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희생’…건국대 새 생명 주고 떠난 義人 2명에 명예졸업장
- 졸업 한 학기 남기고 안타까운 사고,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생명
- 바다 빠진 시민 3명 구하다 순직…20년 만에 졸업장
봉사활동 중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아 장기 기증을 통해 5명이 새 생명을 살린 학생과 바다에 빠진 시민 3명을 구하고 탈진해 운명한 의인 2명이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건국대는 사범대학 일어교육과 4학년 재학중 지난해 8월 봉사활동 중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고 김원중씨(당시 26세)와 농과대학 임학과 4학년 재학중이던 1992년 바다에 빠진 시민 3명을 구하고 탈진해 운명한 고 안경준씨(당시 23세)를 명예졸업자로 확정하고 오는 22일 201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유가족에게 명예학사학위(명예졸업장)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김원중씨는 여름방학 중이던 지난해 8월18일 경기 연천군이 초청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 통역 봉사활동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이튿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던 부모는 심사숙고 끝에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8월22일 건국대병원에서 심장, 간, 신장2개, 소장 등 5개의 장기가 기증됐다. 1m87cm, 70kg, 젊은 아들의 건강한 몸에서 기증된 장기 덕분에 그해 추석을 앞두고 5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젊은 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김씨의 아버지 김용철(58)씨는 “참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의 침상를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않고 산자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장기기증이 아들을 영원히 살리는 길이라고 믿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건국대는 “고인이 4학년 1학기(7학기)를 재학하며 평소 학업에 충실하고, 학과 학생회장을 맡아 학과 행사나 교내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등 모범적인 학생이었으며,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구하고 학교의 명예를 빛낸 고인의 고귀한 봉사와 사랑의 정신을 명예졸업장 수여를 통해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건국대 임학과 4학년 재학 중 바다에 빠진 시민 3명을 구하다 숨진 의인(義人) 故 안경준 씨는 그동안 고인을 추모해 온 건국대 민주동문회 청년건대 등 선후배와 동문들의 노력으로 20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고인은 당시 농과대학 임학과 4학년으로 제24대 건국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던 1992년 여름 고향인 경북 울진을 찾았다가 바다낚시를 하던 시민 3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자 이들을 구했으나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이 후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 고인에게 ‘전대협 영웅상’을 수여했고, 그의 의로운 죽음을 추모하는 학우들이 캠퍼스에 기림나무와 추모비를 세웠다. 그리고 20년 째 매년 8월 첫 주 토요일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어왔다. 안씨는 1988년 건국대 임학과에 입학해 89년 임학과 학술부장을 지내고 91년 제23대 농과대학 학생회장, 92년에는 제24대 건국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며 민주화와 학생 권익 향상을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 건국대 민주동문회는 고인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 20주기를 맞았다.
고인을 기억하는 동문들은 지난해 명예 학사학위(명예졸업장) 수여를 학교에 건의했으며, 고인의 이름을 딴 ‘안경준 장학기금’ 300만원을 모아 학교에 기부하는 등 네이밍 기부활동도 펼치고 있다. 건국대 인근 사회과학서점인 인서점 심범섭 대표는 “서점을 자주 찾고 주변 친구들에게 책 선물을 자주했었다”며 “그는 마음이 따뜻한 것을 넘어 따끈한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건국대 철학과 김성민 교수는 “그의 값진 삶과 의로운 죽음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뜻깊은 일에 재학생들도 함께 해 숭고한 정신이 후배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모식을 주관한 청년건대 김 회장은 “자신보다는 타인, 단체, 학생회를 위해 산 선배”라며 “그러한 삶과 의로운 죽음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 선후배 사이였던 조성기(농업교육 87) 동문은 “평소 넉넉한 성격에 배려 깊고, 항상 사람이 중심이었던 친구였다”라 회상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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