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정의논평-열린우리당의 안일한 부동산대책을 비판한다
보도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26일, 강남 등 고급아파트를 중심으로 투기적 수요도 있지만 실수요도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강남 대체 효과가 있는 소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의장의 이런 발언을 보면서 <토지정의>는 과연 열린우리당이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통계와 자료는 강남부동산 문제의 근본원인이 공급부족이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기적 가수요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하는 정책을 수립해서 그것을 실수요자들이 구입하도록 한 이후에 공급확대를 논하는 것이 순서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요’ 운운하면서 공급확대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이번에 나올 대책이 투기적 가수요를 제거할 확실한 대안이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의 일부만 제거하고 나머지 가수요에게 또 다른 먹이감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공급부족론은 허구이다.
공급부족론은 허구이다.
공급부족론이 허구라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 첫째로, 국세청이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서울 소재 9개 아파트단지의 거래량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 거래량 2만 6821건 중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건수는 1만 5761건으로 무려 전체의 5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 했다. 즉, 다주택 소유자들이 투기목적으로 이른바 ‘강남벨트’에 소재한 아파트를 부지런히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서 강남벨트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두 번째 근거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와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2001년 51.4%에서 6월 16일 31.7%로 떨어졌으며 분당은 34.4%, 용인도 32.6%에 불과하다고 발표한바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유례없이 낮다는 사실은 투기목적으로 구입한 집들이 많다는방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세 번째 근거로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분당, 용인 지역의 올해 주택담보 대출의 급상승을 들 수 있다. 이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는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7.9%늘어났는데 이는 다른 지역의 증가율보다 세 배 가까이 된다는 점, 특히 올 들어 강남, 분당, 용인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은 전국 증가분의 43%를 차지한다는 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집값상승률이 1.6%였던 데 반해 이 지역 집값은 8.4%올랐다는 점 등을 분석해 볼 때 이른바 ‘강남벨트’ 등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공급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 때문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3년 11월 24일 행자부가 발표한 '전국 가구별 주택소유 현황'을 보면 강남(강남, 서초, 송파구)은 5만5천여 가구가 20만여 채의(평균 3.67채)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4만2천여 가구가 전국에 집을 세 채 이상(평균 5.1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8천여 가구는 아파트만 3채 이상(평균 3.8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수치가 2003년도 자료이기 때문에 2005년 현재 1가구 다주택 보유통계는 훨씬 더 심각해졌을 것이다.
위에서 일일이 열거한 것처럼, 강남권역과 분당, 용인 등지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 때문임이 명명백백하다.
<토지정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현재의 부동산투기가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적 가수요가 주된 원인인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보유세 대폭강화 등을 통해서 불로소득의 환수비율을 높여 부동산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부터 ‘먼저’ 추진해야한다.
2. 열린우리당은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 도입을 추진하라.
또한 보도에 따르면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토지공개념과 같은 개념 논쟁은 실익이 없다고 전제하고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기반시설부담금제로 개발이익 환수와 같은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토지정의>는 지금까지 토지문제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태도와 정책에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결연한 의지뿐만 아니라 분명한 원칙과 철학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전 국민의 1%가 사유지의 절반이상을, 5%가 82.7%를 소유하고 있는 이 심각한 문제는 토지에 대한 근본적 사고의 전환과 해결을 요구하는 데, 그렇게 하기에는 열린우리당의 태도가 너무 안이하다는 것이다. 의지와 철학의 부재는 고려하고 있는 정책이 단순 나열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 부분에서 <토지정의>는 열린우리당에게 투기적 이익을 확실히 환수하여 토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면서 시장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자 한다.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이란, 토지보유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건물의 신축 개조 활동에 부담을 주는 건물분 재산세, 거래에 부담을 주는 부동산 거래세, 유통과 소비에 부담을 주는 부가가치세, 노력을 기피하게 만드는 근로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차례대로 감면하는 패키지형 조세개혁이다. 바꿔 말하면 이 정책은 토지불로소득에 대해서는 토지보유세 강화를 통해 환수하여 국민전체가 공유하고, 노력소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세금감면을 통해 개인소유를 더 많이 인정해 주어 생산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자는 것이다. 이런 개혁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실시되면, 경쟁력 있고 기술력 있는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쉬워지고, 그동안 지대추구를 통해 사업의 규모를 확대해왔던 기업들은 이제 이윤추구를 하도록 유도되며, 일반 노동자의 실질 구매력은 크게 향상되어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을 견인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토지정의>가 주장하는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사회전체가 노력해서 발생한 토지의 가치를 사회가 환수하여 공유하고 개인이 노력한 것의 대가를 노력한 개인이 더 향유하도록 하는 공유와 사유의 조화이며,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를 더 강화시키는 개혁 프로그램인 것이다.
3.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 추진은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은 가깝게는 남한의 토지문제를 해결하는 차원도 있지만, 멀게는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차원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단언컨대, 현재의 남한과 같은 토지사유제가 지속되는 한, 통일 이후 북한에도 분명히 이런 망국적인 토지사유제를 이식시키기 쉽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통일은 우리에게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이미 통일독일의 동독과 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토지사유제 도입은 그 사회에 수많은 문제를 야기 시켰는데, 북한에서 이것이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이번에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단순히 남한의 토지문제해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통일한국의 경제통합과 사회통합을 준비하는 의의가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토지정의시민연대
연대단체(17개):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경실련), 균형사회를 여는 모임, 민들레공동체, 보은예수마을, 복음적 사회선교를 위한 새벽이슬, 생명평화연대,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 예수원, 작은손길, 전국철거민협의회, 주거권 자유를 위한 시민연대회의, 코람데오선교회, 하남YMCA,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헨리조지 연구회,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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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26일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