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25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제주도에서 열린 경제단체 주최 세미나에서 ‘경제의 양극화 현상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는 경제구조의 조정과정이며 선진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또한 ‘우리경제 노화유발요인’으로 ‘고임금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현상, 근면노동의 기피와 대결적 노사관계, 저부담·고수혜를 바라는 무리한 복지요구’ 등 5가지를 꼽았다.

박승총재는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인기영합적인 발언을 하기 전에 ‘우리경제의 진정한 노화유발 요인’들인 △ 수백, 수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의 불법 정치자금 유포와 인수합병로비 △ 두산그룹의 추악한 경영권 분쟁과 2천억대 비자금과 해외은닉재산 의혹 △ 대우그룹과 김우중씨의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 재벌과 기업들에 만연한 ‘탈법, 불법행위’에 대해 비판했어야 했다.

박승총재의 이날 발언은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이 2004년 7월 발표한 ‘경제양극화의 원인과 정책과제’보고서의 내용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보고서는 박총재의 발언과는 달리 오히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구조가 취약한데다 내수부진까지 겹쳐 양극화현상이 여러 부문에서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극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그 정도가 심화될 경우 경기변동성 확대, 장기적 성장기반 훼손 등의 부작용이 초래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정규직 근로자의 신규채용을 기피함으로써 임금수준이 낮은 비상용 또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크게 상승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소득재분배 기능이 미약하고 빈곤층에 대한 교육훈련제도 등이 불충분하여 빈곤층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층간 소득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승총재는 한국경제의 ‘노화유발요인’중 하나로 ‘고수혜를 바라는 무리한 복지요구를 꼽았지만 오히려 이 연구보고서는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 및 직업훈련 자금 지원제도 대폭 확충 △ 저소득층 최저생계 보장 △ 공교육 활성화를 통한 사교육비 부담 완화(저소득층 자녀에게 재정·금융적 지원확대를 통한 양질의 교육 받을 기회 부여) △ 중하위 소득계층의 조세부담 경감, 상위 소득계층의 조세부담 경감, 상위 소득계층의 누락세원 적출 등으로 조세재분배 기능 강화 △ 여성노동자에 대한 보육지원강화 △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차별대우 시정 등을 해야 한다며 박승 총재의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승총재의 고임금에 따른 고비용·저효율주장이나 근면노동 기피 주장 또한 최근 수 년 동안 임금상승률보다 노동생산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이 2003년 현재 2390시간으로 여전히 세계최장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한국노총은 국가 경제정책 입안 주체 중 한명인 한국은행총재의 ‘개발독재 논리에 젖은 편향적 경제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아울러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규탄한다. 노동자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일방 추진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결국 옛 개발독재시절 경제정책이 그랬던 것처럼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저항, 사회경제적 부담만을 가중시킨 채 실패로 귀결될 뿐이라는 점을 현 정부가 제대로 인식하길 바란다.

2005년 7월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웹사이트: http://www.fktu.or.kr

연락처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 02-715-7736.6727 정길오 본부장 (019-334-0836) 이상연 홍보부장 (019-270-7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