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전장에 부는 한류열풍
이들이 배우는 언어는 만국공용어라는 영어도, 현지어인 아랍어도 아닌, 바로 한국어. 알고보니 다이만 부대가 매주 월·수요일마다 실시하는 ‘한국어 강좌’ 수업에 참여한 동맹군 장병들이다.
서로간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반갑게 몇마디를 나누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럽다.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민족이 모인만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유도 다채롭다.
일본 항공자위대의 한 장교는 “욘사마 배용준씨의 열혈 팬인 부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싶다”면서 한류열풍을 그 이유로 들었다.
사실 그도 한류열풍의 또 다른 주역인 최지우의 팬으로 그녀에게 팬레터를 보내고 싶다고 귀띔을 해왔다.
미군 간호장교 호프(44) 소령은 “얼마 전 한국 전통예술단의 공연을 보고나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져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졌다”고 수강 신청의 사연을 밝혔다.
‘한국어 열풍’의 시작은 다이만 부대 장병들이 미·일 동맹군과 함께 연합 근무를 할 때마다 업무 파트너에게 간단한 한국말을 한 마디씩 가르쳐준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이것이 기지 내에 유행처럼 퍼지면서 관심을 가진 동맹군 장병들이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이만 부대에서는 알리 알 살렘 기지 인트라넷 웹 게시판에 8주 과정의 ‘한국어 강좌’ 개설 광고를 올렸고, 일주일 만에 모집 정원 20명이 채워졌다. 하지만 추가 접수 문의가 쇄도하자, 부대측은 6명의 인원을 늘려 최종 26명으로 마감했다. 한국어 강사로 자원한 통역장교 김장섭(25) 공군 중위는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교재를 공부하고, 연구 강의까지 하였다.
게다가 수강생들이 늘면서 군의관 손경모(32) 대위, 구본곤(29) 대위도 보조 강사로 나서게 됐다. 김 중위는 “첫 강의부터 학생들의 열기가 대단했다”면서 “몇몇 학생은 벌써부터 전 과정을 미리 예습해오는 걸 보고 놀랐다”라며 학생들의 뜨거운 학구열에 놀라워했다.
현재 한국어 강좌에서는 단순히 언어를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영화를 감상하고, 사물놀이 악기를 배워보는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도 가진다. 다이만 부대장 하태직 대령(48)은 “주둔 기지의 한국어 열풍은 한·미·일 동맹군의 유대를 강화하여 연합 작전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한국어 열풍이 조국을 떠나 먼 이국에서 근무하는 다이만 부대 장병들로 하여금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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