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2005년 들어 소비 회복세는 가시화되는 반면, 설비투자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4분기 중 설비투자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8%로 전분기(3.1%)보다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동분기 중 설비투자추계도 전년동기대비 1.5% 증가에 그쳐 1/4분기 증가율(4.0%)을 크게 하회하였다. 설비투자의 회복세 약화로 설비투자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도 10%이하로 하락하였고 설비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9.8%로 전분기보다 2.9%p 축소되었다.

<최근 설비투자 관련 지표 추이>
(단위: %)
2004년 2005년
1/4 2/4 3/4 4/4 1/4 2/4
설비투자(국민계정) -0.3 6.2 6.8 2.5 3.1 2.8
설비투자추계 -2.0 3.2 3.8 0.1 4.0 1.5
국내기계수주 19.6 19.2 -6.6 -5.4 -6.8 -12.2
기계류 수입액 22.5 30.1 38.8 20.0 20.0 12.9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설비투자 선행지표도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가 혼재되어 있다. 설비투자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국내기계 수주액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들의 경제심리도 5월 이후 다시 약화되었다. 설비투자에 약 1~2분기 선행하는 국내기계수주액은 2004년 3/4분기 이래 4분기 연속 감소하였다. 업황BSI(한은, 100기준): 74(1월)→85(4월)→ 81(5월)→ 75(7월). 반면 소비의 증가세 확대, 설비투자조정압력 누적, 그리고 재고율 하락 조짐 등은 향후 설비투자에 긍정적 신호로 판단된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2005년 1/4분기를 제외하고는 2003년 3/4분기 이래 지속적으로 플러스를 유지하였고 2005년 6월 중 재고율2)은 95.9%로 전월에 비해 7.3%p나 감소하고 3개월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를 기록하였다.

투자 회복세에 대한 추세적 판단 필요
설비투자가 과거와 달리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설비투자의 장기적 추세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30% 대의 투자회복세를 보였던 99년과 2000년 두 해를 제외하고는 투자 증가율의 평균이 1%대 이하였다. 99년과 2000년의 투자급등은 97년과 99년의 마이너스 투자에 대한 반작용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연대별 설비투자 증가율 추이>
(단위: %)
1971~79 1980~89 1990~96 1997~98 1999~2000 2001~04
설비투자의
평균증가율
25.6 8.5 12.4 -25.9 35.2 0.3
주 : 평균 증가율은 각 기간 증가율의 단순 평균
자료 : 한국은행, ECOS DB에 의거 작성

최근 5년간 투자증가율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투자의 장기적 추세치가 변화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설비투자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의 장기추세치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추세치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면, 단기적으로 설비투자가 순환국면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도 있다.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선과 순환국면

70년대 이후 장기 추세선이 4차례 변화
일반적으로 경제시계열은 추세(trend)를 가지면서 그 추세선을 중심으로 일정한 패턴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순환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HP필터를 이용하여 설비투자의 시계열자료에서 추세요인을 먼저 추출하고, 이를 통해 순환변동분을 추출하였다. 설비투자의 시계열 자료는 계절조정된 자료이고, 순환변동치는 매기간 추세치 대비 실제값

< Hodrick-Prescott 필터>
◇ HP필터는 1980년에 Hodrick과 Prescott이 경제의 장기추세와 순환요인을 추정하기위해 제안한 방법
◇ HP필터는 시계열자료를 추세변동과 순환변동으로 구분하였을 때 추세의 2차 차분(second difference)의 제곱합이 일정 값보다 작도록 하는 제약 하에서 추세로부터 의 편차제곱합을 최소화 - 최적 추세선의 선택은 아래 식을 라그랑지 함수형태로 바꾸어 구함
Min Σ(yt-st)2 s.t. Σ〔(st+1-st)-(st-st-1)〕2 ≤μ0
여기서, yt는 추세치를 제거하기 전의 대수변환된 t기의 자료 st는 대수변환된 추세

1970년 이후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치에는 4차례 변화가 발생하였다. 1기(1970~84년)는 설비투자의 추세치 수준은 낮지만, 추세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동 기간 중 중화학공업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설비투자 추세치는 연평균 15.7%나 증가하였다.

2기(1985~96년)는 추세치 수준도 높고, 그 증가 속도도 매우 큰 시기로 80년대 중반의 3저 호황 등 외부여건의 개선과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의 중점산업 육성, 90년대 중반의 신증설 붐이 주 요인이었다. 3기(1997~98년)는 외환위기 전후 연이은 대기업 부도 등으로 추세치 수준이 하락한 시기이고, 4기(1999~현재)는 추세치의 재회복기로 그 증가속도가 완만하였다. 1997~98년 중 추세치는 연평균 2.2% 하락하고, 1999~2004년에는 3.5% 증가에 그쳤다.

장기 추세치의 증가속도 저하
최근 설비투자는 1999년 이후의 추세치 근방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추세치의 값은 외환위기 직전의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치는 99년까지 96년의 수준에 미달하였으나, 2000년부터는 96년의 추세치 수준을 회복하였다. 2000년의 추세치 수준은 63.8조원으로 96년과 동일하고 2001년 이후 설비투자는 추세치를 중심으로 작은 순환적 변동을 보였다. 이러한 설비투자의 추세수준은 적정 수준이라기보다는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가 "현상 유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치가 96년 수준을 회복하고 높아지고 있지만, 그 증가 속도는 과거에 비해 매우 낮다. 1999~2004년 중 추세치의 연평균 증가율은 3.5%로 과거의 1/3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치 증가율과 설비투자율 추이>
(단위: %)
1970~84년 1985~1996년 1997~98년 1999~2004년
장기 추세치 증가율 15.7 11.5 -2.2 3.5
평균 설비투자율 11.8 13.7 10.3 10.5
주 : 1. 설비투자율 = (경상 설비투자액/ 경상 GDP) × 100
2. 장기 추세치 증가율은 연평균 증가율
자료 : 한국은행, ECOS DB에 의거 작성

이에 따라 최근의 경제규모대비 설비투자 수준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04년 설비투자율은 9.2%로 2001년 이래 4년 연속 하락 추세이고 2005년 2/4분기 생산능력증가율도 2.3%로 2년 9개월만에 최저치이다.

