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MBC <음악캠프> 방송사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에 기반한 합리적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문화연대는 지난 7월 30일 MBC <음악캠프>에서 일어난 ‘럭스’와 ‘카우치’의 방송사고 이후 일부 미디어의 선정적 태도에 대해 우려와 경고의 입장을 밝힌바 있다.(MBC 음악캠프 방송사고에 대한 문화연대 입장, 8월 1일자) 그러나 이후 미디어, 행정기관은 물론 일부 언론단체마저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위한 고민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태도보다는 선정적 대안 남발과 반문화적인 규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지난 성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이며 ‘우발적 해프닝’에 지나지 않음을 거듭 밝히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려는’ 처방을 남발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일부 언론 단체의 주장처럼 이번 사건을 인디밴드의 일반적 특성에 기반한 행위로 규정하고 매체 성격에 대한 사전 ‘주지’ 및 ‘안전장치’ 마련 등과 같은 사전조치적 규제를 마련하자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는 단순하고 기술적인 접근일 뿐이다. 또한 ‘방송 공공성’을 지적하며 인디밴드의 정체성과 ‘생방송’의 적합성 여부까지 문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이 곧 도덕성이라고 생각하는 과도한 윤리주의의 단면일 뿐이다. 더욱이 ‘방송사자율심의’ 혹은 ‘심의철폐’ 주장과 이번 사고를 무리하게 연결시켜 심의와 규제를 강화하려는 주장은, 미디어 심의에 대한 이해 부족은 물론 문화적 다양성과 민주주의간의 관계성을 이해하지 못한 편협한 사고의 결과일 뿐이다. 방송의 공공성은 ‘언론 및 표현의 자유’의 굳건한 확장속에서만 획득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발적 사고’를 근거로 방향 자체를 선회하자는 주장은 ‘소 잃었으니 외양간도 버리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대안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획일화된 방송을 위한 보편적 통제의 강화가 아니라, 방송 내부의 다양성이 일상적으로 소통될 수 있도록 좀 더 발전적인 콘텐츠 운영과 구조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서울시장은 심지어 ‘퇴폐공연 밴드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라고 지시하였으며, 이에 각 구청별로 관할 지역에서의 퇴폐공연 여부를 확인하고 점검을 시작한 것은 물론 규제와 단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이번 지시는 인디 및 클럽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전문성 없이 MBC <음악캠프>의 방송 사고를 통해 형성된 여론 시장에 편승하고자 하는 무책임한 태도이며, 보다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 뻔한 지시이다. 이명박 시장의 지시는 행정권력을 이용하여 시민들의 다양한 감수성을 규율하고 통제하려한다는 점에서 반인권적이며, 특정한 시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맛대로 문화·예술을 지배하려 한다는 점에서 반윤리적이기까지 하다. 한 마디로 동시대의 원칙, 방향, 감수성 모두를 이해하지 못한채 파괴하려 덤비는 통제 권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서울시는 그간 ‘홍대 문화지구 조성사업’, ‘걷고 싶은 거리만들기’, ‘서울시 권역별 관광계획 수립’ 등 굵직한 계획을 수립할 때마다 독립예술에 대한 육성과 보존의 제스처를 통해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구축하고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이번 지시는 문화를 향한 서울시의 구애가 근본적 철학이 없는 외형적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입증하며 문화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가 철저히 미디어만을 의식한 것이었음을 증명한다.

우리는 이번 사고를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오만한 판단들이 단순한 사고보다 훨씬 더 위험한 문화의 위기를 부를 수 있음을 거듭 경고하는 바이다. 이번 사건 이후 어려운 여건속에서 열심히 활동해온 다양한 문화 창작자들의 상처와 위축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다 무엇을 보태는 행위는 그 의도와 상관없이 ‘문화공안정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뿐이다. 문화연대는 ‘우발적 사고’를 빌미로 과거의 통제·검열의 질서로 돌아가려는 문화보수주의와 도덕적 엄숙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보다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와 문화사회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2005. 08. 02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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