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

1. 왜 연정론을 제기했는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법 개정은 대통령에 의해 여러 차례 제기됐다. 대통령 취임 직후, 그리고 4.15총선 직후에도 정치권에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요구했다.
지난해 5월 ‘여야 상생의 정치를 위한 협약’ (정동영-박근혜) 체결때도 선거법 개정을 야당에 주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의장 직속으로 제2차 정개협을 가동하고 정치특위를 통해 여야 협상을 벌였지만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법 개정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제2차 정치개혁’(제1차 정치개혁은 깨끗한 선거 실현)은 이뤄질 수 없다.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하반기에는 개헌논쟁에 빠져들 것이다. 후년에는 대통령 선거에 몰두할 것이다. 헌법을 개정해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고 할지라도 대통령 선거에 매몰되어 지역구도 극복 논의는 뒤로 밀릴 것이다. 현행대로 분리선거가 실시된다고 한다면 2007년 12월 대선이후 2008년 18대 총선까지 의미있는 선거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없다. 지금부터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법 개정 논의에 돌입해야 한다. 대통령은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화두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비상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즉 권력이양과 연정을 내놓았다.

2. 한나라당과의 연정은 정체성의 훼손인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은 분명 정체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연정에 동의한 경우를 상상해보자. 한나라당 출신 국무총리는 행정부를 통할하고(헌법 86조) 국무위원을 제청(헌법 87조)한다. 대통령은 사실상 조각권을 준다고도 했다.
그 경우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행위로만 역할이 축소되거나 외교 안보 국방 등 외치를 대통령이 맡고, 한나라당이 내치를 총괄하는 이원집정부제가 될 수 있다. 현재의 분권형 국정운영보다 더 광범위한 권력이양이다.

어쨌든 한나라당이 내치를 담당하게 되면 여러 가지 혼선이 올 수 있다. 3불정책, 재벌정책 등 여러 면에서 보수적 색채가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 후퇴는 국회에서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또 연정이 성사될 경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는 당론 대결보다는 다양한 그룹간의 정책연합이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극한의 대결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혁의 근본적인 저지나 후퇴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개혁은 지역구도 극복이다. 지역구도 때문에 정치가 퇴보하고 대결의 양상으로 가는 측면이 있다. 한나라당 영남의원들의 다수는 민주적 정치문화의 형성이나 지역구도의 극복에는 관심이 없다. 이로 인해 개혁이 전진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지역구도 극복은 개혁에 동력을 준다. 개혁을 위한 일보후퇴 이보전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창당 이념은 ‘잘사는 나라, 새로운 정치’이다. 새로운 정치중에서 깨끗한 선거, 보스정치의 타파는 실현됐다. 나머지 지역구도 타파가 정치개혁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다.

3. 그럴려면 뭣하러 정권을 잡았나.

2002년에 개혁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한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 그로인해 대북 평화와 번영의 정책이 계속되었고, 정치개혁과 권위주의의 타파가 이뤄졌다. 아마 보수세력이 집권을 했다면 미림팀도 부활했을지 모른다. 인권의 신장과 역사의 정통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중단되지 않은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국가목표가 한 단계 더 진전되었다. 북핵문제는 매우 크리티컬한 상황이다. 북핵 6자회담에 중대한 진전이 있다면 우리는 동북아시대를 열기 위한 즉각적인 준비에 착수해야한다. 중국의 추격과 세계화 물결에 대해 우리는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치구조의 변화가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정권을 잡았을 때의 목표와 과제에 비해서 앞으로의 과제는 보다 거국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4. 그럴려면 민주당과 분당은 왜 했나.

한나라당과 연정할려면 뭣하러 민주당과 분당을 했냐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과 분당한 것은 정치개혁과 전국정당화를 위한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과 연정을 통해서 지역구도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논리상 일관성이 있다. 역시 전국정당화이다. 우리만 전국정당화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당이 지역주의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전국정당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5. 헌법위배 아닌가.

전혀 아니다. 헌법에 국무총리의 행정부 통할권과 국무위원 제청권이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연정을 통해 국무총리 지명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무총리를 배출한 정당이 조각과 행정부 통할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우리 헌법의 이원집정부제적 요소, 내각제적 요소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6. 대선 민심과 4.15총선 민심을 배반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우리당이 승리한 것은 물론 개혁을 표방했고 개혁에 대해 일관된 태도와 비전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우리당이 영남지역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구도 극복과 전국정당화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실현하겠다는 연정 및 선거법 개정 제안은 대선 민심과 총선 민심의 적극적인 해석, 시대상황에 맞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7. 국정운영에 자신 없으면 대통령직을 내놓고 차라리 하야해야 것 아닌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연정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 지지율은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최근 사상 최고의 주가지수 기록과 국가신용등급의 향상 등 한국경제에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 역사를 보고 제안을 하고, 역사를 보고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8. 3당합당의 복사판인가.

일부에서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라며 신3당합당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3당합당의 목적은 권력연장이다. 그런데 연정제안은 권력을 나누자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3당합당과 성격이 다르다.
3당합당의 방법은 비공개 밀실협상이었다. 연정제안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것이다. 공개적으로 야당에 제안을 했다. 그리고 국민여론을 통해 야당을 견인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3당합당과 같은 성격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난 정치의 과정을 잘 모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9. 양당독재와 무엇이 다른가.

열리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연정이 이뤄지면 80% 이상의 의석을 갖게 돼 양당독재가 이뤄진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행정부 견제라는 입법부 고유의 기능이 상실된다는 비판도 있다.
양당독재라기 보다는 거국내각이다. 지역구도 극복과 국가적 과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거국내각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만이 대상은 아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대상이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은 연정이 실현된다고 해서 각 당이 해체된다거나 정계개편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유지될 수 있다.