설비투자의 장기 추세수준의 증가속도가 저하된 것은 기업들의 자신감 부족, 새로운 사업기회 부재, 해외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은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투명성, 경쟁심화 등으로 미래경기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이다. 설비투자와 GDP의 당분기 시차상관계수는 0.89(외환위기 이전)에서 0.94(외환위기 이후)로 확대되고, 후행성도 높아진다. 설비투자가 경기에 동행적이거나 후행적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GDP와 설비투자의 시차상관계수>
-3분기 -2분기 -1분기 당분기 1분기 2분기 3분기
외환위기 이전
(1990. 1/4~1997.4/4)
0.7875 0.8432 0.9055 0.8906 0.7352 0.6279 0.5556
외환위기 이후
(1998.1/4~2005.2/4)
0.5856 0.7619 0.8738 0.9403 0.8814 0.7525 0.5190
주 : t기의 GDP와 t±i 분기의 설비투자간의 시차상관계수는 순환변동치 기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수록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활동보다는 현금보유를 선호하고 있다. 기존 수요 확대에 대한 확신이 약하고, 새로운 유망산업 발굴도 지연되고 있다. 금년 3월말 제조기업들의 현금보유액은 40.7조원으로 작년말(40.9조원)과 유사한 수준(총자산 중 현금보유비중은 9.7%)이다. 생산입지 경쟁력 열위, 새로운 수요 확보 등을 이유로 기업들은 국내투자에서 점차 해외투자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국내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2003년 이래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 지속(제조업의 해외투자금액 증가율: 03년 22.3% → 04년 58.2%3))되고 있다.

설비투자의 현재 국면은 회복 초기단계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순환변동치를 보면, 2001년 이후 투자패턴의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순환화되어 가고 있다. 90년대의 설비투자의 순환변동치는 3~5년 정도의 순환주기를 보이고 있다. 93년 1/4분기부터 시작된 순환국면(93.1/4~98년 2/4)의 주기는 5년 1분기 소요(확장기 3년 1분기, 수축기 2년)되었다. 98년 2/4분기부터 시작된 순환국면(98.2/4~01.3/4)은 3년 1분기 소요(확장기 1년 3분기, 수축기 1년 2분기)된 반면 2001년 3/4분기 이후에는 순환주기가 2년 내외로 단축되었다. 2001년 3/4분기~2003년 3/4분기의 순환국면은 2년(확장기 1년 1분기,수축기 3분기)

순환변동치로 볼 때, 단기적으로 설비투자는 현재 회복국면의 초기단계이다. 2003년 3/4분기를 저점으로 한 2005년 1/4분기까지의 순환은 새로운 순환국면으로 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2003년 3/4분기 이후 순환국면에서 2004년 2/4분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 미만을 기록하다가 금년 2/4분기에 처음으로 100 이상을 기록하였다. 2001년 이후 순환국면에서 순환변동치는 최소 6~7분기 정도 100 이상. 따라서 순환적 측면에서 볼 때 설비투자는 금년 1/4분기를 재 저점으로 하여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 소비 회복 등으로 비제조업체들의 투자가 하반기에 재개될 가능성. 비제조업체 국내기계수주액의 감소세가 대폭 축소(5월 -22.0% → 6월-1.9%) 되고, 제조업체 국내기계수주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 유지. 2001년의 확장기간(6분기), 직전 2년간의 투자부진을 고려할 때, 투자회복세는 2006년까지 지속될 가능성.

시사점

미래 지향적 투자마인드 제고로 신규수요 창출
현재의 보수적 투자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미래 생존력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현재 투자수준이 장기 추세치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이는 투자의 추세선 속도가 저하된 결과로 양적, 질적 측면에서 미흡. 외환위기 이전의 장기추세가 지속되었다고 하면, 현재 투자수준은 과소 투자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이처럼 기존 설비 보수 등 단기 수요 대응적인 투자활동은 향후 기업 생존력을 단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금년 상반기에 수행한 투자 중 45.7%가 기존설비의 개보수이고 신규설비투자는 25.7%에 불과. 기업 스스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활동을 강화하여 신규 수요 창출 및 시장 확대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신 성장동력부문의 조기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노후설비의 조기 교체 등을 통한 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시키고 기업과 시장 모두 기업가치 평가기준을 단기실적 위주에서 벗어나 중장기 성장력 확보 노력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정부도 경영환경 개선 등으로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비제조업 등 내수기업의 투자애로 사항을 조기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설비투자가 회복국면에 놓여 있지만, 장기 추세치의 상승속도가 낮아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투자회복 초기단계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투자위축이 심한 비제조업체나 중소기업의 투자 확대 방안 모색해 나가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기술공여, 공동연구개발, 장기계약, 설비구매 지원을 확대하여 상생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동투자협의회를 상설화하여 공동기술개발 및 공동투자 등에 대해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내 경영환경의 개선 등으로 해외투자를 국내투자로의 전환을 유도.장기적으로 용도규제, 토지규제 등 각종 규제를 일원화하고 규제에 대한 법률구조도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시장 자율원리를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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