호주, 뉴질랜드, 미국과 FTA를 추진하고 있다. FTA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는 싱가포르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도 적극적 움직임이다. 싱가포르는 이미 한국, 일본, 미국과 FTA를 체결했으며 지난 6월 인도와도 협상을 완료하였다. 싱가포르는 역내의 주요경제국 외에도 유럽, 대양주, 중남미 국가와도 FTA를 추진하면서 입지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이 뉴질랜드와 FTA를 발효했고 미국 및 EFTA와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며 일본과의 협상을 거의 타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일본과 FTA를 타결했고 호주와 FTA 협상 개시하였다. 동남아는 중국-아세안 FTA를 최대한 활용하고 여기에 일본과의 쌍무적 FTA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생각이다. 동남아는 7월 시행된 아세안-중국 FTA를 이용해 공산품 수출을 확대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중국-아세안 FTA를 향후 일본과 한국간의 협력에서 지렛대로 활용하여 동아시아의 FTA 허브 역할을 추구하고 중국-아세안 FTA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각국은 일본과 쌍무적 FTA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 모색 필요하다. 동남아는 우리의 중요한 교역시장이자 산업분업에 중요한 지역이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최근 수출이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 대동남아 5개국 수출은 204억 달러, 수입은 210억 달러로 약 5.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111억 달러, 수입은 116억 달러로 5억 달러 적자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원유 및 LNG등을 의존하는 인도네시아에 적자를 기록해 왔으나 최근의 고유가로 말레이시아에게도 적자로 전환되었다. 현재의 추세라면 적자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더 증가할 전망이다.

동남아 현지에 투자한 전자 산업의 경우 중국의 저가제품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동남아내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면 우리의 수출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과 아세안의 FTA가 본격적으로 그 효과를 발휘하면 한국의 경쟁력은 더욱 저하될 것이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대태국 수출의 22.2%, 대말레이시아 수출의 14.9%, 대인도네시아 수출의 8.5% 등이 중국기업과의 경생시관세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나게 된다. 우리는 현재 3차까지 진행된 아세안과의 FTA의 협상을 조기에 타결할 필요가 있다. 당초 우리는 중국(2010년) 및 일본(2012년)보다 이른 2009년까지 FTA를 완성하기로 아세안과 합의하였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조기에 완성하여 한국의 무역과 투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남아의 시장 유지를 위한 품질 고급화 및 마케팅 노력 강화해야 한다. 동남아 경제가 현재 부진하더라도 시장은 확대되고 소득은 증가할 것이므로 중국 상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다양한 수출상품 개발해야 할 것이다. 현지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문화에 대한 이해 및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동남아에 대한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KOTRA가 영상가전, 생활가전 등 12개 품목군의 동남아 유통시장을 조사한 바 중국산이 평균 점유율면에서 한국산을 능가하고 있다.

동남아 저개발국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여 잠재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국가에 대한 투자 및 교역확대 정책을 모색, 이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개발 경험 전수 등 ODA를 포함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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