10. 민주노동당과 개혁연정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는가.

민주노동당과 개혁연정을 하는 것이 정체성 유지와 현실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구도 극복과 선거법 개정을 위해서는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 지름길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다. 민주노동당은 따라서 지역구도 해체라는 정치적 목표에 대해서 절반 이상 우리와 힘을 함께 할 수 있는 잠재적 우군이다.

11. 민주당과는 등을 돌린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올초에 민주당 전현직의원들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국무위원으로 임명할려고 했던 것에서 보듯이 민주당도 연정의 대상이다.
한나라당과의 연정은 ‘지역통합연정’의 성격을 갖고 있다. 반면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의 통합은 ‘개혁연정’의 성격을 갖지만 또한 ‘지역통합연정’의 성격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선거법 개정의 제1의 협의대상이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주요한 연정대상으로 상정한 것이다.

12. 한나라당이 끝내 반대하면 방법이 없지 않은가.

한나라당이 끝내 반대하면 방법이 없다. 하지만 국민여론에 달려있다. 실제로 연정에 대한 국민 지지가 반대보다 더 높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찬성이 더 많다. 하지만 이를 정략적으로 보거나, 시기에 맞지 않다고 보는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여론이 움직이면 한나라당내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나타날 수 있고, 우리의 단결과 노력여하에 따라서 정치상황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에서는 일부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고 본다.

연정론과 지역구도 극복론이 대중적 지지를 받으면 앞으로의 전선은 ‘국민통합세력 대 지역주의세력’으로 재편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주의는 현재 정치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근본적인 악이다. 지역주의로 인한 인사시스템의 기능 저하, 지역균형발전의 장애, 정치의 퇴행성(실제로 한나라당 영남의원들의 다대수는 극우보수이거나, 술병투척사건 등에 연루되어 있거나, 박근혜대표의 흑기사 술상무를 자임하고 있다. 이런 지역주의 세력으로 인해 개혁은 항상 걸림돌에 부딪힌다)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면 국민은 국민통합세력을 지지해 나갈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도 지역구도 극복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3. 연정이 더 중요한 것인가, 선거법 개정이 더 중요한가.

연정과 선거법 개정 모두 중요하다. 대통령이 권력기득권과 영남기득권을 서로 포기하자고 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제안은 순수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끝내 연정에 반대한다면, 지역주의 극복마저도 반대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역주의 극복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를 조속한 시일내에 답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14. 지역구도 극복이 선거법 개정으로 이뤄질 수 있는가.

선거법 개정만이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20년동안 현행 선거법, 선거제도에 의해 치러진 선거결과는 고질적인 지역구도의 고착화를 가져왔다. 이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현행 선거법을 그대로 두고서는 망국적인 지역구도의 정치를 청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지역구도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일이다. 어떤 선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지역구도 정치를 척결하는데 가장 좋은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논의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15. 내년 지방선거용인가.

혹자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승리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연정을 제안했다고 분석한다. ‘실정’(?)에 대해서 한나라당과 책임을 공유함으로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야대결구도를 희석시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물론 연정이 성사되면 여야대결구도가 느슨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연정에 참여하는 적극성과 포용성을 보임으로써 중간층을 공략하는데 유리한 지점을 형성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또한 우리 국민은 양당구도 정치문화에 대한 오래된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고정지지층의 이동과 분열이 오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정계개편용, 한나라당 분열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 한나라당도 나름의 보수적 정체성을 형성해왔고, 우리사회의 보수세력의 결집도가 과거 10년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며, 보수세력의 개혁세력에 대한 적대심과 증오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계개편용, 한나라당 분열용이라는 얄팍한 수를 사용할 리가 없다.

16. 개헌과 연결된 것은 아닌가.

개헌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개헌은 국민여론과 차기주자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현직대통령이 개헌에 영향을 미칠려고 한다면 불행한 결과가 온다는 것이 우리역사의 교훈이다.대통령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연정과 선거법 개정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선거법 개정논의가 개헌논의와 맞물릴 수 있다.

17. 어떤 선거제도를 원하는 것인가.

중대선거구제는 우리의 당론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우리당은 영남에서 20%-30%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10% 이하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당도 과거 DJ정부시대까지만 해도 영남에서 8%-15%의 지지를 받는 것에 그쳤다. 우리당이 호남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영남진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한나라당이 그럴 용기가 없다면 독일식 정당명부제이든,일본식 권역별 비례대표제이든, 도농복합선거구제이든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수 있다.

18. 결국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인가.

일각에서는 선거구제를 놓고 국민투표를 제안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우리헌법 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구제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국민투표를 붙이자고 해도 헌법재판소에 갈 수 있다.
당장 정개특위를 재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제3차 정개협을 국회의장 선하에 구성하고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국민적 지혜를 모으면 된다.

19. 내부에서 조차 반발이 더 심한 것 아닌가.

일부 보도를 보면 당 홈페이지에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심지어 한나라당과 대연정이 형성되면 열린우리당이 분열할 것으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당 홈페이지에 일부 반발이 있지만 ‘노무현’이라는 ID를 사용해 당원게시판에 올려진 글에 달린 무수한 댓글을 보면 오히려 감동과 지지가 많다.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는 이해와 설득의 문제라고 본다.

20. 당론 수렴이 필요한 것 아닌가.

사실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중대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의원총회 중앙위원회 합동회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각급 간담회를 조직하고 의원, 중앙위원간에 다양한 토론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민병두 의원이 열린우리당 홈페이지(www.eparty.or.kr) 의원칼럼
(민병두의 여의도 산책)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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